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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세트 - 전2권 -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ㅣ 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윌리엄 셰익스피어 외 지음, 김연수 옮김, 안지희 감수 / 히스토리퀸 / 2025년 6월
평점 :
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클레오파트라처럼 문제적 인물이 있을까?
그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말들이 있다.
천하의 요부, 한 남자를 망친 여자, 라는 평가도 있는가 하면 기울어가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애를 쓴 여왕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한 파스칼의 <팡세>에서 그 유명한 구절도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파스칼은 그의 책 <팡세>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공허를 확실히 알고자 하는 사람은, 연애의 원인과 결과를 생각하면 된다. 그 원인은 ‘나로서는 모르는 것(코르네유)’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무섭다. 나로서는 모르는 것이, 사람이 인식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사소한 것이 전 지구와 황후와 군대와 전 세계를 움직인다.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는 달라졌을 것이다.]
참으로 난해한 구절이다. 지금이라도 파스칼을 만나 그 말의 진의를 묻고 싶다.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 ‘어떻게’를 알아내기 위해 여러 책을 읽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난다.
<클레오파트라의 남자들>, 책은 두 권이다.
클레오파트라의 주변에 있던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두 명이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
그 두 사람과 클레오파트라의 관계를 각각 희곡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 남자들과의 사이에서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그 난국을 헤쳐나갔는지를 알 수 있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그 두 명의 남자는 각각 만났고, 서로 사랑했다.
그런 사랑의 이야기가 희곡으로 전개된다.
먼저 만남의 순서를 따라가보자.
카이사르를 먼저 만났고, 카이사르가 죽은 후 로마 정세의 변동에 따라 이윽고 그녀에게 안토니우스가 운명처럼 나타난다.
『클레오파트라와 카이사르』
조지 버나스 쇼의 희곡작품이다.
이 책을 대할 때까지 버나드 쇼가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희곡을 썼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그 전에 조지 버나드 쇼의 이 작품을 토대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몰랐다. 오래전에 그 영화을 본 기억은 어슴푸레 나지만, 그게 버나드 쇼의 작품을 토대로 했다는 것은 기억에 없다.
해서 이 작품은 새로웠다.
그 둘은 어떻게 만났을까?
우리가 보통 알기로는 카이사르가 이집트에 온 후, 카페트로 감싼 뒤, 그 카페트를 시종이 들고 카이사르에게 간다. 그게 아마 가장 유명한 장면 아닐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에 그런 장면이 등장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스핑크스에서 만난다.
이 희곡의 끝 부분에 재미있는 설정이 등장한다.
바로 카이사르가 안토니우스를 클레오파트라에게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다.
그는 활기차고 새로우며, 강하고 젊고, 아침에는 희망을 품고, 낮에는 싸우며, 저녁에는 흥청댄다오. 카이사르와 이 남자를 교환하겠소?
이런 카이사르의 말에 클레오파트라는 묻는다. 그의 이름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 (221쪽)
그런 약속을 한 카이사르는 로마로 떠나면서 이 희곡은 끝난다.
마치 그 다음 안토니우스 편을 예고하는 듯하다.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역시 카이사르를 주제로 다른 희곡을 쓰긴 했지만 거기에는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상대역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는 버나드 쇼의 작품과는 그 결이 다르다.
두 사람간의 사랑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다. 그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결국 둘을 죽음으로 이끌어간다. 만나서 사랑하고, 그리고 죽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모습이 로마의 정세와 맞물려 진행이 된다.
그때 등장하는 한 남자가 있으니 바로 옥타비우스, 후에 로마의 초대 황제가 되는 인물이다.
그리고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공동 전선을 펼쳤지만, 패전하고 쫓겨오게 되면서, 그 두 사람의 인생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 죽음에는 그 둘의 사랑도 같이 묻힌다.
다시, 이 책은?
역사에 클레오파트라는 등장한다.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인물이니 당연히 역사책에 등장한다.
그런데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라고 해서 모두 문학작품에 등장하지는 않는다.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이 문학작품에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인물이 중요하다는 것과 또한 해석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클레오파트라는 어떤 사람인가?
역사책을 통하여 그 인물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문학작품에서 클레오파트라를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버나드 쇼와 셰익스피어.
세계 문학의 큰 별, 그 두 사람이 그려낸 클레오파트라, 과연 어떤 사람인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클레오파트라의 인생을 좀더 의미있게 살펴보는 문학적 탐구 생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