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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임영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2월
평점 :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전도사라는 말이 있다.
교회에서 기독교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도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일을 신명나게 전하러 애쓰는 사람을 또한 전도사라 부른다.
저자를 한국문학 전도사라 하는 것은 그래서 맞다. 저자가 하는 일이 바로 전도사의 일이기 때문이다, 종교를 전파하는 전도사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한국 문학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기에, 저자를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라 하는 것이다.
프랑스에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을 갔다가, 거기에서 한국 문학을 번역하며 한국 문학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의 전도사 활동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세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파리에서 한국문학의 전도사가 되다
2장 운명의 방향
3장 한국문학 번역가의 일상과 과제: 현재와 미래
1장에서는 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 한국 문학을 번역하게 되는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서는 한국에서 석사를 받은 다음 강단에서 후학을 가르치다 다시 프랑스로 가서 박사 학위를 얻기까지의 이야기가 들어있으며
3장에서는 번역사로서의 일상과 한국 문학의 번역 작업에 대한 전망도 담아놓고 있다.
먼저, 저자가 프랑스에 전한 한국문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그중 몇 작품 적어보자면 이렇다.
저자의 손으로 번역되어 나온 책들
『고양이 학교』, 『토끼전』, 『달려라, 봉구야』 등이 있고,
작가들은?
김진경, 김탁환, 반디, 공지영, 편혜영, 김영하, 정유정 등이 있다.
책을, 작가들을 만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소개해주는 작품들, 그리고 작가들을 만난다.
몰론 그 작품들, 작가들은 저자와 인연을 맺은 책과 작가이니만큼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르게 만나게 된다.
그래서 그 작품들과 작가들을 다른 시각으로 대하게 되었다.
프랑스에서 『도가니』가 출판되다.
우리에게 영화로도 만들어져 그 의미를 새기게 되는 작품, 공지영의 『도가니』도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물론 그 전에 공지영 작가의 다른 작품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봉순이 언니』, 『높고 푸른 산』이 이미 저자의 손에 의해 번역 출판되었다.
처음 소개했을 때는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라고 꺼려했지만,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일어났고 온갖 종류의 성폭행 사건 고발이 잇달아 난무하는 프랑스의 당시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볼 때 『도가니』가 동떨어진 딴 세상의 이야기라고만은 할 수가 없었다. 이 작품은 2020년 9월에 『침묵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필립 피키에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82쪽)
그런 것을 보니, 아무래도 세상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통한다고 생각이 된다.
리옹 제 3대학, 카멜레온 문학상과 김탁환 작가 (70- 75쪽)
리옹 제 3대학에서는 해마다 한 나라를 지정해 그 나라의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있는데, 2018년이 한국의 해로 지정되어 한국 문학중에서 문학상을 선정했다고 한다.
이때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은 다음 세 권이다.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
김연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한강 『채식주의자』
이중에서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2018년 1월 말의 일이다.
그래서 작가 김탁환은 프랑스로 초청을 받아 와, 여러 곳을 다니며 여러 행사에 참여한다.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을 접해볼 수 있었다.
아, 내가 읽었던 책 김탁환 『방각본 살인사건』이 그런 책이었구나 하는 새삼스런 깨달음까지.
저자의 프랑스 학업
우리 나라와 프랑스의 교실 풍경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저자가 박사 학위 공부를 위해 도착한 프랑스, 그곳의 교실 풍경은 우리와 달랐다.
그런 달라진 환경에서 언어의 문제부터 시작하여 고군분투한 저자의 모습에서 많이 배운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수업 내용과 방식은 한국에서 경험한 것들과는 차원이 달랐고, 나는 그런 수업들에 매료되어 깊은 감명을 받았다. 교수가 선택한 한 권의 교과서나 누군가가 직접 쓴 책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이 아니라, 교수들이 자신들이 직접 연구하고 창조해낸 이론과 지식들을 강의했다. (143쪽)
이미 만들어진 지식들을 수동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딱딱하고 경직된 수업 분위기가 아니라 자유분방함 속에서 새로운 지식의 잉태를 논하는 열정과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였다. (144쪽)
다시, 이 책은?
요즈음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우리 문학이 외국어로 번역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외국인이 읽어주어야 하는데, 번역이 되지 않으면 그저 우물 안의 개구리 격이니, 스웨덴 한림원은 고사하고 다른 외국인들이 알 리가 있나. 그러니 번역이 참 중요한 것이라는 것,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는 이미 30년부터 외국에서 우리문학을 소개하고 있었다니, 이런 분의 노고가 쌓이고 쌓여 우리 문학의 우수성을 외국에서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저자와 또한 그것을 위해 수고하는 많은 기관과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특히 저자는 한국 문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프랑스에서 홀로 갖은 어려움을 겪어가면서 우리 문학을 알리는 데 앞장 섰다는 점, 높이 사고 싶다. 이 책은 그런 수고의 기록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더하여 많은 우리 문학작품이 외국에 번역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