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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평점 :
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의 앞표지 상단에 이런 말이 써있다.
<거장들의 실패에서 배우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
즉 이 책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는가’를 배운다.
배우는 방법은 ‘거장들의 실패에서’다.
또 있다, 앞 표지에 쓰여진 말이 또 있다.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라는 말이 보인다.
이제 앞표지를 넘어 속으로 들어가보자.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보인다.
만약 지금 당신에게 5분이 남았다면, 당신은 그 5분을 무엇으로 채우겠는가. (11쪽)
저자는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그건 토스토옙스키 때문이다.
토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작품 <백치>에서 소설 속 주인공의 입을 빌려, 그 5분의 시간을 어떻게 나누었는지 고백한다.
2분은 동료들과의 마지막 작별에
2분은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는 데에
남은 1분은 마지막으로 세상의 풍경을 담는데 썼다고 한다. (5쪽)
그런데 왜 토스토옙스키는 5분 동안을 그렇게 활용했을까?
그건 황제가 꾸민 연극이었다.
토스토옙스키, 그는 페트라셰프스키 서클이라는 지식인 모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하게 된다. 그래서 사형대 위에 올라가 죽음을 기라리고 있었다.‘
이 책의 묘사에 의하면,
그는 흰 수의가 입혀졌고, 신부가 마지막 기도를 권했으며, 병사들이 총구를 겨눴다.
자,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순간, 총성이 울리고 나면, 그는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이때였던 것이다.
총성이 울리기 직전 황제의 사면장을 들고 전령이 나타나, 토스토옙스키를 살려냈다.
사형은 처음부터 황제 니콜라이 1세가 꾸민 한바탕의 잔혹한 정치적 연극이었다.
사형집행을 흉내 내어 사상범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각인시킨 후에 시베리아 유형으로 감형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죽음을 마주하기 전, 그는 극적으로 살아나게 된다.
그런데, 그 죽음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던 그 시간,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바로 그게 저자가 제시한 ’그 5분‘이다.
그 5분이 삶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토스토옙스키의 그 후 삶을 살펴보면, 그 5분이 삶을 더 치열하게, 더 밀도있게 만들어간다.
저자가 서술한 바에 따르면,
그는 수용소에서도 인간을 관찰했고, 쇠고랑 속에서도 문장을 길어올렸으며, 간질 발작 속에서도 신의 그림자를 더듬었다. 살아남은 자의 의무가 그를 일으켜 세웠다. (9쪽)
비유하자면 그날의 경험은 그가 평생을 살아간 동력이자 연료였다.
저자는 그 삶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토스토옙스키의 그 경험을 저자는 깨달음의 대상으로 하자고 한다.
토스토옙스키가 죽음을 마주하고 생각하던 그 순간의 깨달음을 우리 것으로 하자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으니 자연 그 깨달음의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 깨달음을 매일 다시 꺼내어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깨달음을 저자가 매일 다시 꺼내어 닦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01. 얄팍한 긍정과 위로를 집어치워라
02.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라
03. 내면의 추악함과 모순을 정면으로 끌어안다
04. 시베리아의 혹한을 뚫고 나아가는 마음가짐
05. 결국 삶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는 방식
이제 우리들의 차례다
이제야 앞표지에서 읽었던 두 개의 문장이 마음에 와 닿는다.
<거장들의 실패에서 배우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그런 두 가지를 마음에 담고 책을 읽으니, 책 도처에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 투성이다,
자라기 위해서는, 그 실패의 한가운데 한참을 머물러야 한다. (26쪽)
외면한 고통은 사라진 고통이 아니다. (27쪽)
절망의 시간표를 기억할 것. (45쪽)
나는 자발적 고립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74쪽)
토스토옙스키의 인물들이 끝내 무너지지 않은 이유, 혹은 무너졌더라도 다시 일어선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은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 라스콜니코프는 결국 자신의 죄를 인정했고, 그 인정의 순간부터 그의 진짜 삶이 시작되었다. (103쪽)
다시, 이 책은?
그렇게 토스토옙스키의 ’그 5분‘을 알게 되니 저자가 이 책에서 토스토옙스키에 관해 말하는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해서 이 책의 글자 하나하나가 새롭다.
더해서 토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을 이제 다시 접하면, 전과는 다른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그를 만나면, 그가 사형장에서 얻은 깨달음을 다시 새롭게 만나는 순간 순간이 될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