포스트호메리카 - 『일리아스』 이후, 『오디세이아』 이전의 이야기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 원작, ALTARI LAB 엮음 / 다산글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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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호메리카 (POSTHOMERICA)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호메로스의 책을 번역한 분들이 본인들의 책을 해설하면서, 말하기를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에 많은 이야기가 존재했었다고 한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비롯하여 아가멤논의 귀향후 죽음, 그리고 다른 장수들의 파란만장한 사연들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데 우리 손에는 안타깝게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만 번역되어 들려지는 바람에 그런 이야기들은 자세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아주 가치있는 책이라 생각해서 펼쳐들었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의 이야기, 그간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 이야기를 이어주는 작품이 고대 후기의 시인 퀸투스 스미르나이우스의 『포스트호메리카(Posthomerica)』다.



 

이 책의 내용은?

 

1부 마지막 영웅들이 찾아오다

2부 가장 강한 자들이 사라지다

3부 아버지들의 전쟁을 물려받다

4부 아버지의 무덤에서 성벽까지

5부 성벽을 넘어 트로이로 들어가다

6부 트로이는 무너지고, 바다는 그들을 삼켰다.

 

이런 큰 타이틀 아래 우리가 궁금해하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스개 이야기가 있다.

그리스 신화를 열심히 읽고 있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일리아스>(물론 아동용이겠지만) 책을 사다 주었는데, 아이가 열심히 읽어보니 거기에는 트로이 목마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해서 그 아이 아버지에게 묻기를 <일리아스>에 트로이 목마가 나오지 않느냐. 혹시 잘못된 책을 사온 것이 아닌가, 라고 아버지에게 말했다는 것.

 

그 <일리아스>에 보이지 않던 트로이 목마 이야기가 바로 여기 이 책에 등장하는 것이다.

 

이 책의 시작은?

 

맨먼저 이 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인물은 바로 아마존의 여왕이다.

아마존이라니? 남아메리카에 있는 강이름이 아니라, 그리스에 존재했던 여인국을 말한다.

그런 여인국의 여왕인 펜테실레이아가 트로이를 돕기 위해 등장한다,

그리고 아킬레우스와 싸움을 벌였는데, 결과는 그녀의 죽음으로 나타난다.

그게 이 책 제1부 제3장에 등장하는 사건이다.

 

그 사건을 필두로 하여 그간 우리가 그리스 신화 언저리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멤논이 두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와 인간 티토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그가 트로이를 구원하는 영웅으로 등장한다. (57쪽)

 

여기서 멤논이 그 다음날을 맞이하는 장면을 살펴보자.

위에 말한대로 멤논은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아들이다. 그 새벽의 여신은 매일 아침 새벽을 인간에게 안겨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그 여신이 자기 아들인 멤논이 아킬레우스와 싸워야 하는 그날, 아침은 어땠을까?

 

에오스는 차마 새벽을 밝히고 싶지 않은 듯 천천히 하늘의 길을 올랐다. 아들이 전장으로 나가는 그날만큼은 새벽이 조금이라도 늦게 찾아오기를 바라는 듯했다. (60쪽)

 

아킬레우스의 최후

 

그렇게 써내려간 인간의 기록, 그렇다면 인간인 아킬레우스의 운명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인간으로 태어난 자기 아들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애썼던 어머니 테티스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그도 죽는다. 인간이기에 죽는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가장 용맹했던 장수로 활약한 그는 죽는다, 인간이기에 당연히 죽지만, 그 죽음의 과정은 그래서 안타깝다.

 

이 책 제2부에서 아킬레우스의 죽음과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의 시신을 둘러싸고, 또한 그가 사용하던 무구들을 둘러싼 이야기들도 자세히 기록된다.

그리고 그의 아들 네옵톨레모스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네는?

 

전쟁 중에 분노한 그리스 군사에 의해, 혹은 그녀 때문에 피해받았다고 생각한 트로이 군사에 의해 살해되었을까?

 

그게 트로이 전쟁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따라다니던 의문이었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스의 비극작가들이 그녀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각색하여 극을 썼는데, 그래서 다시 스파르타의 왕비로 돌아왔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과정은?

 

이 책에서 그녀의 남편 메넬라오스와의 해후가 자세하게 그려진다.

 

메넬라오스는 마침내 헬레네를 찾아낸다.

메넬라오스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죽은 전우들과 고향에서 잃어버린 세월을 생각하자 메넬라오스의 가슴에 다시 분노가 치솟았다. 그래서 그는 칼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려 했다. (372쪽)

 

그리고 그녀에게 다가가 칼을 ......

그때 아프로디테 여신이 개입한다. 여신은 메넬라오스의 손에서 검을 쳐내고 질투와 분노로 어두워진 마음을 걷어낸다. 그 결과?

 

다시, 이 책은?

 

여기서 그리스 신화가 갖는 매력 한 가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리스 신화가 잔인하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그리스 신화는 물론 그런 점도 없지 않지만 무척 인간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적군의 장수 아킬레우스를 찾아온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를 살펴보자. 그날 밤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살벌한 기싸움, 물고물리는 술수가 그들 사이에 있었을까? 아니다. 거기에는 아들 죽음을 슬퍼하는 노인과 그 슬픔을 이해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리스 신화는 그래서 인간을 철저하게 이해한 사람들이 써내려간 서사시인 것이다.

 

이 책으로 다시 한번 그리스 신화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 또는 분노를 품고 도망간 아내를 만나는 그 현장에서도 인간적인 그들을 만난다. 무척 인간적인, 그래서 우리도 그런 인간이라는 것을 매 순간, 문장에서, 그 어떤 상황에서든 확인한다.

 

더하여 이 책으로 그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사이 중간에 있었던 사건들을 문장으로 확인하지 못해, 긴가민가 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의미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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