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인류학 강의 - 사피엔스의 숲을 거닐다
박한선 지음 / 해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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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인류학 강의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진화인류학>이 어떤 학문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 책의 흐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화인류학, 우선 위키백과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진화 인류학은 인간과 인간 행동의 진화에 대한 학제간 연구, 그리고 유인원과 비인류 영장류 사이의 관계에 대한 학제적 연구이며, 자연 과학과 사회과학을 기반으로 한.

 

그렇게 정의를 한 다음 진화인류학의 분야를 덧붙이고 있는데, 참으로 다양한 분야가 거론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다음과 같이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 인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광대한 시간 속에서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탐구한다. (13)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성에 대한 탐구를 할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인간은 왜 한 명의 연인과 오래도록 사랑하는가?”

두뇌는 왜 이토록 발달했는가?”

몸의 털은 왜 사라졌는가?”

문화는 어떻게 나타났는가?”

 

과연 이런 질문들에 대해 진화인류학은 답을 해줄 수 있을까?

 

그 답이 가능한지 알기 위해 진화인류학의 이모저모를 정리해 보았다. (38-39)

 

진화인류학의 연구 대상 :

오늘날의 진화인류학은 인간의 신체와 정신, 그리고 그것들의 특성들이 만들어낸 집단의 역사를 과학적 관점으로 객관적으로 연구한다.

진화인류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검증과 반성의 과정을 통해 비판적인 사고를 몸에 익힌다는 의미다.

무지는 편견을, 편견은 혐오를, 혐오는 증오를 낳는다.

 

진화인류학의 방법적 의의 :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진화인류학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 즉 나와 다른 사람을 동떨어진 존재로 폄하하고 사람의 우열을 나누고 싶어 하는 본성을 깨트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를 배우지 못하면 우리는 타고난 본성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다. 

 

그게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슴에 품고 간 방법론이기도 하다. 그런 것에 촉각을 세워가면서 읽었다. 

 

읽는 동안 기억할 만한 것들을 적어둔다.

 

오해를 풀게 된다

 

진화라고 하면 공룡의 멸종과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변이는 익투스의 날카로운 이빨처럼 미묘하고 사소한 것이다. 변이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러한 변이가 아주 오랫동안 축적되면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처럼 자연선택은 진화의 흐름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축적하여 종의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한 동력이다. (69)

 

진화, 그 정확한 개념을 몰랐기 때문에 위와 같은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바로 이런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모르니까, 그저 일반적인 상식 이하의 상식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 이제 수정하게 된다.

 

인류세라는 용어애 대하여

 

역사에 관한 책을 보면 간혹 인류세라는 역사 구분에 관련된 용어를 접하게 된다.

인류세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 용어의 정체가 궁금하던 차 여기에서 만나게 된다.

 

최근 수십 년의 시대를 인류세(Anthropocene)로 재분류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 국제층서위원회(ICS)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54)

 

꼭 읽고 새겨볼 내용, <4부 믿고 속이고 사랑하는 사회>

 

<4부 믿고 속이고 사랑하는 사회>의 모든 내용을 숙지하면 현재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간성에 대하여 어느 정도 가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게 된 인간성에 대한 진화인류학적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4부 믿고 속이고 사랑하는 사회

1장 독특한 사랑의 법칙

2장 결혼을 둘러싼 규칙

3장 애착이 만들어낸 공동체, 가족

4장 사회를 만드는 마음과 문화

5장 도덕과 종교

 

다른 유인원과 인간의 중요한 차이 하나가 여기에서 거론되는데 그건 바로 육아의 방식이다.

다른 유인원은 독박 육아, 즉 암컷이 홀로 새끼를 돌보고 수컷은 자식에게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지 않다. (201-202)

 

재밌는 연구 결과도 있다. 외모는 중요한가, 아닌가?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평균적 외모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평균적 외모는 해당 집단의 생태적 환경에 적응한 최적의 진화적 해결책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5)

 

외모의 중요성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뜻밖의 결론을 만나게 된다. 특히 여기에서 거론된 생태적 환경에 적응한 최적의 진화적 해결책이라는 학문적 설명 방법도 새겨보게 된다.

 

앞서 거론한 육아의 방식과 관련하여 결혼을 새롭게 정의한 것도 눈에 띤다.

결혼의 핵심은 양육 동맹이라는 것이다. (211)


결혼을 통해 남녀는 자신의 유전 정보를 후대에 전달하고, 두 가족을 연결하여 더 큰 사회적 집단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결혼에 관하여 다양하게 사회적 규칙이 만들어진 것이다.

 

인류 진화학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애착 행동을 가지고 가족 개념에 접근하는 방법이 와 닿았다.

애착 행동은 인간, 일부 포유류, 일부 사회적 조류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특히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평생에 걸쳐 다양한 대상에게 애착 행동을 보이는데, 그게 가족, 친족, 나아가 사회까지 연결된다는 것이다. (223)

그런 다음 존 볼비의 애착 이론을 통하여 가족, 사회를 설명하는 시도, 역시 의미있었다.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들

 

베이츠 의태 (32)

곤충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종을 흉내 내는 의태.

 

붉은 여왕 가설 (72)

한 종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지속적으로 경쟁하는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한다.

이 붉은 여왕 가설은 흔히 경영학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여기 진화인류학에서도 적용된다는 것, 알게 된다.

 

인류의 출발점, 루시 (89)

루시 인더 스카이 위드 다이야몬드

Lucy in the sky with diamond

 

다시, 이 책은?

 

이 책을 읽으면서 진화인류학의 효용성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진화인류학은 어떤 의미가 있는 학문인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괴학에 입각한 진화인류학은 우리의 눈을 열어주고 인간과 세계에 관한 참신한 시각을 가지게끔 도와줄 것이다.

 

이 정도의 효용성을 가진 진화인류학이라면, 한번 해볼만한 학문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인간이 되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 중에 하나, 이런 논의도 새겨둘만 하다.

 

<뇌의 성장을 이끈 요인들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이 책에서는 7가지 가설을 소개하고 있다. (190 197)

잡식 가설, 도구 사용가설, 탄도 가설, 성선택 가설, 유전자 각인 가설, 마키아벨리 지능과 사회적 뇌 가설, 기후 변화 가설.

 

이중 어느 하나의 가설로 결론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저자의 결론 등

이 책은 나 자신을 포함한 인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알아갈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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