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 엄마
김재성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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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엄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소설인가, 수기인가?

소설 속의 화자는 누구인가?

무당을 엄마로 둔 아들이다. 아들의 입장에서 어머니를 그린 소설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무당이 아니었던 엄마가 갑자기 신을 받고 무당이 된다.

그럴 때 아들의 입장은 어떨까?

그런 과정이 차근차근 펼쳐진다.

 

신기가 들린 어머니의 이야기, 예컨대 이른 아침 누군가(희진이 이모)에게 전화를 건다.

전화 내용은 희진에게 오늘 출근하지 말라는 거다. 엄마의 기분이 무언가 걸리는 게 있어 그러니 오늘은 출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 다음날 뉴스에서 아니나다들까, 그 희진이 이모가 살해당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러니 엄마가 어떤 것을 느끼고, 사전에 조짐을 느끼고 희진이 이모에게 전화를 했다는 거다. (50- 51)

 

이 사건을 화자인 아들은 이렇게 평가한다.

 

그 사건은 내가 무당으로서 우리 엄마는 과연 대단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첫 번째 계기가 되었다. (51)

 

무당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

 

무당은 일반인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알 수 없는 비애에 젖은 직업이다. (51)

 

꺼져, 이제 너랑은 안 놀아. 이 무당 자식아. (83)


잘 지내던 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화자에게 한 말이다. 무당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다. 

 

사람들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내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아닌가 해서 찾아가는 곳이 바로 무당집이라는 것이다. (119)

 

무당의 세계에서는 만신이라는 말은 만 명의 중생들을 먹여살리라는 의미의 단어라 한다. (75)


여지껏 만신 무당이라는 말을 그냥 별 뜻 없이 넘겼는데, 이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런 기록도 있는데, 과연 사실일까 싶다.

무당은 자신의 부모가 죽어도 장례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

 

무당이 자신의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장례에 참여하게 되면, 자기 부모를 데리러 온 저승사자가 무당이 무서워서 부모의 혼백을 데리고 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부모의 혼백은 구천을 떠돌게 된다는 것이다. (193)

 

굿에 관한 기록들

 

여기서 저자는 굿에 관한 여러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것들이라, 여기 몇 가지 적어둔다.

 

한양 12거리 굿 (66- 67)

 

이 굿은 크게 4가지 파트로 이루어지는데

부정거리, 불사거리, 산신거리, 대안주거리.

 

부정거리 : 굿이 시작되기 전에 모든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는 의식.

불사거리 : 가정의 안녕과 건강, 자손들에 대해 빌어주고 공수를 둔다,

산신거리 : 한국의 산신령을 위한 것이다.

대안주거리 : 최영 장군을 위한 거리다.

 

진작 굿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령님에게 감사의 의미로 술잔을 올린다는 의미로, 임금님께 진상하다의 진()과 술잔을 의미하는 작()을 써서 진작굿이라 한다. (85)

 

아들인 저자가 굿에 대한 여러 가지 지식을 가지고 있어, 굿에 대한 기록이 아주 상세하다.

이 부분은 소설도 읽으면서 지금 여러 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당의 굿에 대하여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이런 기록도 있다.

 

한남역 뒤편으로 강변에 자리 잡은 작은 기도터가 있다.

그곳은 옛 명성황후가 굿을 하던 자리로 유명해진 성황당 터라 한다. (74)

 

이런 기록도 남을만큼 명성황후의 굿에 대한 집착은 강했나 싶다, 결국 그런 것들이 조선을 망하게 하는데 일조를 했음이 분명한데 말이다.

그런 곳을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데 그 반대로 그 곳이 명성황후가 굿을 했던 곳이니 그쪽 세계에서는 영험한 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소설이지만, 엄연히 저자의 자전적 기록이 많이 들어있다.

<프롤로그>에 보면, 이건 실제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니 이 책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수기라 할 수 있다. 해서 자전적 소설.

 

이 수필형 소설을 내 엄마의 이야기를 토대로 소설형으로 쓴 것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의 삶과 같이 엄마의 일생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가 무당인 아들의 삶이 엄마의 일생과 엮어지는 가운데, 인생의 의미를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하여 일반인이 접하기 어려운 무당의 세계도 같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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