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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고흐 - 신을 죽이고 초인을 부른 니체, 귀를 자르고 광기를 부른 고흐, 증보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4년 5월
평점 :
니체와 고흐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니체를 보고, 고흐를 읽는다.
니체의 글을 고흐의 그림을 보면서 읽게 되는데, 아니 그 반대로 말하는 게 좋겠다.
고흐의 그림을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보게 된다.
그러니 고흐도 보고 읽고, 니체도 보고 읽게 된다.
니체의 글, 조금 어려운데 그때 고흐의 그림이 있으니, 고흐의 힘을 빌려 니체를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저자는 공공인문학포럼인데. 아마 많은 논의를 거쳐 그런 식으로 니체와 고흐를 한꺼번에 읽어보자는 생각에 뜻을 같이 했을 것이다.
해서 이책의 8장까지는 니체의 글을 하나 읽으면 그 옆면의 고흐 그림을 같이 읽는 것으로 편집을 해 놓았다.
이 책의 글은 모두 니체의 글
그런데 9장은 <예술가에 대하여>라는 타이틀 하에 1-8장까지와 같은 스타일로 구성하였는데, 그 글의 주인이 누구인지 밝혀 놓지 않아, 그게 아쉽다.
1-8장까지의 글은 글마다 니체의 저작물을 표시해놓았으니, 니체의 글이 분명한데, 9장에는 실린 글에 대하여 설명이 붙지 않았다.
8장까지의 형식을 생각한다면, 9장의 글도 니체의 글 같기도 한데, 밝혀놓지 않았으니 답답하다.
더 읽어보니, 내 짐작이 맞다. 니체의 글이다.
9장 글 중 단 하나, 288쪽에는 <니체와 바그너>라는 출처가 붙어있다.
그리고 다시 10장에서는 니체의 글이 출처를 밝혀놓은 상태로 인용되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글은 모두 니체의 것이고, 그림은 모두 고흐의 것이다.
이 책의 활용 방법
그렇게 니체의 글과 그림을 함께 보고 읽어가는 이 책,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일단 고흐의 많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니, 고흐의 화집으로 활용하면 좋다.
고흐의 그림을 여기 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이런 식으로 책으로 엮은 경우는 있긴 하겠지만 드물다, 그러니 먼저 고흐의 화집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참고로 책의 마지막 부분에 <고흐의 그림 찾아보기>라는 타이틀 아래 고흐 그림 목록 색인이 있다, 고마운 일이다.
다음에는 니체의 글을 읽는데, 고흐와 함께 같이 읽어가는 것이다.
니체의 글은 한번에 후루룩 읽고 넘어가는 글이 아니다. 무슨 내용을 이해하거나 암기할 그런 글도 아니다. 니체의 글은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해서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니체의 생각 그 끝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니체의 글이다.
니체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국물이 우러나는 진국이 된다.
그런 글이니, 묵상하다가 그 옆의 고흐 그림을 보면, 그 그림에서 무언가 글에 관하여 도움이 될만한 영감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 책은 보기 드물게 니체의 글을 읽으면서, 고흐의 그림도 같이 보는 책이니,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