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5 : 안녕 기차역 특서 청소년문학 4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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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식당 5 안녕 기차역

 

이 책은 소설이다.

<구미호 식당> 시리즈로 이제 다섯 권째가 된다.

제목은 <안녕 기차역>

 

등장인물은?

 

강시연 :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다.

시연이를 비롯하여 여러 명의 학생이 등장한다.

한이온, 미리, 나유재, 미리, 동주

 

그리고 기차역과 관련하여 몇 명 더 등장하는데, 이 소설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하니 소개할 필요가 없겠다.

이 책에서 <안녕 기차역>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만 쓰이는 장치에 불과하다. 실제 이야기는 강시연을 둘러싼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이들, 학생들에게 세상은?

 

학생들에게 학교는 어떤 것일까?

아마 학생들에게 학교는 세상 그 자체일 것이다.

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고, 또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대개는 학교에서 만나는 인물들이니 말이다.

 

이 소설에서 이온이라는 학생에게 세상은 학교다.

그래서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 즉 교사와 친구들인 학생들이 이온에게는 이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존재들인 것이다.

그래서 이온은 그들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게 되는데, 그게 문제다.

가족관계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학교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갈등을 야기하고,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자신의 상처를 해소하려고 한다.

 

이 소설의 기본 줄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온이 가지고 있는 상처,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아이들이 있다.

 

이온은 어떤 아이일까? 이런 말이 이온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이온이 배신을 되게 많이 당해본 아이 같아. 유재한테도 배신당할까 봐 지레 겁을 먹고 자기가 먼저 선수를 치는 거 같아. 차이는 것보다는 차겠다는 마음인 거지. (220)

 

그런 이온, 자신이 입은 상처를 애꿎은 사람에게 풀어버리기 위해 악랄한 짓을 한다.

이온으로 인해 애꿎은 강시연이라는 학생이 덤터기를 쓰고 어려움을 당한다.

그리고 또 있다. 음악 선생님. 이온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이다.

 

소설이지만, 너무한다. 안타까움을 넘어 어찌 인간이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

 

읽으면서 착각한 것!

 

동주라는 학생이 등장한다. 이 소설에서는 꽤나 비중있는 역할이다.

강시연이 이온 때문에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휩쓸려 한 잘못이 있는데, 그 잘못이 드러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니 비중이 있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동주와 관련하여 내가 착각한 게 있다.

난 그 학생이 남학생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학생이었다. 소설 읽는 내내 남학생으로 알고 있었는데 끝에 가서 이런 대목이 나와 여학생인 걸 알았다.

 

동주야, 너 너무 멋진 거 아니냐? 어쩌자고 그렇게 멋있냐? 내가 너의 알바였던 게 참 자랑스러울 정도다.”

미리가 두 손을 모아 쥐고 감동 먹은 얼굴로 말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냐? 모범생이 되기 위해 죽어라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리고 착한 딸이 되기 위해서도 죽어라고 노력하고 있다고. (........)”

동주는 시큰둥하니 말했다. (233)

 

착한 딸이 되기 위해서라니!

갑자기 딸이라니,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내가 책을 읽어도 한참을 잘 못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주의 행동과 관련하여 이런 글을 읽었고, 그래서 남학생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동주 펀치가 턱으로 훅 들어왔다. 판치는 강력했다. 나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

동주는 한 번 친 턱을 더 강력하게 쳤다. (160)

 

주먹을 날리는 여학생을 상상할 수 없어 동주는 당연히 남학생이거니 생각했는데, 나중에 가서 여학생이라는 것이 밝혀지니, 마치 한 대 펀치를 맞은 기분이다. 저자한테.

 

다시, 이 책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학생들, 비록 소설 속의 인물들이지만 그게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분명 현실 어딘가에 이런 학생들이 존재할 것이다.

자신이 입은 상처를 다른 애꿎은 사람에게 풀어버리는 그런 사람 있을 것이다.

 

매스컴을 통해 듣게 되는 소식들, 가끔 학교에서 아이들간에 일어나는 온갖 나쁜 사건들, 그래서 심지어 자살까지 하게 되는 일들이 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저자는 <창작노트>에서 선택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런 선택의 문제와는 별개로 소설 속에서 피해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가슴 아팠다.


이온이라는 학생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 음악 선생님에게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그 부분이 너무 간략하게 취급되고 있어 아쉽다.

읽으면서 마음이 그저 막막한 소설이다. 그런 게 사실일 것이니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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