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스미타 무쿠 지음, 양지영 옮김, 와타나베 요시히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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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사와 명장면으로 보는 삼국지

 

<삼국지>를 몇 번이나 읽었을까?

<삼국지>를 읽은 것을 어려서 동화책 수준의 <삼국지>부터 헤아려 본다면, 적어도 몇 십번은 될 것이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읽어도 읽어도 전혀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번역자의 책을 읽어도 마찬가지다.

같은 번역자, 예컨대 이문열이라든가 황석영의 <삼국지>, 워낙 권 수가 많으니 10권째를 다 읽고, 다시 1권으로 돌아와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게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것, 그게 <삼국지>의 장점 아닐까?

 

그럼 이 책은 어떨까?

 

이 책은 방대한 <삼국지>54개의 명장면과 명대사로 압축해서 정리한 것이다.


그런데 54개의 장면이라는 말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54개의 장면 중 실제 <삼국지>42개의 장면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12개 장면은 <삼국지 연의>가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독자들은 <삼국지>42개의 장면으로 압축한 <삼국지>를 읽고, 더하여 <삼국지연의>가 <삼국지>라는 제목으로 되어 우리 손에 오기까지를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국지 연의>, <삼국지>

 

먼저 이런 그림 살펴보자.



우리말로 번역된 소설 <삼국지>는 실제로는 <삼국지 연의>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엄연히 <삼국지><삼국지 연의>는 다른 책인데, 우리말로 그렇게 번역한 것이다.

 

<삼국지>는 정사(正史), 즉 역사책이고, <삼국지 연의>는 그걸 토대로 사실과 허구를 섞어 만든 소설이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용어가 있다. 정사(正史)라는 말, 그 뜻을 새겨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역사가 어떤 식인지 이해할 수 있다.

 

정사(正史)는 올바른 역사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당시 조정이 허가하거나 직접 편찬한 역사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그 역사는 해당시기 통치 권력의 관점을 반영하는 말이다. (187)

 

그럼 <삼국지>에는 어떤 통치 권력의 관점으로 쓰여진 것일까?


<삼국지>를 쓴 사람은 진수, 그는 원래 촉나라의 신하였는데, 촉나라가 망하고 또 촉나라를 망하게 한 위나라도 망해 결국 그는 서진의 관료로 일하게 된다


서진의 관료로 일하던 진수가 어찌 촉나라를 정통으로 하는 역사서를 쓸 수 있겠는가?

그는 별 수 없이 위나라를 정통으로 하는 역사서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가면서 촉한정통론이 세력을 얻어가자, <삼국지>에 들어있는 유비에 관한 교묘한 기록이 관심을 끌게 되고, 결국은 <삼국지 연의>에서는 유비가 중심으로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바로 이 책의 2<삼국지 연의의 탄생>에 실려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을 때에 먼저 2부를 먼저 읽고나서 1부를 읽으면 훨씬 이해가 빠를 것이다.

 

다시, 이 책은?

- 지도, <삼국지> 읽으면서 지도를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니!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지도다.

<삼국지>를 그렇게 여러 번 읽었으면서도 왜 지도를 옆에 두고 거론되는 지명을 찾아보며 읽을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중국 땅이 넓으니 거기가 거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아니면 스토리가 재미가 있어, 지도를 볼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런 이유야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지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1부의 1, 중국이란 넓은 땅을 가진 나라, 거기에서 기주라 이름하는 곳에서 <삼국지>가 시작이 된다. 기주는 어디인가?‘

또 유비가 살고 있는 곳은 탁현이다. 탁현은 유주에 속해 있는 지역이다. 그럼, 유주는?



 

그렇게 지도를 찾아보니,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 기주와 유비가 살고 있던 유주는 가까운 곳이다. 그렇게 해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자, 그 영향이 바로 유비에게도 미치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도를 옆에 두고 읽어가니, 이제 <삼국지>가 제대로 보인다.

그럼 삼국시대의 지도도 같이 살펴보자. 촉, 위, 오나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지도 보면서, <삼국지>를 읽으면 그 내용이 훨씬 더 상세하게 구체적으로, 그래서 입체적으로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이다. 이 책, 그래서 의미있고 가치가 있다.


<삼국지> 읽는 눈이 이제야 떠졌다고 할까. 늦었지만, 그렇게 알게 된 것,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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