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역사
자크 아탈리 지음, 이주상 옮김 / 이니티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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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역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위로란 무엇인가?

 

먼저 위로의 개념을 확실하게 해놓자.

위로는 죽음과 관련이 있다.

 

매순간 우리는 죽음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흘러가고 살아있는 모든 것이 결국 소멸,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언젠가 우리는 모두 죽는다. 그런 죽음에 대한 공포가 다른 공포를 유발한다.

고통으로부터, 슬픔으로부터, 혹은 슬픔이 닥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그런 두려움으로부터 위로받기 원한다.

이는 결국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위로받기 원한다는 말이다.

 

이 책은?

 

해서 이 책에서 위로는 죽음이란 개념을 속에 품고 있다.

저자는 이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 죽음에 대한 위로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20)

 

죽음이라는 근본적인 슬픔에 대응하는 여러 방법들은 다른 모든 슬픔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 (21)

 

그래서 저자는 죽음과 슬픔에 대응하는 여러 방법들을 찾아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위로 없이는 문명도 없었다. 문명의 역사는 위로의 역사였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199)

 

역자가 밝힌 말이다. 이 책이 어떤 책인가를 확실하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문명의 역사라는 차원에서 목차를 살펴보니.

문명의 흐름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인류 초기 / 그리스 시대 / 로마 시대

기독교 발흥 / 이슬람 발흥 / 유럽의 중세 시대

르네상스 시대 / 계몽주의 시대 / 낭만주의 시대

 

문명을 이렇게 통시적으로 정리하고, 그 시대에 위로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유의미하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가 인간에게 들어온다.

 

중세를 위로의 시각으로 살펴보자.

중세는 종교의 시대였다. 따라서 신의 섭리가 위로에 작동한다.

 

유대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생전의 행실에 따라 죽은 뒤 게헨나 계곡이나 에덴 동산으로 보내진다. (51)

 

같은 시기, 유럽의 일부 다른 민족들은 사후의 운명에 대해 안심할 수 있게 해주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한다. (68)

사후세계를 산자들의 땅, 약속의 땅, 젊음의 땅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독교에서는 부활과 낙원의 희망이 등장한다. (71쪽 이하)

그게 기독교인들에게는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죽음을 이기는 부활이 사후에 기다리고 있고 낙원이 보장되니까 말이다.

 

연옥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일까?

 

세례를 받지 못하고 죽은 아이들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기독교 교리에 의하면, 세례 받지 못한 영혼은 지옥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그 영혼이 아이라면?

 

여기에서 딜렘마가 생긴다.

이러한 딜렘마를 해결하고 죽음을 좀 더 견딜만한 것으로 여겨지게 하기 위해, 천국과 지옥 사이에 연옥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연옥은 사죄받지 못한 대죄는 없으나 그렇다고 의인의 반열에도 들지 못하는 영혼들, 예컨대 아이들의 영혼이 최후의 심판을 기다리며 머무는 곳으로 상정되었다. (93)

 

그러니 연옥은 위로의 한 방편이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종교는 여전히 위안을 주고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며, 민중들이 신과 세속 권력자들에게 맞서 반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막아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94)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유럽이나 미국 등 도시를 가다보면, 도시 내 혹은 도시 바로 근처에 묘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심지어는 교회의 마당에 묘지가 있기도 하다.

왜 그런 것일까? 우리의 경우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았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런 말로 할 수 있겠다. (132쪽 이하)

 

정교하게 설계된 묘지들은 단순한 안식처를 넘어, ‘산 자들의 도시와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죽은 자들의 도시이자 산책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차츰 묘지들이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평온한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죽은 이들도 산 사람들과 함께 머물 권리가 있다는 시민권 의식과 기억의 공간이 지닌 문화유산적 가치를 강조하게 된다. (133)


위로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위에서 본 것처럼 문명을 통시적으로 정리하고, 각 시대에 어떤 방법의 위로가 등장했으면, 어떻게 작동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성이 우리에게 위로를 줄 수 있다.

사랑은 위로를 줄 수 있다.

잘 들어주는 것도 위로가 된다.

대화가 위로가 된다.

음악도 위로를 준다,

저자는 특히 어떤 음악으로부터 위로를 받았는지 밝혀놓았는데, 다음과 같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

쿠프랭 <어둠 속의 가르침>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슈트라우스 오페라 <장미의 기사> 중 마지막 3중창.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의미를 위에서는 '문명의 역사는 위로의 역사'였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라고 살펴보았는데,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그 앞에 있는 말이다.

 

위로 없이는 문명도 없었다.

 

말을 다듬어보자. 위로 없이는 문명도 없었겠지만 위로 없이는 앞으로 문명도 없을 것이다.

, 문명의 전제조건이 위로인 것이다. 그것을 확실히 해두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위로가 필요한 일들에 대하여 무관심하다면, 그래서 위로를 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부터 문명은 붕괴하기 시작한다.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 가서 <위로의 윤리><예방적 위로를 위하여>를 첨가한 이유가 바로 그것일 것이다. 해서 이 말은 꼭 기억해두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관심의 사회에서 위로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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