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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와 욕조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9월
평점 :
단두대와 욕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펼친 이유
프랑스 혁명사를 읽으면서 여러가지 사건들이 겹쳐 일어나는 바람에
당시 역사를 한 눈으로 꿰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1789년 혁명 이후, 프랑스에서는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후 벨에포크 시대까지 혼란의 연속이었는데, 그런 프랑스 역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이해하고 싶었다.
마침 이 책이 바로 혁명 이후에 일어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 프랑스 역사를 이해하는 아주 좋은 작품이라 생각해, 책장을 펼쳤다,
관련되는 프랑스 역사
프랑스 혁명에 뒤이은 공포 정치 시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참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른바 방데 전쟁,
다른 역사책에서는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건이다.
이 책의 해설에 의하면 방데 전쟁은 1793년부터 1800년까지 진행되었는데, 희생자가 무려 17만명이라 한다, 그 지역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희생된 것이다.
이때 일어난 낭트 수장 사건의 희생자는 무려 1천명에서 1만명을 헤아린다.
방데 전쟁이 일어난 배경으로, 역자는 다음의 두 가지를 들고 있다. (656, 657쪽)
첫째는 혁명 직후 1789년 11월 교회 재산을 국고에 환수하고. 이듬해인 1790년 7월 12일에는 기존 교회를 해체해 제1신분인 성직자를 일종의 공무원으로 재편하는 성직자 기본법을 의결한다.
두 번째는 1793년 2월 국민 공회가 표결한 국민 개병제로 군인을 모집한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소설의 초입 부분에서 간략하게 설명되고 있다. (17~19쪽)
이 책은?
소설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혼란기에 벌어진 방데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방데 전쟁을 상기시키기 위하여 쓰여진 소설이다.
이 소설의 저자는 조나탕 베르베르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아들이다.
등장인물과 줄거리
등장인물에는 소설인지라 가공의 인물과 실존했던 인물이 섞여 있다.
먼저 실존했던 인물은,
낭트 지역의 총독인 장바티스트 카리에르
낭트 혁명재판소 소장 펠립스 트롱졸리
램버티 부대의 기욤 램버티.
가공의 인물이며, 소설의 진행을 이끌어가는 인물들
주인공 격인 시몽 델모트와 부모.
창녀이면서 시몽을 도와 일을 해결하는 샤롤로트.
시몽과 같은 부대원인 블레즈.
줄거리는 시몽이 방데 원정을 마치고 난 다음에 고향인 낭트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향이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공화정부에 의해 살해되고, 어머니는 감옥에 갇혀 있다.
그런 상황에 마주친 시몽은 그 사건의 배후에 총독인 카리에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죽이러 총독의 집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그는 샤롤로트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시몽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만약 지금 시몽이 카리에르를 죽이면, 그는 순교자가 된다면서 그의 죄악상을 만인 앞에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 해서 그를 재판정에 세우기 위해 같이 힘을 합하자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샤롤로트의 말이 백번 맞는 말이다.
만약 시몽이 총독의 저택에서 그를 죽인다면, 그는 순교자가 되고 그의 죄악은 밝혀지지 않은 채 그는 공화국의 성인이 되는 영광을 안게 되는 것이다.
그후 둘은 협력하면서 일을 해나가는데, 그게 이 소설의 주요 얼개가 된다.
다시. 이 책은?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후에 프랑스 국민들은 그 혁명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졌을까. 혁명 후에 들어선 정부, 국민 공회에 대하여 프랑스의 모든 국민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그들이 시행한 정책에 호의적이었을까?
그런 것들이 프랑스 역사를 읽으면서 무척 궁금했었다.
그러나 교과서적인 역사서로서는 그 내막을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런 역사책에서는 일반적인 정부 형태의 변화를 중심으로 역사를 써내려갔기에 문장 너머에 있을 진짜 역사는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을 통해 비로소 프랑스의 국민중 혁명정부에 반기를 들었던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 게다가 그 사건은 역사에서 거의 묻히다시피 해서 전혀 그런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해서 이 책은 살아있는 역사책이라 해도 무방하다.
마치 우리가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4,3 사건의 진상을 현기영의 <순이 삼촌>을 통해 어렴풋이 알아가듯이 말이다.
이제 나에게 프랑스의 낭트는 앙리 4세가 종교의 자유를 선포했던 낭트 칙령의 반포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혁명에 숨겨진 역사 방데 전쟁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한 어두운 역사를 알게 되어 '역사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 바로 이 책 <단두대와 욕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