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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다이어리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9월
평점 :
청담동 다이어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정수현, 저자는 이미 압구정을 무대로 한 <압구정 다이어리>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청담동을 무대로 하는 소설을 발표했다. 압구정과 청담동의 대비, 그게 흥미를 자아낸다. 그리고 청담동에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이 책의 입구에 이런 말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현대적 럭셔리와 욕망의 정의를 이토록 리얼하고 자극적으로 들여다보는 이야기는 흔치 않다.
등장인물은?
‘강남구 청담동, 그곳은 서울에서 내노라 하는 부촌이다. 부촌(富村)의 촌(村)이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부촌이라기보다는 욕망의 거리요, 인간의 본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다.
그곳을 무대로 살아가는 주인공들,
정유하. 직업은 A&R이다. .
A&R이 무엇하는 직업인가 알아보니, A&R(Artists and Repertoire)은 레코드 레이블이나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에 맞는 음악과 앨범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기획·제작하는 직업이다. 그런 직업인데 본인의 설명에 의하면, 드라마나 영화, 웹툰에 깔릴 노래를 찾아오고, 만들어내고,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을 말한단다. (28쪽)
정유하는 강남구 압구정에 주소를 두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는 ’오늘도 본업에 부업까지 쌔빠지게 뛰며 허세와 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중‘인 청춘이다. (15쪽)
부업이라니?
그 부업에 대한 설명은 후에 등장한다.
나는 낮에는 OST 전문회사 파사드 사운즈에 영혼을 갈아 넣고, 밤에는 19금 인스타툰으로 통장잔고를 방어하는 생계형 압구정 주민이다. (28쪽)
밤에는 19금 인스타툰을 그리는 것이다.
그녀의 인생관은 어떤가?
그녀들, 즉 에르메스의 후예들과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허세와 욕망은 아직 그녀 안에 멀쩡하게 살아있다 그건 알량한 자존심이자, 이 동네에서 살아남는 그녀만의 방식이다. (16쪽)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주인공 앞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압구정과 로마는 닮았다. 한 시대를 찬란하게 풍미했고 모두의 선망이었으며, 그만큼이나 화려하게 무너졌다. (9쪽)
그렇게 시작한 이 책, 바로 반전이 예고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로마는 끝났고 압구정은 돌아왔다. (9쪽)
맞다. 로마는 끝났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압구정은 돌아왔다는 말은?
거기에 청담은 다르게 대비가 된다.
압구정은 끝났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청담은 압구정이 어둠을 지나던 그 모든 순간에도 한번도 빛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10쪽)
사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렇게 허세와 현실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는 그녀, 소설의 초두에 이런 걸 고백한다.
그 대가로 난 지금도 빡센 상황위에 놓여있다. (16쪽)
지금’도‘에 주목하자. 그녀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말이다.
해서 그녀는 가지고 있는 그라프 스파이럴 파베 다이야몬드 링을 팔아야 할 골목에 와 있다.
이게 뭔가 알아보니, 이런 물품이다.
<우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가능한 그라프의 파베 다이아몬드 주얼리는 단독으로 착용해도 아름다우며.......>,
하여간 대단한 것이다. 그런 것을 이제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서 그걸 지니고 구매자와 접선에 나서는데......사겠다고 나온 사람은?
바로 얼마전에 헤어진, 그리고 그 링을 건네준 사람 채인서.
이렇게 해서 등장인물 한 명이 추가된다. 여자 등장인물에 이어 이번에는 남자, 그러니 그 둘은 이제 남주와 여주가 되는 것일까?
그녀의 다이어리, 청담동 다이어리 한 토막
그녀가 써내려갈 다이어리, 한토막 맛을 보자.
참, 그녀가 그리는 인스타툰은 어떤 내용일까?
친절하게 그녀는 이런 설명을 남기고 있다.
단 한 번의 손길만으로도 밤을 작품으로 만드는 남자와의 긴 연애가 남긴 부작용 때문에, 이제는 다른 남자와의 섹스가 불가능해져 버린 서른 초반 여자의 서글프면서도 이상하게 아름다운 처절한 기록, (29쪽)
무슨 말인지, 이해불가인데, 어쨌든 그녀는 그런 인스타툰을 그려 생계에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인스타툰의 이야기가 단지 픽션만이 아닌 것이 그녀에게도 이런 실제 상황이 있었기에 그렇다.
사랑이란 인간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자학적인 감정이란 걸 채인서를 통해 뼈에 새기듯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처절하고도 찌질한 감정 탓인지, 혹은 그와 나눈 감각을 잊지 못하는 내 비참한 무의식의 저항 탓인지,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완벽한(?) 이별을 한 순간부터 내 몸은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한마디로 섹스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개새끼…….’ (50-51쪽)
이게 바로 다이어리다. 일기가 무어 별건가?
또하나 읽어보자.
심지어 지금껏 채인서의 XXXXX로만 묘사됐던 내 실명이 까발려짐과 동시에 ‘상간녀’라는 끔찍한 누명을 썼다는 끔찍한 사실조차 잠시 뒤로 빠질 만큼, 머릿속에서 거대한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남미영이 누벨러스 앱에 후기를 올리자마자, 단 1분의 시차도 없이 청담 아이가 울렸다. 그리고 이제야 깨닫게 된 소름 끼치는 사실 하나 더. 청담 아이의 첫 가십을 동시에 받았던 나, 미우, 인경. 우리 모두의 공통점은 누벨러스의 회원이라는 것이었다. (386- 387쪽)
그리고 다이어리, 하나 더 추가요!
사실 지난 6개월간 내 일상은 단순 명료했다. 일, 섹스, 일, 섹스, 일, 섹스, 물론 그 행위의 유일한 파트너는 강도현이었다. (45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소설인만큼 허구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허구치고 현실을 아예 도외시하는 묘사가 가능할까?
심지어 공상과학소설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과학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는 판이니. 이 책이라고 해서 순도 100% 허구일 리 없다.
해서 이 책은 소설이자 넌픽션이다. 여주인공의 삶이 허세와 현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듯이 이 소설도 현실과 허구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