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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추천사>에서 이런 말을 만난다. 우리 인생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추천사를 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가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러 가는 가장 큰 이유는 한 번뿐인 순간이 주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같은 곡이라도 매번 조금씩 다르게 연주되며, 무대 연출이나 관객의 반응에 따라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진다. (..........) 우리의 인생 또한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자유의지라는 세 연주자가 들려주는 생애 단 한 번뿐인 협주곡이라는 말이다, (6쪽)
우리 인생과 음악, 특별히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음악, 그런 말로 우리 인생을 비유할 수 있다니, 인생이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이 책 앞표지에는 제목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말이 보인다.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그렇다.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 세 가지다.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
이 책에서 그 세 가지 항목에 대하여 관한 고찰이 이어진다.
그 지향점은 이것이다.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을 수 있다.
하나는 큰 줄기, 큰 흐름을 따라 읽어가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를 밝히는 안내서이다.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여러 논의가 이어진다. 그런 논의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현재까지 줄기차게 지속되어 온 본성과 양육의 논쟁도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서 이런 정보를 접하게 된다. 우리가 가진 지식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연구에서 형제자매 간 차이를 보이는 특정한 환경적 요인이나 경험과 특정한 행동 결과의 체계적인 연관성을 조사해 왔다. 부모의 차별적 양육, 또래 관계, 형제간 상호 작용, 교사와의 관계, ‘가족 구도(family constellation)’ 같은 요인 말이다. 그리고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분명했다. 적응력, 성격 특성, 인지 능력 등 다양한 결과를 신뢰할 만하면서 일관성을 갖춘 의미 있는 효과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98쪽)
우리는 보통 뇌에 관해 오해하기도 하는데, 이는 주로 예술 작품이나 애니메이션에 표현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뉴런’이라는 신경 세포가 모두 같으며 무작위로 배치되어 있고. 인접한 뉴런끼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해면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103쪽)
두 번째는 각각의 챕터를 읽다보면 알짜배기 정보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니 개개의 정보를 알아간다는 차원에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리 감각계는 특정 종류의 자극만을 감지할 수 있다. (204쪽)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함으로써 되도록 많은 의미를 추출하는 것이다. (205쪽)
우리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이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로, 철학자들이 수천 년 동안을 고민해 온 주제이다. 두 사람이 주관적으로 같은 지각 경험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쩌면 원칙적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203쪽)
그 결과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는가 하는 주관적 체험뿐만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수준의 차이에도 영향을 받는다. (204쪽)
지각의 핵심은 유기체가 주변 세계에 무엇이 존재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204쪽)
‘움벨트’
독일의 생물학자 야곱 폰 윅스퀼 :
각 종이 살아가는 지각 세계를 ‘움벨트’라 이름했다. 각 종이 주변 세상의 극히 일부, 즉 자신에게 의미있는 요소만을 지각하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 설명한다. (213쪽)
지각은 곧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기술을 생후 몇 년에 걸쳐 익히고, 그 뒤에도 점차 능숙하게 다루어 나간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을 감지하는 것을 넘어, 유형에 따라 분류하는 법을 배운다. 생물과 무생물, 동물, 사람, 개, 돌, 건물, 도구, 장난감, 음식 등처럼 말이다. (224쪽)
지능의 핵심은 곧 점차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구체적인 사례에서 큰 교훈을 도출한 다음, 이를 다른 상황에 유추하여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250쪽)
A가 B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배운 후, A 와 비슷한 것이 B 와 비슷한 것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추론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유추의 힘이 지능의 핵심이다. (250쪽)
이를 시각 체계로 바꿔 생각한다면,
처음에는 단순한 점과 선과 경계, 이어서 형태와 사물, 그리고 도구나 동물, 얼굴 등 사물의 유형까지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진화의 어느 단계에서 추상적인 사고 능력, 즉 생각하는 능력은 언어의 발생으로 이어진다. (252쪽)
나는 언제까지 나일까?
여기 아주 흥미로운 논의가 하나 있다. 나는 언제까지 나일까?
<추천사>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 책이 강조하는 내용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다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달라진다는 것이다. (7쪽)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나, 그러면 그 ‘나’는 언제부터 언제까지일까?
다음과 같은 말은 그 ‘나’를 정의하는데 참고할 말이라 생각된다.
뇌의 유연함은 무한하지 않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뇌는 변화와 더불어 일관된 자아 정체성과 구조를 유지할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다. 뇌가 끊임없이 전면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면, 우리는 결코 우리일 수 없을 것이다. (405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또한 읽고나서도 드는 생각은,
한 번도 내가 나라는 존재에 대하여, 그 근원과 과정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저 살아있으니까, 그저 이렇게 살고 있으니까 나겠지, 라는 생각 정도 했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겨우 떠올린 생각이다.
해서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왜 나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사족, 뜻밖의 두뇌 훈련
이 책을 읽다가 추억(?)의 지능검사 문항을 만났다.
중학교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기억조차 어렴풋한데 학교에서 지능검사라는 시험 아닌 시험을 본 적이 있다. 그때의 문제가 어떤 것이었는지 물론 기억조차 없지만, 이 책에서 그 중 몇 개 문항을 만난다. 반갑다. 그중의 한 문제 여기 옮겨본다.
독자들도 같이 풀어보시라.

답항이 다행하게도 객관식이다. 그러니 그 중에 답이 분명히 들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