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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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두 번째 읽는다. 외국 책이니까, 특별히 러시아어로 된 책이니까, 두 번째 읽는다.

다른 나라 책 같으면 번역에 문제가 있어도 그냥 어떻게든 넘어갈 수 있는데, 러시아어 같은 경우는 다르다. 그 나라 문화를 제대로 모르니 하나의 번역본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해서 이 책으로, 다른 번역본으로 다시 읽어볼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펴낸 곳이 <머묾>이고 번역자는 승주연이다.

번역자의 약력을 살펴보니. 러시아어를 전공으로 했다. 해서 일단 믿을만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민음사에서 번역 출판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민음사에서는 번역자가 이형재,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박사 학위까지 받았는지라, 역시 믿을만했다.

 

이번에 읽을 때에는 해서 두 책의 번역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었다.

 

예컨대, 이런 번역

 

나는 뒷문으로 조심스럽게 내 방으로 들어갔다. 하인이 바닥에서 자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타 넘고 지나가야 했으며, 하인이 잠에서 깨어 나를 보고(.......) (이 책, 71)

 

나는 뒷문으로 내 방에 들어갔다. 내게 딸려있는 하인이 마룻바닥에 누워서 자고 있었으므로 그의 몸을 타고 넘어가야 했다. (민음사, 43)

 

왜 하인이 주인공의 방 앞 마룻바닥에 자고 있었는가, 하는 의문은 두 개의 번역본을 비교해보니 풀린다. 어머니가 주인공이 늦게 들어오는지 감시하기 위해 그에게 딸린 하인을 그 방문 앞에서 자도록 해 놓은 것이다.

 

이런 것들이 이제 보인다.

 

이 책의 저자인 투르게네프는 유럽 문화의 세례를 일찍부터 받아, 그쪽 문화에 아주 밝은 사람이다. 그는 유럽의 많은 문인들과 교류했는데, 그가 교류한 사람들 중에 에밀 졸라, 알퐁스 도데, 조르주 상드가 있으며 특히 프랑스의 오페라 가수인 폴린 비아르도와의 관계는 연인관계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리어왕>을 러시아어로 옮기기도 하였고, 이를 토대로 한 소설 <초원의 리어왕>을 쓰기도 했다.

 

그러니 그의 작품에 서양문화에 기반을 둔 언급이 없을 리 없다. 이런 것들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나라면 이런 걸 상상했을 거예요. 한밤중에 물결이 잔잔한 강 위에 한 무리의 소녀로 가득 찬 커다란 배 한 척이 있는 거예요. 달빛이 그들을 비추고, 소녀들은 모두 흰옷에 흰꽃으로 만든 화관을 쓴 채로 찬가 같은 노래를 불러요. (.......)

그런데 갑자기 강가가 시끄럽고 어수선하며, 횃불이 보이고 웃음소리와 탬버린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잔뜩 흥이 오른 한 무리의 여자들이 노래하고 소리 지르면서 달려오는 소리예요. (.....) 이 때 화관은 어두운 색이어야 해요. 호랑이 가죽, 술잔,그리고 금(........) (98)

 

이건 분명 디오니소스를 따르는 여신도 무리를 묘사하는 장면이다.

부르로의 그림에도, 로마의 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또 이런 것은 어떤가?

 

이 구름들은 무엇을 닮았나요?

(........)

우리 모두는 <햄릿>에 나오는 폴로니우스처럼 그 구름이 정말로 그 돛을 닮았으며, 우리중 누구도 이보다 더 좋은 비유를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101)

 

이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등장하는 햄릿과 폴로니우스의 대화에 등장하는 구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여자는 누구를 사랑하는가?

 

이 책을 첫 번째 읽을 때는 줄거리 파악에만 신경을 썼다면, 이제 두 번째로 읽어보니. 투르게네프가 줄거리를 이끌어가는데 숨겨놓은 여러 장치를 알게 된다.

예컨대, 주인공이 사랑(짝사랑)하는 이 책의 여주인공 지나이다가 누굴 사랑하는 것 같은데, 그게 누구인지 알아내려고 애를 쓴다. 그런 과정에서 이런 기법을 사용한다.

 

마치 범죄 추리소설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는 것처럼, 투르게네프는 그런 기법을 사용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그 기병 장교에게 질투하고 있었던 것이다. (55)

 

나는 이미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지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었지만, 바로 이 순간 그녀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섬광처럼 내 머릿속을 스쳤다.

맙소사! 그녀가 사랑에 빠졌어! 그녀는 사랑을 하고 있어!’ (91)

 

이 사람인가? 아니면 저 사람인가?’ 나는 초조하게 그녀의 구애자들을 한 명 한 명 떠올려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92)

 

나는 곧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이렇게 속삭였다.

그녀가 사랑에 빠졌어. 하지만 누구를?” (102)

 

주인공은 괴롭다. 주인공은 분명 지나이다를 사랑하고 있지만,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가 있는 듯하다. 그러니 괴로울 수밖에. 그래서 그녀 주변에 있는 다른 남성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보면서, 무언가 단서를 떠올리고, 헤아려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주인공의 심사를 따라가면서 이 책을 읽어보니, 전에 읽을 때와는 다르게 긴장감이 느껴진다.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해서 이 책의 결론 부분에 이르러서는?

 

다시, 이 책은?

 

첫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누구나 첫사랑은 있을 것인데. 주인공을 뒤따라 가면서 새삼 사랑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 독자들은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첫사랑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주인공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으로 책을 놓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모처럼 첫사랑을 생각하면서 책도 보고 사랑도 추체험해보게 되는 독서의 시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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