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자매 - 나치에 맞서 삶을 구한 두 자매의 실화
록산 판이페런 지음, 배경린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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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의 자매

 

먼저 이 책의 지리적 배경, 주인공들이 거쳤던 곳들이 어디인지 장소를 살펴보자.

 

하이 네스트 (The High Nest),

유대인 자매가 운영하는 거대한 유대인 은신처이자 저항 활동의 중심지였다. (8)

 

여기 등장하는 하이 네스트는 중간 지점이다.

주인공인 두 자매의 이동 경로는 하이 네스트를 중간지점으로 하고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헤이그, 베르헌, 나르던 (하이 네스트), 베스테르보르크(수용소),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독일의 베르겐 벨젠(수용소),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생환(生還).

(지도 참조)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제목이기도 한 자매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들인지?

 

브릴레스레이퍼르 자매, 린테와 야니이다.

 

린테 : 레베카 린테 브릴레스레이퍼르 (무용가)


19121213일 출생, (17) - 1988831 사망.

연인 에베르하르트 레블링 (독일 출신 음악학 연구자이자 피아니스, 24)

안타깝게도 린테와 에베르하르트는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다. 1935년 뉘른베르크 법이 제정되어 유대인과 독일인 간의 혼인이 금지되었다. 60)

둘 사이에 아이 태어나다. (66, 76) - , 카팅카 아이타

종전후 얄다가 태어난다. (447)

 

야니 : 마리안네 야니 브릴레스레리퍼르 (애칭은 야니)


19161024일 출생 2003815일 사망.

남편 보프 브란더스 

아들 브란더스 (로비), 딸 리셀로테 브란더스 (71)

 

그리그 두 자매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이 있다.

아버지는 요세프 브릴레스레이퍼르

어머니는 피트에 헤릿서

남동생 : 야코프 (야피)

 

이 책의 시작은 두 자매의 가족사를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두 자매가 왜 그렇게 끈질기게 살았는지 그들의 가족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살펴보는 것이다. 그들은 부모로부터 그런 끈질긴 심성을 물려받았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길고 끈질긴 투쟁의 기록이다.

 

중립국이던 네델란드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이 책은 단순히 어떤 개인의 기록이 아니다.

나라의 운명에 따라 어떻게 개인의 운명이 바뀌는가를 아주 잘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물이라 할 수 있다.

 

두 자매의 가족은 네델란드에서 평화를 누리면서 살아가던 평범한 가족이었다.

그들은 아주 평범한 가족이며, 각자 맡은 바 일을 잘 해나가면서 살고 있었는데, 나라가 독일에 의해 나치 국가의 일원이 되면서 갖은 고생을 하면서 가족이 산산이 흩어지고, 죽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1940510, 새벽 355, 독일의 기갑 연대가 네델란드 국경을 넘고, 비행기 편대가 영공을 넘어 왔다.(29)

 

그후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여기 이 책에 네델란드가 독일의 침공을 받은 후에 어떻게 되었는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국민들은 모두다 나락으로 빠지게 되고, 폭력과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정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나라 정치가 엉망이 되어버리면 국민 그 누구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네델란드 정부는 중립국이라는 것만 믿고 안심하다가 독일의 침공을 받아, 나라 전체가 쑥대밭이 되고, 국민들은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두 자매의 가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두 자매의 가족 모두가 수용소로 끌려가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은 수용소에서 죽고 두 자매만 천신만고 끝에 겨우 살아남는다. 이게 모두 나라 지도자가 무능한 탓이다.

 

그런 와중에 두 자매는 떨쳐 일어나, 저항 운동에 가담한다.

 

야니는 전쟁 초기부터 지하활동의 핵심멤버로 활약했다.

 

반면 린테는 에베르하르트와 만난 후 예술 활동에 더 전념하다가, 1941년부터 저항 활동에 합류했다. (72)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 그들의 가족사로 시작해서 네델란드가 나치에게 점령된 후, 자매가 펼치는 투쟁의 기록이 이어지고

2, 은신처로 삼은 하이 네스트에서 많은 유대인들게게 은신처를 제공하였으나, 밀고로 은신처가 발각되어 모두 잡혀 아우슈비츠로 끌려가게 된다.

3부는 아우슈비치에서 다시 독일에 있는 베르겐 벨젠 수용소로 옮겨 지내게 되는데, 끈질긴 생명력으로 버티고 버텨 살아남는다. 그리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생환하는 과정이 마치 소설처럼 펼쳐진다.

 

두 자매는 용감했다.

 

이 책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대목은 두 자매가 그들의 삶을 영위하기 위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삶과 안전을 위해 자신들의 생명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돌보아주었다.

 

그게 바로 하이 네스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책 2<하이 네스트>에는 두 자매가 거둬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안네 프랑크의 수용소 생활

 

이 책에는 그동안 궁금했던 사건들의 뒷 이야기도 담겨있다.

바로 안네 프랑크가 죽은 그 과정이 이 책에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291, 330, 그 후 계속)


맨 처음 안네 프랑크의 가족이 이 책에 등장할 때는 그저 유명인사니까 이야기에 끼워 놓은 것인가 했었는데 그게 아니라, 두 자매가 수용소에서 실제 안네 프랑크와 같이 지냈다는 것이다. 심지어 죽음도 지켜본 것으로 나타난다.

 

안네 프랑크의 아버지 오토 프랑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살아남는다.

살아 남은 후 가족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알 수 없었다.

딸들의 생사를 알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끝에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두 자매와 연락이 닿는다. 19457월 오토 프랑크는 두 자매를 만나게 되고, 안네가 베르겐 벨젠 수용소에서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454)

 

그런 곳에서도 음악은 흐른다.

 

곳곳에 음악과 관련된 기록이 보인다.

그들의 삶과 투쟁의 현장에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에베르하르트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1>을 연주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연습에 매진했다. (62)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1>는 발트슈타인 소나타이다.

 

여기에서 오보에 연주자 하콘 스토테인을 만난다. (61)

 

그는 종전 후 로얄 콘체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오보에 연주자로 활동한다.

그가 연주한 곡이 현재 음반 기록으로 남아있다.

https://www.goclassic.co.kr/records/search.html?kode=records&genre=%EB%B0%94%ED%9D%90&keyfield=uid&key=23012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1F장조 BWV 1046

BACH: Brandenburg Concerto No. 1 in F major BWV 1046

 

야니는 (저항) 신문 일부를 린테의 집, 에베르하르트의 그랜드 피아노 내부에 숨겼다.(77)

그 피아노를 제작한 회사의 소유주는 히틀러의 최측근이자 후원자였는데, 그녀의 회사에서 만든 피아노가 그런 용도로 쓰일 줄 알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77)

 

모여든 은신자들로 넘쳐나는 하이 네스트에서는?

 

집안에는 피아노 소리가 흘러넘쳤다. (247)

매주 모두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음악회나 보물찾기 같은 이벤트를 기획했다. (248)

에베르하르트가 암스테르담 도서관에서 빌려온 오페라 악보를 이용해, 모차르트의 작품 <피가로의 결혼><마술 피리> 공연을 완성했다. (248)

또한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도 공연했다. (249)

 

다시, 이 책은?

 

이런 기록은 필요하다. 역사다.

이 책 말미에 <하이 네스트 그 이후>라는 항목에 책에 거론되었던 인물들의 그 후 행적을 적어 놓았다.

 

심지어 나치의 편에 서서 활동한 사람들의 행적도 들어있으니, 인간들의 행적은 사라지지 않고, 역사로 기록된다는 것, 분명하다. 한때의 영화가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그러니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나치의 반인륜적인 행태가 세계 역사에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치와 개인의 연관성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두 자매의 삶과 행적활동투쟁이 바로 그런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읽어보고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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