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맛집 도문대작 - 내란수괴 이이첨과 허균의 왕 만들기
임요희 지음 / 세상의아침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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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맛집 도문대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 <도문대작>이란?

 

도문(屠門)은 푸줏간.

대작(大嚼)크게 쩝쩝거린다는 뜻이다. (12)

 

<도문대작>은 허균이 쓴 책이름이다.


허균이 <성수시화>를 지었고, 시문집 <성소부부고> 26권을 탈고했다,

<성소부부고> 맨 마지막 권이 음식 품평책인 <도문대작>이다. (121)

 

여기에서는 허균이 개설한 주막집 옥호로 사용된다. 즉 음식점 이름이 도문대작이다.

이 책은 그 주막, 도문대작을 무대로 하여 벌어지는 역사 팩션이다.

주인공은 일단 허균.

 

역사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일인데,

 

줄거리 속에서 과연 어느 게 역사적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작가가 상상으로 원래의 사실에 덧붙인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건, 그래서 확인해 보았다.

 

허균이 전시 대독관으로 시험 부정과 연루해 함열로 귀양을 갔다. (120)

 

이에 대하여는 이런 역사적 기록이 보인다.

[161010월 전시(殿試)의 대독관(對讀官)으로서 과거 답안지를 채점하면서 형 허성의 셋째 아들 허보(許寶)와 셋째 딸의 남편 박홍도(朴弘道)를 합격시켰다는 혐의로 사헌부가 탄핵했다.]

 

허균이 도승지 벼슬을 했는가? (133)

 

이건 사실이 아니다. 허균이 도승지로 일했다는 것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의 역할을 부풀리기 위해 도승지 벼슬을 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이 옥에서 자결했다. (155, 173)

 

이것 역시 사실이 아니다.

[능창군은 1612(광해군 4) 겨울에 능창군으로 진봉되었다.

어려서부터 지혜로웠고 독서를 좋아했으며 외모도 훤칠하게 잘 생겼고 무술에 뛰어나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는 등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다고 하는데 그래서 붙은 별칭이 '현공자(賢公子)'였다.

능창군도 역시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으로 추대했다는 것이라는 누명을 씌어 잡혀와 창덕궁 인정문 뜰에서 광해군에게 직접 심문을 받았고, 이후 잠시 옥에 갇혔다가 강화도 교동군으로 귀양을 떠났는데, 거기에서의 생활이 혹독했다. 결국은 견디지 못한 능창군은 16151117일 유배지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나이는 겨우 17.] (나무위키)

 

이렇게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사건이 결합하여 이 소설을 만들어가고 있으니,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작가의 상상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관심을 갖고 읽으면, 재미있는 소설이다.

 

등장인물은?

 

허균, 허준, 이이첨, 광해

능양군 후에 인조가 되는, 선조의 후궁 인빈 김씨의 손자. (104)

능창군 – 귀향지에서 자살

강변칠우 박응서, 서양갑, 심우영, 이경준, 박치인, 박치의, 김명손.

그밖에도 윤선도, 김성립 등이 등장하는데, 주요 줄거리와는 관련이 없다.


여기까지가 역사상의 실존인물이고, 그밖에 작가가 만들어 투입한 가상의 인물들이 또한 많이 나온다.

 

서양 문화가 그 때에 소개되었나?

 

메뉴판은 만유판으로 등장한다. (13)

 

도문대작에서 음식을 주문받으면서 만유판를 보여준다.


여기 만유판이 있으니 이 중에서 골라보시지요.

메뉴판? 그것이 무엇이요?

메뉴판이 아니고 만유판(萬有板)입니다. 만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는 뜻이지요.

 

여기에 쇼생크 탈출도 등장한다.

 

저 서역 너머에 소생구(甦生口)라고 하는 감옥이 있었다.

그곳에 갇혀 있던 자가 열자나 되는 벽에 구멍을 내고 구멍을 내어 탈출에 성공하니 중국에까지 소문이 났다. (72)

 

그 다음에 이런 이야기, 소개하는 데에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잉글랜드라 하는 섬나라가 있는데, 그것 튜터 왕조에 에드워드 6세라하는 왕이 있었습니다. (192)

 

이런 일을 꾸미는 주인공 허균이 그렇게 <왕자와 거지> 이야기를 광해에게 들려주며, 잠시동안 왕이 도문대작에 숨어 거처하고, 궁에는 왕의 대역으로 다른 사람을 보내는 계책을 제안하자, 광해는 그대로 따라한다,


여기에서 문득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떠오른다.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허균, 왕을 만드는 남자>

 

이 소설의 주요 부분이 바로 이부분이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설정을 작가가 가져와서 마음껏 상상을 펼치고 있다.

 

광해는 허균의 계획에 따라 궁을 떠나 <도문대작>에 몸을 숨긴다.

거기에서 몸소 일반 백성들의 삶을 보게 되는데, 그런 가운데 궁안에서의 왕의 삶과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를 깨닫게 되고, 그런 깨달음에 따른 정치 개혁을 하나씩 시행해나간다.

 

즉 궁밖에 있으면서 왕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궁안에서는 다른 사람이 광해 대신 왕이 되어 개혁적 조치를 해나간다는 설정, 그리고... 이하는 생략.


다시, 이 책은?

 

우리가 바라는 왕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현재로 돌아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작가는 조선 시대 광해군의 시대를 빌려서, 현대의 리더상을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실제 역사와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 속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다시 현대로 끌고와서 우리의 바람을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어가는 재미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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