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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 -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야마가미 야스오 지음, 김진아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4월
평점 :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만화로 보는 명화의 이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책 제목을 살펴보자.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림 속 이야기>
맞다. 음악은 모르겠는데, 그림은 알고 보아야 한다. 알고 보아야 그림의 내용이 이해되고 따라서 흥미가 생긴다. 예컨대 서양 사람, 우리나라 <흥부전>을 모르는 사람이 화초장 들고 내를 건너가는 놀부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본다면 어떨까?
그 외국 사람에게 그 그림은 그저 하나의 조선 사람을 그린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흥부전>을 알고 있다면, 그래서 놀부가 지금 지고 가는 가구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면, 그 그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림의 그 장면에 이어 어떤 장면이 등장할 것인지 기대가 되어서 그 그림은 아주 흥미로운 화제(畫題)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보자, 그런 그림들이 등장한다.
1장 신들의 막장극 ‘그리스 신화’ 그림
2장 스케일이 너무 큰 ‘구약성서’ 그림
3장 예수는 슈퍼스타! ‘신약성서’ 그림
4장 피를 피로 씻는 암흑의 ‘왕실 역사’ 그림
5장 수수해 보이지만 가슴 뜨거워지는 ‘근대 도시 생활’ 그림
6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논란을 일으키다? ‘인상파’ 그림
7장 피를 피로 씻는 암흑의 ‘왕실 역사’ 그림
신화를 소재로 하는 그림들
성경, 구약과 신약에서 가져온 이야기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
그리고 유럽의 왕실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
이런 것들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은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그 내용을 알고, 보아야 한다.
그림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이야기 들려준다.
예컨대 64쪽의 <수태고지>를 살펴보자.
두 명의 여인이 좌와 우에 앉아있다. 왼쪽에 있는 여인은 등에 날개가 달려있으니, 분명 천사다. 우리나라에서 천사(선녀)는 날개 대신 선녀 옷을 입고 있는데 반하여 서양에서 천사는 날개가 달려있다. 그러니 분명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어떤 여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것이다. 그 공손한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그 천사 앞에 있는 여인은 고귀한 여성임에 틀림이 없다.

누굴까?
그렇게 시작되는 궁금증이 이 그림에 대한 흥미를 일으킨다.
이 그림은 신약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으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 장차 마리아가 아이를 갖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러 온 장면이다.
제목은 그래서 <수태고지>, 수태(受胎)될 것임을 알려주러 왔다(고지, 告知)는 의미이다.
이렇게 여기 실린 그림마다 그 속에 사연이 있는데, 그 사연을 저자는 그림으로 그려 설명해주고 있다.
그림에 얽힌 이야기는 없을까?
그렇다면 그런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 말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는 없을까?
있다. 여기 뭉크가 그린 <절규>를 살펴보자.
이 그림은 그림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사람 한 명이 무언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 그림에 대한 반응을 먼저 보여준다.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네.... 뒤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
그렇다. 이 그림에는 단지 앞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사람, 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뒤에 두 사람이 보인다. 그들은 누구일까?
거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서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만화로, 그러니까 그림을 그림으로 설명하고 있다.
뭉크는 이 그림에 대해 일기에 이렇게 기록을 남겼습니다.
나는 두 친구와 다리를 걷고 있었다.
갑자기 하늘이 피처럼 붉게 변했다, 친구는 계속 걸었지만 나는 걸음을 멈춘 채 불안에 떨여 서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을 꿰뚫는 끝없는 절규를 들었다.
그래서 <절규>라는 그림의 화폭 속 이야기와 그 뒤에 보이지 않은 이야기까지 독자들은 듣게 된다. 그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그림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책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도움을 받아야 그림을 제대로 보고 읽을 수 있다.
우리 곁에는 그림들이 많이 보인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정말 훌륭한 그림이 많이 있는데도 혹시 우리가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를 찾지 못해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을 보면, 적어도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림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읽을 수 있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