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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자 아시아 : 처음 약속한 나를 데리고 ㅣ 걸어가자
노동효 지음 / 나무발전소 / 2026년 2월
평점 :
걸어가자 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때때로 해외여행을 하긴 한다. 했었다.
그러나 시간을 쪼개 가는 여행인지라 여유있게 가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저 급하게 정말 말 그대로 점 찍고 오는 여행이었다.
그렇게 해외 여행 자체가 힘든 일인데. 어디 여유 있게 다닐 수 있었나?
그저 바쁘게 여기저기 다니며 추억을 남기느라 바쁜, 그러한 여행이었다.
그런 처지에서 이 책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행은 이렇게 다녀야 되는데, 하는 아쉬움도 함께 밀려온다.
이 책으로 다녀온 곳을 다시 차분하게 다녀온다 생각하고 읽었다.
이 책은?
이 책에 소개된 나라와 도시는 다음과 같다.
라오스 비엥싸이, 퐁살리, 루앙프라방
캄보디아 시엠립
베트남 호찌민, 호이안, 다낭, 후에, 하노이
인도네시아 다나우 센타룸
태국 아유타야, 치앙라이
스리랑카 시리기아, 캔디, 아누라다푸라, 스리파다
가본 곳이 다행하게도 보인다.
베트남의 세 곳. 아니 5개 도시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해서 이 책은 더욱 의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때 점만 찍듯이 다녀온 곳을 이제 느긋하게 살펴보면서 마치 당시 여행을 연장하는 듯한 마음으로 읽어나갔다.
처음 듣는 곳은?
다른 곳들은, 가본 곳의 연장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친 김에 다른 곳도 진짜 여행을 가듯이 차분하게 읽으면서 그 도시로 들어가보았다.
이런 곳 말이다.
라오스, 캄보디아, 특별히 스리랑카를 샅샅이 훑어가며 읽었다.
이런 것들 알게 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힌두 신화에도 아프로디테처럼 바다 거품에서 태어난 요정 압살라가 있다. (50쪽)
베트남 도시 후에는 베트남을 통일한 왕조인데, 1840년대 후반부터 유럽 열강에 잠식되기 시작해 1884년에 프랑스 식민지가 되었다. (93쪽)
1884년이면 프랑스에서는 나폴레옹 3세가 보불전쟁에서 패배한 후 제3공화정이 수립된 이후다. 그런 시대에서도 여전히 해외 식민지를 향한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런 자들의 만행, 잠깐 살펴보자.
1947년 베트민이 후에 왕궁을 점령하자 프랑스군들은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포화를 쏟아부었다. 1968년 베트콩이 후에 왕궁을 점령하자 미군은 미사일을 발포했고, 남아있던 전각까지 잿더미가 되었다. (93쪽)
왜 남의 나라에 쳐들어가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 애꿏은 도시들을 때려부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인간은 지구에서 쓰레기를 생산하는 유일한 생명체다. (38쪽)
베트남은 미국을 이긴 나라다.
그래서일까, 베트남에서 인기있는 음식 이름이 아주 상징적이다.
바로 반미.
물론 베트남어로 반미는 그저 음식 이름이지, 결코 반미(反美)가 아니다.
그래도 이런 유머는 통하니, 얼마나 이름이 흥미로운지.
형, 이제 뭐 먹을까?
미국을 이긴 나란데, 반미 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겠니? (72쪽)
저자와 같이 여행을 다닌 병휘 형과의 대화에서 볼 수 있는 아재개그다.
그 밖에 사진들도 격조를 더한다.
저자가 손수 찍은 정겨운 사진들이 현지의 모습을 웅변해주고 있다.
다른 책에서 보는 여행 사진은 조잡 그 자체인 경우도 많은데. 이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사진이 저자가 전해주는 이야기의 격조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여기서 그를 만날 줄이야!
여기서 ‘그’는 바로 아서 클라크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바로 그 아서 클라크가 스리랑카와 인연이 있다.
영국에서 태어난 아서 클라크는 40세가 되던 1956년부터 2008년 죽는 날까지 스리랑카에서 살았다. 각본을 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듄> 시리즈의 감독 드니 뵐네브의 차기작이 되는 <라마와의 랑데부>, 그리고 과학 3법칙이 실린 <미래 프로파일>을 집필한 곳도 스리랑카다. (169쪽)
그런 아서 클라크에 대한 귀한 정보를 이 책에 만날 줄이야, 어디 상상이나 했을까?
아시아에서 전에 다녔던 여행지를 다시 책으로 거닐어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책을 펼쳤는데, 아주 귀한 정보를 접하게 되니, 고맙기 이를데 없다.
이 책, 그래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아주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