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한국어 - 재외 한국어 교원이 톺아본 우리말의 멋과 맛
김삼환 지음 / 나무발전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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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한국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런 질문에 답해보자.

 

우리말 애착집착을 비교하면서 설명해보시오.

애착과 집착.

 

나의 경우, 그 말 뜻은 알겠는데, 비교하면서 설명하려니 말문이 탁 막힌다.

글쎄, 그 두 단어가 분명 다른 말인 것은 알겠는데, 설명하려니....

 

,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애착은 대체로 믿음이 전제이고

집착은 대체로 불신이 전제이다.

 

애착은 사랑과 이웃이고

집착은 미움과 이웃이다. (142)

 

, 여기까지 말하면 이제 그 두 가지 단어가 어떻게 다른지 감이 올 것이다.

애착 인형이라는 말은 성립이 되지만, ‘집착 인형은 말이 안 된다.

 

또 이런 말은 어떤가?

그는 그 사람에게 집착을 한다.’ (O)

그는 그 사람에게 애착을 한다.’ (X)

 

그렇게 써놓고 보니, 애착과 집착이 이제 완전히 구분되고 두 낱말이 각기 이해가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말, 쉬우면서도 어렵다는 우리말을 그렇게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저자는 캄보디아에서 2년간 코이카 국제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돌아왔다.

그곳에서 지내면서 말과 글과 언어를 관통하며 명멸하는 사유를 붙잡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말을 가르치면서, 우리말을 새롭게 사유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같은 말을 사용하는 사람과 말할 때에는 굳이 그 말의 뜻을 다시 생각해가며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우리말을 모르는 사람, 우리말을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말한다고 가정하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아마 머릿속으로 수많은 과정을 거쳐 우리말을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2년 동안이나 그런 과정을 거쳐 엮어낸, 새롭게 만든 우리말 사전이다.

 

이런 낱말 음미해보자.

 

흰소리, 이 말을 외국인에게 한다고 생각해보자. (37)

아니 어차피 못 알아들을테니 그 말을 설명해준다고 가정하자.

 

일단 그 외국인은 흰소리를 흰과 소리로 구분해서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소리에도 색깔이 있나요?

그럼 흰소리도 있으니 검은 소리도 있나요?

이런 대꾸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런 대꾸에 뭐라 대꾸할 것인가?

 

일머리와 주변머리 (42)

 

머리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두뇌나 얼굴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머리라는 말은 어떤 일의 내용, 방법, 절차 등의 중요한 줄거리를 빨리 파악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주변머리는, 이렇게 쓰인디.

저 사람 참 주변머리가 없다. 이 말은 중심이 어디이고 가장자리가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이다.


해서 일머리와 주변머리는 있다보다 없다가 더 잘 어울린다. (43)

 

알은체아는 체는 다른 말이다. (65)

먼저 이런 구분 명확하게 해두자.

알은체는 한 단어이고, ‘아는 체아는 + 의 합성어이다.

 

'알은체'는 어떤 일에 관심을 가지는 태도를 보임, 또는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표정을 지음이라는 뜻이다.

'아는 체'는 모르면서도 아는 것처럼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도 대개의 경우는 이 둘을 혼동해서 사용한다. 그러니 문장을 통해서 확실하게 알아두자.

 

그는 쥐뿔도 모르면서 늘 아는 체를 한다.”

다음에 만나면 나를 알은체 해줘.”

 

가 나왔으니, 체와 채도 구별해보자

 

'체'는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의미하는 의존명사.

'채'는 이미 있는 상태 그대로 있다는 뜻의 의존명사다. (129)

 

그러니 이런 문장으로 기억해두자.

 

알고도 모르는 체 고개를 돌렸다.

그는 항상 옷을 벗은 채로 잠을 잔다.

 

왠과 웬 (83)

 

이 두 낱말을 제대로 구사하는데 얼마나 애를 먹고 있는지?

글을 쓸 때마다 항상 조심하고 점검하는 말이니,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하자는 의미에서 이 말 기록해둔다.

 

왠지, 웬일

우와 우리말 진짜 어렵다. 왠과 웬, 설명하려니 웬일인지 심사가 편치 않다.

 

그리고 이어서

 

저자는 시인이기도 하다. 해서 우리말 구별을 시로도 시도한다.

2부에는 그런 저자의 시가 실려있다.

물론 그런 시에도 우리말을 추려 설명하고 있다. 그런 시도가 아름답다.

 

그리고 또 저자의 캄보디아 체류기가

 

캄보디아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친 저자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현재 외국에서 우리말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직접 경험한 저자의 생생한 증언이다.

 

케이팝 축제 공연(211)과 한글날 기념 한국어 말하기 대회. (226)

 

그저 우리나라에서 우리말을 항상 사용하는 우리로서는 의아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우리말을 대하는 태도는 상상 이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이 책은?

 

우리말의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그냥 쓰는 우리말에 담긴 새로운 뜻도 알게 되고

우리말이 다른 나라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우리말을 다른 나라에 널리 알리며, 또한 우리에게는 우리말의 본뜻을 알리고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그런 우리말, 허투루 쓰지 말고 조심조심 그 뜻을 아로새겨가며 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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