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시대 - 로맨스 판타지에는 없는 유럽의 실제 역사
임승휘 지음 / 타인의사유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족 시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귀족이 나오지 않는 서양 문학, 영화는 드물다.

어떤 경우는 등장인물이 모두 귀족이다. 물론 그런 귀족을 보필해주는 하인 등은 귀족이 아니지만, 귀족은 그렇게 우리 앞에 자주 보이는 존재이며, 그런만큼 중요한 지위에 있다.

 

그렇다면 귀족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이 책은 그런 궁금증을 추적해보고 있다.

해서 이 책에 들어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프롤로그: 귀족, 화려하지만 모호한 이름

Chapter 1 키워드로 읽는 귀족 문화

Chapter 2 귀족의 일상 엿보기

Chapter 3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귀족들

Chapter 4 낯설고 신기한 귀족의 세계

에필로그: 무엇도 잃지 않으려면 모든 것을 바꾸어라

 

저자는 왜 이 책을 썼는가?

 

귀족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귀족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기 때문이다. (5)

 

그래서 서양에서 유래된, 그리고 실제 존재했던 귀족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자는 차원에서 이 책을 쓴 것이다.

 

대체 귀족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가문이나 신분 따위가 좋아 정치적, 사회적 특권을 가진 계층 또는 그런 사람이 사전적 정의이다.

 

그런 귀족이 우리 사회와는 동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의 저변에는 귀족이라는 개념이 암약하고 있는 게 아닐까, 염려되는데 저자도 그런 차원에서 귀족을 샅샅이 훑어보고 있다고 본다.

 

일단, 문화사와 역사를 살펴보는 데 귀족의 개념이 중요하다. 

 

이 말은 귀족이란 존재가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문학 그리고 역사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말이다, 자주 등장하는 존재인 귀족이니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 먼저 알아야 한다.

귀족들은 무슨 일을 했을까? (259쪽 이하)

 

귀족은 싸우는 자이다. (259)


이런 말이 형성되는 과정이 재밌다,

 

기사는 하나의 전문화된 전사 집단으로 사회적 위신과 정치적 권위를 확보하면서 서서히 귀족이라는 신분으로 정착했고, 그 결과 귀족이 하는 일은 전투라는 관점이 만들어졌다. (260)

 

그렇게 시작된 귀족들, 봉건제가 완숙해진 시기에는 장원의 관리와 통치, 주군에 대한 조언, 군사 훈련, 주군에 대한 봉사가 포함이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제 귀족은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자주 보게되는 주군을 위한 신하의 자리에 위치하면서 주군을 위해 각종 일을 대행해서 처리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투도 당연히 포함된다.

 

저자는 이렇게 평한다.


요컨대 귀족에게 당신은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그 대답은 쌈박질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귀족의 삶이란 생산활동을 철저히 배제한 소비를 위한 삶, 일종의 사치라고 볼 수 있다. (261)

 

저자의 평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 유럽의 역사를 훑어보자. 그게 결코 가혹한 평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친다면, 너무 단편적으로 귀족을 이해하는 게 된다.

 

역사의 진행에 따라 사회가 분화되면서 단순한 싸움꾼으로서의 귀족은 이제 다양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들이 이 책의 앞에 등장한다.

 

이런 것 알게 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우리들 흔히 말하는 게 있다. 유럽의 상류층이 갖고 있던 중요한 의식이 있는데, 그것을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 인사들이 본받아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과연 노블레서 오블레주는 어떤 것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상류층, 지도층이 가져야할 덕목인가?

 

오늘날 퍼져 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이미지는 서유럽 귀족의 역사적 실재와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자선이나 시혜의 미덕쯤으로 이해한다면 더욱 그렇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의 의무와 책임의식을 의미하는데,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능력이 안 되어도 동료 귀족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수행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전장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게 싸울 것, 두려워도 결투에 나설 것, 당장 가족의 끼니를 걱정할 처지라고 해도 구걸하는 빈민을 모른 척하지 말 것. 이 모든 것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동료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는 태도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48)

 

그러니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현재 모습은 우리가 생각한 바와 같지만, 그 기원은 다르다는 것이다.

 

만나게 되는 책들, 문학 작품들

 

<삼총사>, 알렉상드로 뒤마 (28, 175)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48, 112, 113, 120)

 

특별히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1803)이 자주 인용되고 있는데, 이는 당시 사회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회의 연애와 결혼, 지위와 재산, 가문과 개인, 인습과 각성 등 근대 소설의 모든 정수가 이 한 편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니스의 비밀>, 애거사 크리스티 (49)

<동 쥐앙>, 몰리에르 (50)

<전망 좋은 방>, 포스터 (80)

<군주론>, 마키아벨리 (210)

<표범>,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 (272)

 

다시, 이 책은?

 

저자도 말한 바와 같이 이론적이고 전문 역사가다운 이야기가 마지막 장에 배치되고, 귀족이 성립된 다음에 살펴야 할 귀족의 여러 모습을 앞장에 배치했다는 것은 귀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함이라는 것 알아두자. 

 

그러니 독자들은 때로는 앞장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가면서 귀족의 모습을 살펴보거나, 아니면 마지막 장을 먼저 읽고 다시 거꾸로 앞장으로 돌아와 귀족의 모습을 살펴봐도 좋을 것이다.


귀족이란 개념이 모호하다며 시작한 이 책은 귀족의 키워드를 남다름으로 뽑아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그 '남다름'이란 키워드에서 우리는 귀족의 진정한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을 음미해보자. 귀족 시대

그러니 이 책은 귀족을 말하면서, 귀족이 있었던, 행세했던 시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귀족 시대는 귀족이 있었던 시대를 의미한다.

이 책은 따라서 문화사이면서 역사서이기도 하다.

 

서양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즐겨 읽을만한 거리가 많이 들어있다.

해서 서양사에 대한 지식과 서양사를 이끌어온 귀족의 마음가짐도 같이 배울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