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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 딸이 기록한, 70세 원모씨 관찰 일기
정아름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이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딸이 기록한, 70세 원모씨 관찰일기>
딸의 이름은 정아름, 아버지의 이름은 원모씨.
어? 이상하다. 딸과 아버지의 성이 다르다. 뭔가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다. 확실히 해놓자. 아버지의 이름이 원모씨인 것은 아버지의 성과 딸의 성이 다른 것이 아니라, 딸이 아버지를 정겹게 부르는 애칭(?)이다.
아버지 원모씨의 이름은 정원모. 해서 이름만 부르니 원모씨인 것이다.
딸의 눈에 비친 아버지 원모씨의 모습이 이 책 안에 담겨있다.
사랑스럽고 정겨운 모습이다.
그런 아버지가 어찌 존경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딸은 아버지의 모습에 존경을 잔뜩 담아 그려놓는다.
아, 물론 글로 담기 전에 이미 브이로그에 담겨져, 이미 유명인사가 된 아버지다.
아버지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찾아낸다.
아버지 원모씨가 보인다.
그런데 그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이는 것은 웬일일까?
나도 딸을 가진 아버지의 입장이니, 딸에게 내 모습은 어떻게 보일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해서 원모씨의 행적을 자꾸만 헤쳐보게 된다.
어떤 모습이 나와 똑같이 닮았을까?
몇 가지 모습이, 닮은 모습이 보인다.
가끔, 아니 자주 우울한 남자.
기분이 태도가 되는 남자
보이스피싱도 도망가는 총명함,
뚜렷한 사람이 아니라 고민입니다만.
힘들 때 웃는 이가 일류다.
그밖에 억지로라도 닮은 점을 찾자면 몇 개 더 있는데 그건 나만 알고 있는게 좋겠다.
그런데 혹시 이런 것이 나에게도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조심스레 살펴본 것이 있다.
바로 <아빠 때문에 서러웠던 기억 모음 zip>에 내가 해당하지 않을까. 내 아이도 서러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있다. <아빠 같은 사람은 절대 안 만날거야!>
원모씨가 부럽네....
원모씨가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귀여운 얼굴을 갖고 있어서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것) (160쪽)
그러니 우리 독자들도 원모씨 얼굴 한번 잘 보아두자. 알아두었다가 혹시 길가다 만나면 인사라도 하면 어떨까?

어떤 인사?
내가 재미로 만든 원모씨의 영상이 누군가의 일상에는 큰 의미로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앞으로 더욱더 재미있게 우리 가족의 일상을 담아 내야 할것만 같은 ....어떤 사명감마저 생긴다. (231쪽)
원모씨의 영상이 때로는 나에게 힘이 되었습니다, 라는 말, 댓글도 좋고...
내 딸에게 바라는 것들
바로 <아빠 때문에 서러웠던 기억 모음 zip>에서 생각해 본 것들이다.
<아빠 때문에 서러웠던 기억 모음 zip>을 읽어보니, 딸 정아름이 아빠 원모씨에게 서운한 것 몇 개가 있는데, 그것들중 내 아이도 혹시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아르바이트로 해서 번 돈으로......했다. 주변 친구들은 부모님이 다 시켜주던데....당시에는 진짜 서러웠다. (173쪽)
나에게는 모든 것이 귀했다.
아빠는 본의 아니게 나에게 결핍이라는 큰 선물을 주었고, 그 덕에 나는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그땐 너무 싫었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 결핍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고. 그 때에 비하면 나 지금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give me a 결핍. (173쪽)
아. 여기에서 그 딸 정아름, 마음에 든다.
그야말로 정 ‘아름’답다. 아름다운 딸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고 아버지가 안겨준 (물론 아버지의 본의가 전혀 아니게) 결핍을 오히려 자양분 삼아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다시, 이 책은?
먼저 내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그런 생각 해보게 되는 의미있는 책이다.
그다음, 정말 이 책의 제목, ‘이제야 비로소’가 온전하게 이해된다.
내가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를 생각하면, ‘이제야 비로소’가 맞다.
아버지의 모습, 이제는 돌아가셔서 실제 뵈올 수는 없지만, 그때 당시의 아버지 모습이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한 것이다. 이런 책으로, 또한 실제로 아버지 원모씨를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살아가면서 부모에 대한 생각. 이렇게 ‘이제야 비로소’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걸 알게 해준 의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