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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스토리텔링 - 세계인이 사랑하는 K-뮤지엄
황윤 지음 / 소동 / 2025년 10월
평점 :
박물관 스토리텔링 세계인이 사랑하는 K-뮤지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만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를 전시하고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이 책은 박물관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여겨졌다.
족보와 루브르가 같이 언급되고 있는데, 과연 그 연결 고리는 무엇일까 기대된다.
족보 스토리텔링
저자에게 뮤지엄은 박제된 유물이 있는 곳이 아니라, 여러 문화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통찰을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공간이다.
해서 그는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퐁피두센터, 국립중앙박물관 등 세계 주요 뮤지엄의 전시 방식을 비교하며 그들이 어떻게 ‘맥락과 이야기’를 통해 예술을 세계사의 한 줄기로 엮어내는지 보여 주고 있다. 여기서 독자들은 거시적인 시각이 주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먼저 키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법은 전시 기법을 떠나서 관람자의 입장에서도 그 작품을 세계사의 족보 속에서 깊이 있게 읽어 낼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족보 스토리텔링 기법은 전시자나 관람자 모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가 예를 들고 있는 루브르 박물관을 예로 들어보자.
루브르박물관은 유무형적으로 여러 국가에 영향력을 준 뮤지엄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세계사 속 자국 이야기를 ‘메소포타미아→이집트→그리스→이탈리아 르네상스→프랑스’로 연결하는 스토리텔링 구조가 정말 일품이다. (80쪽)
해서 그런 방법을 우리나라의 유물에 적용해본다면 이렇다. 불상을 예로 들어보면,
인도 – 중앙아시아 – 중국 – 한반도 – 일본으로 이어지는 불상의 계보를 따라가다보면
불상 하나만 가지고도 세계사적으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관람자는 단순히 우리 유물 불상을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그 유물을 보게 되어, 결국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이다,
서양 미술사 요약
이 책을 통하여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서양 미술의 역사를 개괄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서양 미술사를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보았다.
14-16세기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17세기 바로크,
18세기 로코코,
18세기 말 신고전주의,
19세기 초반 낭만주의,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기반으로 한 아카데믹 미술,
19세기 중반 인상파로 이어진다. (97쪽)
현대 미술은 보통 인상파를 기점으로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
20세기 초반에는 인상파 – 후기 인상파를 거쳐
모더니즘, 입체파 (큐비즘), 표현주의. 야수파, 추상파, 초현실주의, 신조형주의 등
어마어마하게 많은 파가 등장했다.
20세기 중반이 되자 팝아트, 설치예술, 미디어 아트, 행위 예술, 개념 미술, 미니멀리즘 등 더욱 많은 파가 등장했다.
그리고 21세기 현재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미술이 등장하고 있어서 일일이 구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98쪽)
다시, 인상파를 생각하면
20세기 이후 등장한 그 수많은 미술파의 원천을 찾아 올라가면 언제나 19세기 중반에 등장한 인상파를 만날 수 있다.
기존 예술의 공고한 틀을 깨고 인상파가 시도했던 감각이 큰 영향을 주었고 그 이후로 여러 파로 나뉘어 현재의 예술 기반에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98쪽)
예를 들어보자,
인상파 클로드 모네의 <수련>에서 영향을 받은 잭슨 폴록이나 마크 로스코 등의 추상 표현주의,
후기 인상파 빈센트 반 고흐의 영향을 받은 앙리 마티스, 야수파.
그리고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잔의 영향을 받은 피카소의 큐비즘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추상표현주의, 야수파, 큐비즘 등은 각각 또 다른 예술의 원천이 되고 있다. (98쪽)
이를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미술사 도슨트> 박신영) 에서 인용.
인상파가 등장했던 시기는 마침 유럽 문화가 제국주의 + 산업혁명 + 민주주의 + 자본주의 등의 결합으로 무서울 것 없이 세계로 뻗어가던 시기여서 인상파 역시 단순한 서양미술이 아니라 세계미술로 인식되었다. 전세계가 유럽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듯 인상파 형식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른바 서양 문화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예술이 된 것이다. (100쪽)
그 때문에 수많은 세계적 뮤지엄에서도 어떤 다른 예술보다 인상파를 주인공으로 대접하고 있다. (100쪽) 그래서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현대미술을 인상파에서부터 이어지는 흐름으로 파악하게 된다.
이런 것, 아주 의미 있는 정보다.
세계의 뮤지엄이 문화가 발달하면서 각자가 지향하는 스토리텔링이 개성적으로 구분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고대부터 근대 이전까지는 루브르 박물관,
근대는 오르세 미술관,
현대는 퐁피두 센터로 구분하고 있다. (13쪽)
그리스 문화에 대한 인식.
유럽에서 건너간 이주민들이 건설한 미국에서도 그리스를 자신들의 문화적 뿌리로 여긴다. (47쪽)
2025년의 일이니까 아주 최신의 정보다.
2025년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새롭게 이집트대박물관이 개관했다.
그런데 그 박물관 개관을 위해, 일본에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000억원을 30년 상환하는 것으로 하고 1.5%의 저금리로 빌려주었다 한다. (56쪽)
다시, 이 책은?
저자가 박물관에 작품 또는 유물을 어떻게 전시할 것인가에 대해서, 족보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그런데 그 특이함은 그 작품 또는 유물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뿌리와 계통이 있다는 점에서, 저자가 말한 족보 스토리텔링이 일리가 있다.
뮤지엄에 전시하는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 작품이 지니는 미술사적 측면에서 역시 족보가 있다는 것이 분명하가. 그러니 족보 스토리 텔링이 또한 일리 있다. 특별히 나로서는 서양미술의 사조에서 인상파가 가지는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서, 아주 의미있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