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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음 -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ㅣ I LOVE 아티스트
리사 로저스 지음, 나일성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5월
평점 :
아름다운 소음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
존 케이지는 누구일까?
처음 들어보는 인물이다.
책의 내용으로 보면 음악과 관련된 사람일 것인데, 들어본 기억이 없다. 누굴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런 정보가 보인다.
미국의 현대음악 작곡가. 4분 33초 등의 우연성 음악을 시도하여 많은 음악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플럭서스에서 활동한 전위예술가이자, 아방가르드 음악가이다.
전위 예술가로 명성과 반대로 클래식 음악가들에게 정신나간 짓이라는 극과 극의 평을 듣었다. (나무위키)
그런 존 케이지의 음악 세계를 이 책으로 처음 접한다.
어떤 세계인가?
일단 그가 작곡한 곡을 들어보았다.
마침 나무위키에 그를 소개하면서 그의 곡도 같이 소개하고 있어서, 들어보았다.
제목은 <거실 음악 (Living Room Music)>
악보조차 다른 곡과는 다르다. 보통의 악기로는 연주할 수 없는 악보다.
다른 곡을 찾아보았다. 바로 그 유명하다는 4 min 33 sec / 4'33"
그 곡에 대한 해설 역시 새롭다.
아무 악기나 악기들의 합주로 연주(?)할 수 있으며 그냥 4분 33초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퇴장하는 것이 전부인 음악이다. 즉, 아무런 연주도 없다.
곡에 대한 해석으로는
①고요함이란 실로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런 연주가 없어도 공연장의 소음이나 관객들이 소리, 기침소리, 냉난방기 등의 소리 등 귀를 열고 듣기만 하면 된다는 것과
②음악에서의 고요함이란 각 음이나 소리 사이를 구분하는 도구라는 점이 있다. (나무위키)
그런데 이런 해설을 읽고 나니, 슬며시 드는 생각이 있다.
이거, 그러네, 일리가 있어보이네....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고,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아동용이다. 아동용 그림책이다.
첫 페이지에는 아파트의 입구가 그려져있다.
그림으로 보아서는 우리나라가 아니라, 유럽의 어느 나라 아파트 입구다.
아파트의 현관에서 한 아이가 공을 굴리면서 뛰어내려오고,
그 앞에는 한 아이가 바닥에 앉아 기타를 켜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 창이 두 집의 창이 열려있고, 한 사람이 올라다보고 또 다른 사람은 내려다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페이지에 써있는 말은 이렇다.
만약에...
이 모든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가만히 그림을 보면서 귀를 기울여보았다.
맨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조금 더 귀를 기울이니 들린다.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들려온다. 소리가 들려온다.
그 다음 페이지 역시 마찬가지다.
쓰레기차가 끼익하는 소리,
사람들이 발을 콩콩 구르는 소리,
비둘기들이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소리,
(생략)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이런 글이 보인다.
음악처럼 들었다고요?
그럼 여러분은 존 케이지처럼 될 것입니다.

음악처럼은 아니다. 분명 소리는 들려오는데, 음악처럼은 아니다.
마음 속에서 분명 소리는 들리는데, 그걸 음악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아직이다.
음악은 무언가 질서있고, 정리가 된 듯한 소리의 배열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닐까?
책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말>을 읽었다.
존 케이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한 말 중 이런 게 있다.
침묵도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매료되었고, 존 케이지가 집 안의 사물들에서 나는 소리를 활용한 방법에도 놀랐다.
그런 말 끝에 이런 말을 덧붙인다.
이 모든 것이 듣기의 중요성, 즉 내 주변의 모든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바로, 그것이었다.
듣기의 중요성, 바로 음악에서 강조하는 것이 그것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다시 생각할 게 있을 거야, 하면서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았다.
다시, 이 책은?
세상에는 여러 소리가 들려오는데, 모든 소리가 음악은 아니지만 그래도 음악의 범위를 넓혀보면, 이 세상은 조금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소음보다는 음악이 아름다울테니까.
내가 어린아이라면, 그래서 기성 음악에 젖어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조금은 다르게 들렸을 것이다.
그래 맞아, 이런 소리도 음악이 될 수 있지, 하는 마음이 들겠지만....글쎄다.
그래도 세상은 넓고 넓으니까, 존 케이지라는 음악가의 생각과 도전, 의미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