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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중국 신화 - 천지개벽부터 하나라 건국까지, 오늘의 중국을 만든 최초의 이야기 ㅣ 드디어 시리즈 10
황더하이 외 지음, 이유진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3월
평점 :
드디어 만나는 중국 신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동안 너무 무심했었다. 다른 곳, 저 멀고 먼 나라의 신화는 열심히 바라보고 살펴보곤 했는데 정작 옆에 있는 중국 신화는 별 관심이 없었다. 무심 그 자체?
그러던 중국 신화를 드디어 손에 잡았다. 제목도 안성맞춤이다. 『드디어 만나는 중국 신화』
중국 신화는 저 먼 나라 그리스, 북유럽 신화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큰 관심사가 그것이었다.
이 책은?
이 책은 중국 신화를 다루고 있다.
중국 신화는 어떤 것일까?
우리가 듣기만 해도 척 떠오르는 중국 신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1부 탄생 | 하늘이 열리고 인간이 등장하다
2부 도약 | 불과 도구로 문명을 일구다
3부 위기 | 재앙에 맞서 삶의 터전을 수호하다
4부 질서 | 홍수를 종식시키고 나라를 세우다
중국 신화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이 책을 읽다가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게 된다. 그것은 중국 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 곧 중국 신화의 성문화 과정이다.
옮긴이의 말에 이런 글이 보인다.
중국에 신화라는 개념이 서구로부터 들어온 20세기 초, 중국 학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했던 일은 신화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고대 문헌에서 소위 ‘신화’라 할 수 있는 것들을 ‘선별’했다. 그렇게 선별된 중국 신화는 체계성이 결여된 파편화된 조각과 같았다. 중국 신화의 빈약함과 단편성은 국가의 열등함으로 간주될 우려가 있었기에 당시 중국 학자들은 이를 불식시킬 적절한 답을 모색했다. (295쪽)
오늘날의 중국 신화는 그야말로 풍부해졌다. 신화의 정체성에 대한 근원적인 트라우마가 말끔히 해소되었다고 할 정도로 중국 신화학계의 성과는 눈부시다. (297쪽)
그런 과정을 거쳐 중국 신화는 등장한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새삼 신화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민족 전체의 문화, 문명 그리고 역사와 관련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서 아테네가 그렇게 열심히 그리스 신화를 보다 정교하게 만들었던 비극 제전을 통해 아테네를 하나로 묶으려 했던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읽으면서 깨닫게 되는 사실들
중국 신화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게 되는데 아무래도 처음 접한 신화가 그리스 신화인만큼 중국 신화를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이러이러한 신은 그리스 신화에서는 누구 같은데 하면서 자꾸만 비교되는 신과 사건을 찾게 되었다
그런 결과 의외로 비슷한 사건과 신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예컨대 여와를 살펴보자.
여와(女媧)는 중국 신화에서 인간을 창조한 신이다. 여신이다. (31쪽)
이런 신과 비교가 되는 신은? 우선 기독교의 여호와를 들 수 있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기독교 성경 구약 창세기 2장 10절)
중국의 여와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숨을 불어넣자 황토로 만든 작은 진흙 인간이 놀랍게도 피와 살을 지닌 인간으로 변했다. (31쪽)
그리스 신화에서도 동일한 사건이 있다.
프로메테우스가 진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아테나 여신이 생기를 불어넣었다.
신화는 변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것 하나를 배운다. 바로 신화는 변한다는 것이다.
이런 글 읽어보자.
신화란 무릇 각 시대 사람들에 의해 다시 쓰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신화가 지닌 역동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계승되고 해석되며 새롭게 생성되는 과정, 그 자체가 신화에 담긴 진정한 ‘함의’라고 할 수 있다. 후대의 모든 ‘다시 쓰기’와 대담하고도 절제된 ‘고쳐 쓰기’는 고대 신화가 끊임없이 창조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신화에 새로운 의미와 형태가 더해지고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신화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11쪽)
그래서 그리스 신화는 여러 버전이 있고, 시대를 따라 각각 다른 이야기가 동일한 신에게 덧붙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저자는 그런 현상을 신화의 역동성이라 부르며 그것을 신화가 생명력을 갖게 된다고까지 하고 있으니, 신화란 어떤 것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전쟁의 의미’를 신화에서 찾아보자.
다른 신화에서도 전쟁은 흔히 볼 수 있는 사건들이다.
해서 어딘가 어떤 신화에서 전쟁의 의미를 살펴보고, 말했겠지만 여기 이 책에서 마침 그런 것을 다루고 있으니 알아보자.
사람들은 수레를 비롯해 문자, 음악 등을 창조하며 찬란한 문명을 일구었다. 그러나 문명의 이면에는 전쟁이라는 비극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치우와 황제가 벌인 전쟁은 인류가 문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맞닥뜨렸던 갈등의 역사를 말해준다. (186쪽)
이 간단한 서술에서 우리가 매일 미디어를 통해 듣는 전쟁의 근저에 깔려있는 단서들을 살펴볼 수 있다. 문명의 이면, 즉 문명이라는 혜택에는 비극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갈등하는 존재이기에 서로 서로 죽이고 죽는 갈등 양상을 오늘날에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 대체 우리가 중국 신화를 왜 알아야 하는가?
옮긴이의 말을 적어둔다.
이 책을 통해 중국 신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둔다면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중국 신화와 문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03쪽)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공자』, 『맹자』, 『노자』를 읽으면서 중국을 이해하지만, 그보다 중국 신화도 중국의 문화 더 나아가서 우리 조상의 사상적 근원인 중국 사상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자료가 될 것이기에 읽어야 한다.
이제야 중국 신화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니 중국 신화를 넘어 중국의 그 이면에 들어있는 생각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