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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자리에서 본 한국 근현대사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최성희 지음, 권용철 옮김 / 사계절 / 2026년 9월
평점 :
여성의 자리에서 본 한국 근현대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여성의 역할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있으니 우리나라 역사를 history가 아닌 herstory로 기록하고 있다.
다루고 있는 시기는?
책 표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개화기부터 응원봉 시위’까지다.
개화기인 명성황후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시대와 위치의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1장 근대를 마주한 여성들: 조선의 개항
2장 ‘밖’으로 나오는 여성들: 1910~1930년대 식민지 조선
3장 한반도의 전쟁과 여성들: 동원, 협력, 피해
4장 ‘투쟁하는’ 여성들: 독재 정권을 넘어 민주화로
6장 ‘지금 여기’, 한국의 여성들
역사책을 읽어보았는지라, 역사가 무엇을 의미하며 무엇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우리라나 근대에 개항을 맞이할 때 여성은 어떤 모습이었으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전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책이 필요한 게 아닐까?
각 시대마다 여성들을 때로는 주체적으로, 때로는 수동적으로 피해를 보기도 하면서 역사의 일익을 담당해온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여성의 측면에서 바라본 역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역사의 고비마다 짚어내는 것이 있다.
저자는 꼭 말을 해야 할 데를 콕 짚어낸다.
우리가 차마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냥 스쳐 지나간 곳들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어찌보면 속이 후련한 내용들이 많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청일전쟁, 언뜻 들으면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벌였으니 그 두 나라 어디쯤에서 싸움판이 벌어졌겠다 싶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저자,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해와 명칭 때문애 은폐되어 있지만, 청일전쟁은 조선 쟁탈이 중심에 있었고, 조선이 그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32쪽)
이런 사실, 별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였을 때, 일본이 패망할 즈음에 전쟁 후 처리를 위한 국제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었다. 테헤란, 얄타, 포츠담 회담이 그것이다.
그런데 거기 회담에 일본 지배하에 있던 중국은 회의에 참석했지만, 우리는 참석하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저자는 이에 대하여 이런 기록을 남긴다.
대만에서는 연합국 측이 중국의 지배자로 여긴 장제스가 회담에 초청되어 당사자로서 논의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누가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아무도 회담에 초청되지 않았습니다. (138쪽)
아,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그런데 우리는 상해에 임시정부가 있었는데도 그걸 인정받지 못했다는 말인가? 중국은 두 세력이 다투고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를 택해서 초청하고, 우리는 그런 다툼도 없었는데 아무도 초청받지 못하다니?
인천상륙작전에 대하여
맥아더는 1950년 9월 15일, 인천 상륙작전을 결행했다.
인천은 한반도 서부에 있는 항만 도시로, 황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 보고 있지요.
조선 인민군으로서는 중국이 노려보고 있는 한반도 서부로 유엔군이 상륙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맥아더의 상륙작전은 성공했고, 9월 28일에 서울을 탈환합니다. (144쪽)
이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땅만 생각하고 있으니 인천이 중국 바로 앞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외국에서 살고 있으니 그게 보이는 것이다.
이제, 여성의 차원에서 살펴보자.
다른 것들도 언급할 게 많지만, 특히 이 책에는 각 장마다 여성들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 영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금방 화면이 떠오를만큼 잘 알려진 것들이다.
이는 그만큼 일본에도 우리 작품이 잘 알려진 것이라는 방증이라 할 것이다.
(이 책은 원래 일본어판으로 나왔으니 일본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의 주인공이 된 명성황후
투쟁하는 여주인공 〈미스터 션샤인〉의 고애신
〈덕혜옹주〉, ‘라스트 프린세스’와 식민 지배
『신여성』과 『학생』에 담긴 여학생들의 진심
민주화 운동을 그린 영화 〈1987〉
‘위안부’와 마주하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
남과 북의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의 불시착〉
일본과의 관계에 대하여
저자는 이런 말을 남긴다.
일본에서 한반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나의 일’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299쪽)
일본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촉각에 잡힌 현황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에 덧붙여 이런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한국 그리고 한반도의 근현대사는 일본의 근현대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여성들의 역사를 통해 그 사실을 깨닫고 역사를 ‘나의 일’로 받아들이는 분이 다만 한 분이라도 늘어난다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299쪽)
다시. 이 책은
다 읽고나서 책을 덮으니. 뒷표지가 보인다.
거기에 인상적인 글이 쓰여있다.
우리가 그곳에 있었다.
처음 읽는 한국 근현대사 속
여성들의 이야기.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빈칸을 채우자!

맞다.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빈칸.
여성들이 있었던 그 자리를 우리가 미처 몰랐다.
미안한 일이다.
역사책을 읽는다 했지만 아무래도 읽으면서 놓친 게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보는 시각도, 안목도 바깥에서 바라본 시각이 많이 개재되어 있어, 같은 역사지만 보는 눈이 다르니, 그런 가운데 빠졌던 기록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또한 같은 역사지만 남성 위주로 기록한 것과 여성 위주로 기록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해서 역사를 같은 시기, 같은 지역을 다루고 있다도 해도, 결코 책은 같은 내용이 될 수 없다는 것,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