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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세계사를 훔친 오류와 우연의 역사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글루 / 2025년 6월
평점 :
아메리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메리고 베스푸치 (1454-1512)
르네상스 시대 역사를 공부하다가 피렌체에서 만난 인물이다.
피렌체의 인물중 르네상스 시대와 관련있는 인물들이 우피치 미술관 로지아에 동상이
되어 서있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다.

그 사람 아메리고 베스푸치를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어떻게 해서 그의 이름이 콜럼버스가 발견한 대륙에 붙여지게 되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그런데 내가 그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은?
시대는 르네상스 시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의 피렌체.
그리고 그의 이름이 새로 발견된 신대륙에 붙여졌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탐험가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알고 있었던 것은 요즘 인터넷 상의 검색을 통해 얻은 자료들 때문이었다.
간단하지만 아주 명료하게 그의 행적을 소개하고 있는 나무위키와 위키백과,
그런 자료 덕분에 아메리고에 대하여 어느 정도 감은 잡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자료들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다.
해서 츠바이크의 이 책을 보니, 차원이 다르다,
인터넷에만 의존하면 얻은 지식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책에는 그의 생애가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굳이 인터넷에서 얻은 자료와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여기에서 그의 생애가 자세히 소개되고 있으니 이 책 171쪽에서 179쪽을 참고하시라.
거기에는 순전하게 그의 생애가 소개되고 있다.
그가 썼다는 책들의 진위에 대하여, 또한 그의 명성이 잘못 알려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이 책의 다른 곳에서 잘 다루고 있으나, 그 부분의 진위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그의 인생 이야기부터 알아두면 좋을 듯하다. 그래서 이런 기록은 의미가 크다.
그는 교육을 받은 피렌체 사람으로 지적 수준에서 함께 여행한 대부분의 다른 동료들보다 훨씬 우월했기 때문에 틈나는 대로 항해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
(........) 여러 달 동안 계속된 이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에는 숙련된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176쪽)
그는 여행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예전의 자신의 고용주이자 개인적인 친구인 메디치가의 로렌초에게 여행에서 본 것에 대해 편지를 써서 정직하고 충실하게 보고했다. 그밖에도 그는 일기를 기록했다가 그것을 포르투갈 왕에게 전달했다. (180쪽)
위의 말과 다음 말을 같이 해 읽어보면 아메리고 베스푸치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알게 될 것이다.
그는 언제나 진실만을 보고했다. 그는 황금과 보석을 약속하지 않았으며, 원주민들의 이야기로는 그곳에 황금이 있다고 하지만 자신은 도마(Thomas)처럼 남의 말을 믿는 데 조심성이 있다고, 그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가르쳐줄 것이라고 겸손하게 보고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황금과 돈 때문이 아니라 발견에서 느낄 수 있는 이상적인 즐거움 때문에 배를 타고 탐험에 나선 것이었다. 그는 사람들을 고문하거나 폭압적인 모든 정복자처럼 다른 나라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지도 않았다. 그는 인문주의자이자 학자로서 나름의 도덕과 관습을 갖고 있는 낯선 민족들을 그저 관찰하고 묘사했을 뿐 그들을 칭송하거나 비난하지도 않았다. 그는 프톨레마이오스와 위대한 철학자들의 현명한 제자로서 새로운 별들의 궤도를 관찰하고 오로지 그 안에 숨겨진 기적과 비밀을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바다와 육지를 탐험했다. (108쪽)
그의 항해와 그가 썼다는 책에 대하여
이 부분이 문제다. 그가 썼다는 책에 그는 4번의 항해를 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가 썼다는 책, 또는 그의 항해를 기록한 책은 다음과 같다.
『신세계』
전체는 4- 5쪽이 되었으며 그 책의 저자는 알베리쿠스 베스푸치우스 또는 베스푸티우스라 되어 있다. (45쪽)
『베스푸치가 네 번에 걸친 여행에서 발견한 섬들에 대한 편지』
이 책자의 끝부분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1504년 9월 리스본에서, 리스본의 상무관 아메리고 베스푸치.” (61쪽)
『새로운 세계와 피렌체 출신의 베스푸치가 새로 발견한 땅들』
비첸차의 한 인쇄업자가 1507년에 발간한 126쪽의 책 (67쪽)
이런 책을 비롯하여 아메리고가 의도하지 않은 책자들이 등장하면서 각종 오해와 오류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런 책들을 가지고 후에 아메리고를 비난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의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이 책의 저자 츠바이크는 그 과정을 날카롭게 살펴보면서, 아메리고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베스푸티우스는 실제로 아메리카를 발견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발견이나 발명은 그것을 행한 사람보다는 그것의 의미와 작용을 인식한 사람을 통해 궁극적인 타당성을 얻기 때문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공적을 세웠다면, 베스푸티우스는 콜럼버스의 행위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통해 공적을 쌓은 것이다. (59쪽)
여기 베스푸티우스가 바로 아메리고 베스푸치다. (62쪽)
나무위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은 위의 기록을 토대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학자로써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나 전기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역사의 전환점을 만든 것은 발견 자체가 아니라 발견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요지의 주장으로 아메리고가 최초의 근대인(하라리)/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자(슈테판)라는 명예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의 저자 츠바이크는 아메리고를 비난하는 측과 옹호하는 측의 주장을 낱낱이 소개하면서 츠바이크는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양쪽의 주장을 분석하며 어떤 점에서 오해와 오류가 시작되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 읽는 재미란 바로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