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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값 미술사 - 부자들은 어떤 그림을 살까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4년 9월
평점 :
그림값 미술사
그림값이 결정되는 미술 시장은 미술사, 경제학, 역사학, 심리학, 언론학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10쪽)
그런 말에 덧붙여, 저자는 9가지 요인을 제시한다.
아홉 가지 요인이란 다음과 같다.
VIP의 소장작
희귀성
미술사적 가치
스타 화가의 사연 많은 작품
콜렉터의 특별한 취향
투자의 법칙
구매자의 경쟁심
뜻밖의 행운
명작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저자는 이런 9가지 요인에 대해 화가와 그들 작품을 예로 들어가면서, 미술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아무래도 돈이 관련되니까 들어있는 이야기들이 제법 진지해지고 무게감이 더해진다. 이런 이야기들 기억해둘만 하다.
그림을 소재로 하는 영화들
영화 <베스트 오퍼>를 알게 되다. (25쪽)
<킹스 스피치>에서 열연을 펼쳤던 제프리 러쉬를 이번에는 그림 이야기로 만날 수 있다.
<우먼 인 골드> (129쪽)
클림트 그림 다섯 점에 얽힌 사연이 담겨있는 영화다.
언제부터, 무슨 이유로 그림값이 달라졌을까? (61쪽 이하)
그림값은 이렇게 책정이 된다.
그림값 = 제작비 + 인건비 (기술력+화가의 창조성) (225쪽)
그렇게 책정이 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르네상스 초반까지는 그림값은 그저 제작비 정도였는데 그 뒤로 그림값은 화가들의 실력차이가 인정되면서 인건비가 화가마다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그림값의 책정이 지금까지 이르렀고, 거기에 프러스 알파가 붙기 시작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여럿 들어있다는 것, 이 책을 읽어가면서 얻는 재미이기도 하다.
백만장자들이 그림을 사는 여섯 가지 이유 (134쪽 이하)
그림은 최고의 투자,
비싼 그림을 사야 진정한 귀족이다. - 그림 구매는 신분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성취감
그림이 특별한 상품이다.
수집 자체가 주는 기쁨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
워홀은 왜 비싸게 팔릴까?
워홀의 작품이 비싼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팝 아트의 미술사적 가치,
한눈에 쉽게 알아차릴 만큼 독창적인 작품 스타일,
예뻐서든 익숙해서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중성까지 갖춰서 미술관과 개인 컬렉터 모두에게 환영받기 때문.
그리고 또 하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146쪽을 참조하시라.
총알을 피한 매릴린 먼로, 〈청록색 매릴린〉
매릴린 연작을 완성했을 무렵 워홀의 친구인 행위예술가 도로시 파드버가 총으로 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워홀이 허락하자 파드버는 가방에서 총을 꺼내 그림들을 쏴버렸다. (155쪽)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워홀은 파드버가 쏘아도 되겠느냐고 물을 때 shoot 이란 말을 사진을 찍겠다는 shoot로 알아들었다. 영어 발음이 같은 것으로 인해 생긴 해프닝이었다. 다행하게도 〈청록색 매릴린〉은 다른 곳에 있어서 총을 맞지 않았는데, 그래서 이 작품은 총격을 피한 청록색 매릴린이라고 불린다.
여러 화가들의 화풍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화가들이 구현해내는 세계가 다음과 같이 다르다.
마네의 파격, 모네의 화려함, 르누아르의 풍성, 고흐의 치열, 세잔의 지성, 드가의 날카로움은 그들이 내포하는 깊이의 다른 이름들이다. (91쪽)
클림트는 고전적인 소재와 구도에 화려한 색깔과 에로틱한 묘사를 버무려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키스>에서 잘 드러난다. (126쪽)
하마터면 불타 없어질뻔한 그림, 고흐의 <가셰 박사의 초상> (193쪽 이하)
일본 부호 료에이 사이토는 고희의 <가셰 박사의 초상>을 우리돈 1,070억원에 구매했다. 그런데 말썽이 생겼는데, 그가 이 그림을 자기가 죽으면 이 그림을 태워 그 재를 같이 묻어달라는 발언을 한 것이다.
다행하게도 이 발언은 나중에 취소되었지만, 안타까운 것은 그가 죽은 후 지금까지 그림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여러 설이 있지만, 행방이 묘연한 것은 엄연한 현실, 그게 문제다.
화상의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물론이고 그 그림의 거래를 중계하는 화상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순히 경매를 진행하는 중개자의 역할로 끝나는 게 아니고, 피카소를 유명하게 만든 화상 폴 로젠버그와 조르주 빌덴슈타인의 경우처럼 그림 창작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거의 모든 과정에 화상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17쪽)
미술 시장에서 이익을 보려면 미술사와 경제학은 물론이고, 때로는 구매자의 심리와 여러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6쪽)
다시, 이 책은
얼마전 고흐 관련 책을 읽다가 고흐의 그림 한 점 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생전에는 단 한 점 그림을 팔았던 화가, 그래서 그림 그리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동생 테오로부터 받아 살았던 고흐, 그의 그림이 지금은 천정부지 금액이라는 것, 이제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그림값이 그렇다.
그래서 이런 의문이 생겼다.
대체 그림값은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일단 경매 절차를 통해서 그림이 사고 팔린다, 그래서 경매시 낙찰된 금액이 그림값이라는 것, 그 정도는 안다.
그런데 경매시에도 무턱대고 그림값을 부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떤 기준이 있을 것인데. 그 기준은 무얼까?
여기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답을 찾아가는 가운데, 화가와 그림에 얽힌 아기자기하고 재미난 사연들이 담겨있다.
마치 그림 전시회에 갔더니, 각 그림마다 사연과 그림값이 얼마이며 그 가격에 담긴 사연들이 같이 소개되고 있는 듯, 읽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