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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
김원형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1월
평점 :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에서는?
먼저 제목과 앞표지에 부제처럼 써있는 말에서 이런 말, 짙게 밑줄 긋자.
『숨겨진 영혼의 미술관』 에서 ‘숨겨진’이란 말과,
<우리가 사랑한 화가들의 삶이 담긴 낯선 그림들>에서는 ‘낯선 그림들’에 밑줄 긋자.
그 말들이 이 책의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숨겨진 것들은 무엇인가?
물론 여기 적어두는 것은 모두 주관적으로 나 개인적인 것들이다.
그동안 그림을 공부하면서 알고 있는 것들, 그것에 한정해서 하는 말들이다.
에드가 드가애 대해서는 어느 것을 알고 있었던가?
드가는 그저 발레리나를 열심히 그린 화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알게 된, 드가가 발레리나를 그리기 전에 경마와 말을 주제로 하여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은 나에게 ‘숨겨진’ 부분이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3세가 롱샹 경마장을 열고 본격적으로 경마가 대중화되었다, (59쪽)
드가가 경마에 대하여 처음으로 그린 작품은 <행진>(1866에서 1868년 사이) 인데, 시작이 임박한 경마장에서 기수와 말들의 긴장된 움직임과 경마장의 분위기를 묘사하고 있다.
경마 장면을 마네 역시 그렸는데, 저자는 마네와 드가의 경주 그림을 비교하면서 같은 장면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70쪽 이하)
또 있다. 윌리엄 터너.
내가 알고 있는 것은 터너의 영국 생활에 한정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그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가서 베네치아의 화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베네치아에 세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1819년 9월 8일에서 13일.
1833년 9월 9일부터 일주일간
1940년 8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
베네치아 르네상스 거장들은 색채를 회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피렌체와 로마의 소묘 중심 회화와 달리, 베네치아 화가들은 풍부한 색채와 빛의 효과를 통해 감각적이고 극적인 화면을 창조했다. 특히 물과 빛이 만들어내는 베네치아의 독특한 대기는 이들 거장들의 색채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다. (243쪽)
이러한 베네치아의 대기를 잘 표현한 화가가 바로 영국의 윌리엄 터너다.
베네치아에서 터너가 집중한 것은 빛과 물의 상호작용이었다.
베네치아의 운하는 천연 거울 역할을 하며, 건물들과 하늘의 색채를 반사하고 굴절시킨다. 터너는 이러한 현상을 관찰하면서 기존의 회화적 관습을 과감히 벗어났다. 특히 그는 물의 표면에 나타나는 색채가 실제 사물의 색채보다 때로는 더욱 생생하고 진실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248쪽)
이런 것을 반영한 작품이 여럿 있는데, 그중 한 점 소개한다.
<The Dogana & San Giorgio Maggiore> (1834년)

터너가 베네치아에서 얻은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터너의 베네치아는 사실적 재현에서 낭만적 해석으로, 다시 거의 추상적 표현으로 나아가는 예술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다. (257쪽)
‘낯선 그림들’은 어떤 것이 있나?
이 책에서 ‘대상의 재현과 표현’이라는 주제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런 말들이 그런 생각의 단초를 열어주었다.
에곤 실레를 읽다가 만난 글들이다.
풍경을 재현하기보다 불안정하게 뒤틀어 놓음으로써, 실레는 도시의 외형보다 자신이 체험한 감정을 화폭에 새겼다. (82쪽)‘
물리적 공간의 재현보다는 심리적 공간의 표현을 우선시한 결과다, (83쪽)
실레는 이미 그 다음 단계를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외부 세계의 객관적 재현이라는 전통적 회화의 목표를 포기하고, 대신 주관적 감정의 표현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했다. (90쪽)
여기에서 화가의 1차 작업은 보여지는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나의 주관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그 재현 단계에서 멈추면 안된다.
벨라스케스를 읽다가 만난 글이다.
회화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현실과 인식의 관계를 탐구하는 지적 행위임을 선언한다. (222쪽)
그제서야, 그림이 재현의 단계를 거처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 화가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즉 나는 지금까지 그런 사항을 모르고 있었기에 그림을 아주 1차원적으로만 보고,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제 그러한 것들을 알게 되니, 그들의 그림이 새롭게 다가온다.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림은 같은 그림이로되, 낯설게 보이는, 화가들이 진정으로 담으려고 했던 바로 그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동안 ’나에게‘ 숨겨져 있던 그림들을 새롭게 보게 되니, 그것들이 이제는 비록 낯설게 보이지만, 실상은 그게 화가들이 원래 의도했던 바로 그 그림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