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열두 달 - 고대 이집트에서 1년 살기
도널드 P. 라이언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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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열두 달

 

장소는 이집트, 시대는 이집트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가 다스리고 있는 중이다.

현재의 시간계산법으로 따지면 기원전 1400년 경이다.

 

먼저 이집트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

 

이집트 역사 :

 

초기왕조- 고왕국- 1중간기 중왕국 2 중간기 신왕국(1550~1069BC) 3중간기 말기 왕조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프롤레마이오스 왕조 때에 우리가 잘 아는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등장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멘호테프 2세는 신왕국 시기에 해당한다.

이집트 제 18왕조 시기, 아멘호테프 2세의 앞 뒤를 살펴보면 이렇다.

 

그의 아버지 : 투트모세 3

아멘호테프 2

아들 : 투트모세 4(기원전 1400- 1390, 10년 통치)

손자 : 아멘호테프 3(38년 통치)

증손 : 아멘호테프 4(17년 통치)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는 시기는 아멘호테프 2세의 마지막 해이고, 아들 투트모세 4세가 즉위한 해이기도 하다. 그 한 해 동안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그 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그 해의 일 년을 통째로 옮겨와 기록하고 있는데, 등장인물이 매우 다양하다.

 

우선 개략을 살펴보면, 아멘호테프 2세와 왕자 투트모세, 그리고 그의 신하들인 행정관과 군인 그리고 사제로 이루어진 이집트 관료 집단도 등장한다. 물론 일반 서민들도 등장한다,

 

장소는 지금의 카이로 근처에 있는 멤피스와 그보다 남쪽에 있는 테베를 배경으로 한다.

 

먼저 각 월별로 기록된 사건들과 등장하는 인물을 적어본다.

 

나일강이 넘쳐 흘러 넘치면, 그 첫 번째 달 :

 

새해 첫날 웹 렌페트 (32)

농부 바키, 그 밖에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다른 백성들.

목동 세나, 아부 네페르, 과부 두자매, 옹기장이.

 

나일강이 넘쳐 흘러 넘치면, 그 두 번째 달 :

 

파라오 아멘호테프

오페트 축제(57)

사제 인테프

 

나일강이 넘쳐 흘러 넘치면, 그 세 번째 달 :

 

어부 네페르

농부 바키, 노역의 대상자로 지명된다.

(피라미드 건설 인부의 대부분은 나일강 범람 시기에 집에서 쉬고 있던 근처의 일반 백성들이나 농부였을 것이다. 84)

 

옹기장이 로이

왕자 투트모세

 

나일강이 넘쳐 흘러 넘치면, 그 네 번째 달 :

 

궁전의 서기관, 미나크트와 다기

파피루스 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 (97)

혼인 잔치 두 곳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서 읽어가다보니, 어떤 줄기가 잡힌다.

 

이집트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처음 등장하는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각 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단편적으로 등장해서 단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 역할이 끝나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첫 달에 등장하는 테베 인근 지역의 마을을 살펴보자. 등장인물은 이렇다.

 

농부 바키, 목동 세나, 아부 네페르, 과부 두자 매, 옹기장이.

 

목동 세나는 누구와 연결되는가?

네 번째 달에 등장하는 궁전의 서기관 미나크트와 연결이 된다.

 

서기관 미나크트의 딸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쓰러졌는데 마침 지나가던 목동 세나가 구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연결이 된 두 사람은 친분을 맺게 되었고, 그래서 서기관 미나크트는 목동 세나의 아들의 결혼 잔치에 포도주를 사가지고 찾아가는 것이다. (107)

 

또 그 잔치에 서기관 미나크트와 함께 갔던 수습 서기관 다기는 나중에 어부인 네페르의 친구 웨니와 연결이 된다. 웨니가 같은 마을에 사는 과부 두 자매 중 타메레트에게 마음이 끌려 무언가 그걸 표현하고 싶은데, 그 방법으로 연애 편지를 쓸 때에 도와주게 된다. (243)

 

그 연애 편지 중 일부다.

 

, 웨니는 그저 나일강의 어부에 불과하지만

그대를 여왕처럼 대접할 것이오. (243)

 

서기관이 등장하여 연애 편지를 대필하게 된 것은 어부인 웨니가 글을 몰랐기 때문이다. 글을 모르니 편지를 쓸 수 없었는데, 그걸 서기관이 대신 써준 것이다. 그러면 그 편지를 받은 여인 타메레트는 글을 읽을 수 있는가?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244쪽 참조.

연애 편지를 주고 받고 하는 것 보니. 세상 살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데가 있는 모양이다.

 

이집트인의 죽음과 권력의 승계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책에서 이집트인의 죽음과 생에 대한 생각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당시 권력의 승계에 관한 기록도 중요하다.

 

아멘호테프 2세에서 아들인 투트모세 4세로 권력이 이어지는 역사가 진행이 된다.

그런 과정에서 그간 궁금해했던 이집트의 죽음과 장례에 관한 이야기가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집트 파라오가 죽으면 그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묻는데, 이집트인이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등등 포함해서 그 시신을 보관하기 위한 무덤을 건설하는 절차와 장례식을 거행하는 과정들이 아주 자세하게 소개된다.

 

그런 부분이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는 것은 저자의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고학자인데, 이집트에서 왕가의 계곡 발굴을 지휘했으며, 이 책에 등장하는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 치세에 총리를 지냈던 아메네모페트의 묘지와 미라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니 그런 부분에서 아주 생생하게 현장을 소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일년 살이를 두 시간만에 마무리했다.

두 시간에 걸쳐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유행하는 <어디 외국 몇 달 살이>라는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이집트 편을 마악 마치고 돌아온 기분이다. 무척 시원하기도 하다. 그건 그동안 이집트에 대해 안개 속을 더듬는 것처럼 희미하던 것 몇 가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번 이집트 역사 다이제스트라는 책으로 이집트 역사를 개관한 것도 이유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저자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집트의 고대 역사를 그 때 당시를 살아냈던 사람들의 삶을 통해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해서 고대 이집트인의 생활, 다양한 방면의 실제적인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에, 설명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별도로 자세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이런 것들이다.

 

이집트 민족의 정체성 (28)

이집트의 행정구역 (30)

파라오에게 주어진 이름들 (44)

도기에 숨겨진 고고학적 비밀 (80)

파라오 쿠푸의 대피라미드 (84)

이밖에도 많은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놓고 있다.

 

또한 마지막 장인 <에필로그>에서는 이집트 유적의 고고학적 발굴에 대한 소개도 곁들이고 있어, 이 책으로 고대 이집트에 대한 역사부터 유적 발굴, 그리고 현재 이집트학에 이르기까지, 이집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아주 가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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