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뷰오브북스 14호
한승훈 외 지음, 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부 엮음 / 서울리뷰오브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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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 2024 여름호

 

<서울리뷰오브북스>, 책 리뷰를 모아놓은 잡지다.

, 여름, 가을, 겨울로 나오는 계간지다.

이번 호는 <믿음, 주술, 애니미즘>을 특집으로 해서 꾸몄다.

해서 이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평의 유용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서평, 책 리뷰는 왜 필요할까, 리뷰는 왜 쓰는 것일까, 에 대한 대답을 충분히 들을 수 있다.

 

이번 호에 소개된 책 리뷰중 이런 게 있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에 대한 서평을 성균관대 교수인 권석준 교수가 리뷰를 썼다.

 

제목은 <패턴의 자동 완성이 주는 편안함과 쏠림>이다. (26-40)

 

그러니까 그 책에서 두 가지 면을 읽었다는 것이다. 하나는 편안함과 또 다른 하나 쏠림.

무엇이 그렇다는 말인가?

패턴의 자동 완성이 그렇다는 말인데, 그 책에서 그런 점을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필자는 먼저 작곡가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을 언급하면서, 이 동굴은 육각 기둥 형태의 현무암 주상절리로 가득해 방문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이는 고대인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주어 북유럽 원주민들은 이 동굴을 전설 속의 거인이 만들었다고 믿었다고 한다, 고 전한다. (27)

 

필자는 왜 멘델스존의 곡을 소개하면서, 그 동굴에 관한 고대인들의 믿음을 소개하는가?

바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패턴의 완성이라는 능력을 소개하려고 그런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흘러가는 구름의 형상을 보고 구름 이름 짓기라든가,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면서 별자리 이름을 짓는 것들이 바로 패턴의 완성 능력이다.

 

필자가 리뷰하고 있는 책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는 과학적 회의주의자이자 스켑틱(Skeptic)의 발행인인 마이클 셔머가 1997년에 발간했고, 한글 번역본 내가 읽은 것- 은 초판 1쇄가 20071112일이다.

그러니까 거의 20년 전에 나온 책이다. 그런 책을 지금 리뷰할 필요가 있을까?

 

패턴의 완성 기능이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그 대답이 나온다.

그게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런 패턴의 완성 능력은 일단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제한된 정보에서 최대한 예측가능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패턴의 완성이 비과학적으로 결론이 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의외로 그런 사례가 많다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다.

 

그 책에서 그런 사례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다는 보고들.

마녀 광풍.

과학적 창조론.

홀로코스트가 없었다는 주장들.

 

그런 사례들을 그 책의 저자 마이클 셔머는 일일이 거론하면서 논박을 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이 책 리뷰의 필자 권석준의 주장이다.

 

그 책에서 저자 마이클 셔머가 사례로 들었던 여러 사례에 대하여는 이제 많은 검토가 이루어졌지만, 그런 잘 못된 사례는 지금도 형태만 바꿔가며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겨우 네 개의 유형으로 성격을 나눌 수 있다고 하는 혈액형 성격론.

그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간이 넘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MBTI로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분류법이 거의 광풍처럼 몰아치고 있다.

 

간단하고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그것의 잘못을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새로운 선진기법이라도 되는 것처럼 매스컴에서조차 중계하고 있으니, 실로 패턴 완성의 그 불편한 쏠림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돌림병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그 책의 리뷰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에 대한 옷바꿔입고 나타나는 부정적인 패턴 완성을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리뷰는 꼭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필자는 환단고기에 대하여는

사이비 역사문제로 분류하여, 홀로코스트 부정론을 대입하여 해설하고 있다. (39)

 

참고로, 환단고기를 둘러싼 논란은 이 책에 또 등장하고 있다. 그 리뷰 다음에 바로 이어지는 <좋은 역사가가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을까? · 상나라 정벌>에서 단국대학교 사학과 심재훈 교수가 글의 첫머리에 짚어 놓고 있다.

 

다시, 이 책은?

 

그밖에도 리뷰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대목들은 많이 있다.

 

<애니미즘은 세상을 구원할까? ·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

 

이 글은 과학기술학자 홍성욱이 쓴 글인데, 이런 글로 그 책의 일반화를 경계하고 있다.

 

애니미즘과 현대 세계의 저자는 도시 생활을 접고 귀향해서 농촌과 어촌에서 다양한 동물과 식물과 교감하면서 애니미즘의 철학적 힘을 확신한 듯하다. (.......)

그런데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다 죽는 사람들은 어디서 이런 교감을 형성할 것인가?

(92)

 

그 책만 읽으면 정말 그럴 것 같은데, 막상 처지를 바꿔놓고 생각한다면, 과연 그럴까, 가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게 책을 리뷰하는 이유와 필요가 아닐까? 책 속으로 푸욱 빠져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자의 말빨에 설득되기 쉬운데, 그럴 때 잠깐 한 박자 쉬고, 또는 발을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본다면?

 

서울리뷰오브북스는 바로 그러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책에 대한 서평, 꼭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을 읽은 바, 내 리뷰의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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