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전집 1 - 소설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이상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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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전집 1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상의 작품을 몇 편이나 읽었던가?

고작해야 날개, 그리고 그의 그 유명한 시, 13인의 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라는 시.

그리고 그의 생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 몇 조각, 그게 전부일 것이다.

 

해서 <이상 전집>을 들고, 이상을 한번 제대로 알아보리라, 라는 결심을 하고 읽었다.

이 책, 이상 전집 제 1권에는 소설 1212을 포함해 모두 16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중에 읽은 작품을 헤아려보니, 세상에! 날개가 전부였다.

그래서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 다른 참고 도서를 열심히 찾아 읽으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이런 글도 만날 수 있었다.

 

방민호의 서울 문학 기행에서 이런 글, 만났다.

 

이상의 소설 날개에 관해 널리 퍼진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주인공이 백화점 옥상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30)

 

외쳤다외쳐보고 싶었다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

이렇듯 날개의 주인공은 옥상에서 떨어져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미쓰코시 백화점 문을 나서며, 결국 아내로 상징되는 자본주의적 현대의 메커니즘이 지배하는 생활 속으로, 그 피로한 세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과거의 에게는 예술적 삶과 열정으로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한계에서 벗어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의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현실 생활 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자신을 느낄 때, ‘는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37)

 

해서 직접 이상의 날개에서 확인해 보았다.

해당 부분이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일어나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이상 전집1, 233)

 

위의 인용한 글에서 말한 것처럼, 외친 게 아니었다. 외쳐보고 싶었다,고 되어있다.

그러니 나도 그들 누구처럼, 지금까지 누군가 오독한 이상의 날개, 덩달아 같이 따라 읽었던 것이다. 그러한 오독을 이 책을 통해 수정할 수 있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소설 작품마다 주석을 달았다.


그렇게 이상의 작품을 읽어가면서, 느끼게 된 점은 이상의 시대와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이상의 활동 시기가 1930년대이니 지금부터 무려 90년 전의 일이다. 거의 백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말도 많이 변했을 것이다. 그렇다. 변한 것은 나라만, 사회만 바뀐 것이 아니라 말도 생각도 다 변하고 변했다. 그래서 말에 대한 해설이 필요한데, 이 책의 편자는 각 작품마다 친절하게 주석을 달아놓았다.

 

이상의 날개에서는, 이런 것들 먼저 눈에 띤다.

 

여러 가지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비웃 굽는 내, 탕고도란 내, 뜨물내, 비눗내. (210)

 

뒤의 주석에 보면,

비웃 : 생선으로서의 청어를 일컫는 말

탕고도란 : 일제 시대 화장품 이름

 

이렇게 주석까지 참고하면서 읽어가면서 조금더 이상의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상의 종생기는 어떤가?

 

종생기는 말 그대로 생을 마치며 남기는 기록이라는 말이다.

 

이 소설에서 이상은 톨스토이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한다.

 

우리들의 톨스토이(물론 당시 톨스토이 이름은 다르게 부른다)는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나선데까지는 기껏 그럴 성싶게 꾸며 가지고 마지막 5분에 가서 그만 잡쳤다. 자지레한 유언 나부랭이로 말미암아 70년 공든 탑을 무너뜨렸고 허울 좋은 일생에 가실 수 없는 흠집을 하나 내어 놓고 말았다. (295)

 

그렇게 시작하는 종생기는 서서히 본인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나는 지금 가을바람이 자못 소슬한 내 구중중한 방에 홀로 누워 종생하고 있다. (297)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로 진입한 소설은 이렇게 마감을 향해 간다.

 

누누한 아내 혼수 덕으로 부디 내 시체에서도 생전의 슬픈 기억이 창궁 높이 훨훨 날아가나 버렸으면...... (316)

 

이상의 종생기를 여러 각도로 읽어보면, 그의 인생이 조금은 더 가깝게 보이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이 책, 이상 전집 제 1권에는 소설 1212을 포함해 모두 16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 소설 16 편을 읽어가며 이상의 세계로 점차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간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던 이상, 이제 다르게,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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