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버전
그레이스 챈 지음, 성수지 옮김 / 그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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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버전 


사람은 죽는다. 사람인 이상 죽지 않을 수가, 없다. 죽지 않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죽음, 가보지 않은 길이라 무섭다. 경험해보지 않은 일이라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한다. 죽지 않을 수는 없을까?

또한 불멸을 꿈꾸는 게 인간인 것이다.

그래서 이런 소설도 등장한다.


불멸을 얻는 방법, 업로딩을 개발하고, 가상의 세계에 정신을 옮겨가 사는 것이다.

이 책은 업로딩을 주제로 하는 소설이다.


먼저 시대 상황, 지구는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은 아등바등 이런 장치를 몸에 달고 살아간다.

간단히 말해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이런 장치를 달고 살아야 한다.

옷을 입을 때 이런 의식을 매번 치러야 한다.

입을 막는 에어 필터 마스크. 콧구멍에 쓸리는 양쪽 에어 필터, 재킷과 부츠, 그리고 모자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나가야 그나마 숨을 쉬며 살아나갈 수 있는 것이다.(119쪽)


그래도 과학은 발전하고 있으니. 사람들은 과학의 힘을 빌려, 이런 장치도 즐기며 살아간다.

가이아. 현실의 세계가 아닌 가상의 세계다. 사람들은 뉴팟이라는 장치를 통해 로그인, 로그아웃 하면서 가이아에 드나들며 살아간다.


등장인물을 먼저 살펴보자.

타오이 , 그녀의 어머니 신이

네이빈, 자크, 에블린,


네이빈과 타오이는 연인사이다. 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같이 살게 된 사유가 기구하다. 네이빈이 신장이식을 받기 위해 수술받아야 하는데, 수술후 돌봐줄 사람도 거처도 마땅하지 않아, 타오이의 집에 머물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둘이 같이 지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신장이식을 받고도 경과가 그리 호전되지 않아, 계속해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 과학의 발전으로 제시가 되는데, 그게 바로 업로딩이다.

몸에서 정신을 꺼내 가상의 세계로 이전하는 것이다, (162쪽)


즉, 정신이 몸에서 분리되는 것이다.

그 결과 이런 일이 가능해진다.

기억은 훼손되지 않고 자의식도 변함없이 유지되는데 신체적 제약이 사라지니까 인산으로서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네이빈처럼 신체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의 과학인 것이다.


그렇게 몸에서 기억을 빼내 다른 곳으로 옮긴 다음에 남아 있는 몸은?


버려지는데, 대신 만약에 그 정신을 다른 기계에 이식하면 그 기계가 물리적 세계에서 활동할 수는 있게 된다. (164쪽)


여기서 우리 인류에게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이 책에서 잠깐 살펴보자면,

지구는 더 이상 탄소기반 생물체가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지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과학은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업로딩이라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인간은 신선한 공기, 싱싱한 작물, 깨끗한 물이 필요한데. 그런 원시 자원에 대한 필요가 필요하지 않는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업로딩.

드디어 네이빈은 업로딩을 결심하고 실행한다. (206쪽)


이제 몸은 사라지고 정신은 가이아에서 영원히,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 깨알같은 유머도 들어있다.

가이아의 세계에도 갈매기가 날고 있다.

타오이의 감탄, 대체 어떤 설계자가 가이아에 갈매기를 넣겠다고 생각한 것일까? (228쪽)


자, 그렇게 해서 인간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고, 이제 불멸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업로딩을 하지 않고 현실 세계에 남은 타오이와 업로딩으로 가이아에 완전하게 이주한 네이빈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 책 제목 너의 모든 버전이란?


여기서, 이 책 제목의 ‘너의 모든 버전’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타오이는 수많은 네이빈을 알았다. 핏츠로이 식당의 네이빈. 와인에 흠뻑 젖어 싸구려 호텔방에서 미친 듯이 춤을 추던 네이빈을. (........)

그 다음에는 당연히 가이아의 네이빈도 있다. (399쪽)


그런 여러 버전의 네이빈을 생각하면서, 타오이는 인생의 결론을 내려본다.


지금 여기는 온 세상이 그녀에게 나누어준 딱 맞는 길이다. 타오이는 용기를 가지고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 (400쪽)


다시이 책은?


인간에게 불멸은 어떤 의미인가?

몸은 사라지고 정신만 업로딩이란 수단으로 존재하게 된다면, 그건 누구일까?


저자는 철학에서 논의가 되는 ‘테세우스의 배’를 인간의 존재에 적용해보고 있다.

정신만 남고 몸은 사라진 존재를, 동일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아주 흥미진진한 주제를 독자들에게 던져주었다.

이 소설을 왜 ‘사변 소설’이라 하는지 알겠다.

오랜만에 우리 인류의 미래를 나 자신의 생명과 겹쳐가면서 생각해 보는, 아주 의미있는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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