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 - 문학과 예술이 태어난 곳으로 떠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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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저자를 따라 도시를 걸어본 적이 있다.

 

저자의 전작 인문 여행자 도시를 걷다를 읽으며, 저자를 만났고 저자가 걸었던 도시들을 만났다. 그때 느꼈던 생각, 여기 옮겨본다.

 

걷는 것도 레벨이 있다. 해서 이 책의 저처럼 인문학적인 시각을 지니고 걸어야 한다.

그렇게 걷다보면, 다른 세계를 만난다.

 

그렇게 다른 세계를 만나는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여행은 사유에 양념을 풍성하게 뿌려주는 기막힌 발명품이다.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 (위의 책 9)

 

이 책은?

 

낯선 곳과 마주하면 그곳의 이야기들이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데려간다,는 저자의 또다른 책이다

역시 저자는 독자들을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

해서 나 역시 낯선 곳, 다른 세계로 가고 싶어 저자 뒤를 따라 나섰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세계는 또 어떤 모습일까, 하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서.

 

이 책은 저자의 전적과 걷는 방향이 다르다.

전작이 도시별로 걸어갔다면, 이 책은 주제별로 걷는다.

모두 6개의 주제가 펼쳐진다. 문학, 건축, 음악, 미술, 음식, 자연.

 

사라진 시간을 찾아서

 

이 책의 제목은 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이니 이 책의 목적은 사라진 시간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라진 시간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이미 말한대로 여섯 개의 주제를 따라가며 찾아낸다.

문학, 건축, 음악, 미술, 음식, 자연, 이렇게 여섯 개의 주제는 우리 살아가는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러니 그 여섯 개의 키워드에서 벗어나는 인간사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해서 저자는 문학에서는 존 스타인벡, 시바 료타로, 다자이 오사무 들이 살았던 시대를 마치 거대한 유적을 발굴하는 고고학자의 자세로 접근하여 하나 하나 붓질하며 덮여있는 시간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들은 그들 문학가가 살았던 시대가 그냥 흘러가버린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와 연결되고 있다는 깨달음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주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저자 뒤를 따라가며 만난 것들

 

맛난 것들이 아니다. ‘만난 것들이다.

 

시바 료타로의 이름은 원래 그 이름이 아니었다.

그는 본명 후쿠다 데이이치를 버리고 사마천 (일본어로 시바 센이라 부른다)의 성을 따라 시바 료타로로 바꾸어 완벽한 역사가가 되기를 꿈꿨다. (27)

 

에곤 실레와 한강의 채식주의자

 

어디에선가 본 듯했다. 그러나 기억은 나지 않았다.

그 기억, 어디에선가 본 듯한 그 그림, 여기서 찾았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의 표지 그림이 바로 에곤 실레가 그린 <네 그루의 나무들>이었다. (211)



 



소설의 주인공 영혜는 절망 속에서 자신의 목숨을 받아줄 나무를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떤 나무도 그녀를 받아주지 않을 것처럼 견고하게 서있다. 그렇게 나무를 찾아 헤매던 주인공과 100년전에 네 그루의 나무를 그려주고 떠난 불행한 화가가 만나 동행이 되었다. 이 그림은 강력한 시선으로 고독이나 욕망 또는 그 이상의 것들을 표현했다.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잉태한 감정의 교집합이었다. 우연처럼 보이는 예정된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211)

 

전에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통찰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다.

 

만나는 음악가, 그리고 음악들

 

마할리아 잭슨 (152)

 

<천애가녀>

<월량대표어적심> 등려군의 대표곡이다. (163)

 

이반 모라베츠 체코의 피아니스트 (164)

 

, 그렇다면 자연을 걸어보자.

 

여기 <6부 자연으로 걷다>에 저자가 걷고 보여주는 곳은 모두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그래서 저자가 정성껏 찍어 올려준 사진 하나하나가 나에겐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들이었다.

 

거기에 6부의 맨 앞에 쓰여진 잠언도 무척 좋았다.

 

인생은 들의 꽃

피었다 사라져 가는 것. (가톨릭 성가, 순례자의 노래>

 

그렇듯 6부에서는 마치 순례자처럼 여기 저기 다닐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청산도와 인제, 베트남의 메콩 델타, 일본의 교토와 시코쿠, 남아공의 케이프 타운, 미국의 샌디에이고, 등을 책속이 아니라. 진짜 사실적인 땅을 짚고 다니는 듯하게 실감나는 걷기를 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이 오히려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자신의 영혼이 타고난 운명이라기보다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선택을 반복하느냐에 의해 형성된다. (20)

 

역사는 외워야 할 기록이 아니라 관점으로 해석해야 한다. (27)

 

인생은 물가를 벗어나 먼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 우리도 언젠가 한 번은 먼 바다로 나가야 할 때가 있다. (58)

 

예술은 결국 인간의 가슴에서만 이루어진다. 쉽거나 가까운 길을 택해서는 예술에 닿을 수 없다. (229)

 

다시, 이 책은?

 

걸으면 좋다. 몸과 맘에 모두 좋다. 걷는 곳이야 아무래도 좋다. 산길도 좋고 조용한 숲사이로 난 길도 좋다. 하지만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도시를 이런 식으로 걸어보는 것도 무척 좋을 것이다.

 

시간을 찾아서 걷는 여행, 그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또한 저자가 사라진 시간들을 찾아내어 보여준 것들이 어느새 독자들의 삶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와 있다는 것을 이 책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쯤이면 확실히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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