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페이스 실록 - 너의 뇌에 별을 넣어줄게 파랑새 영어덜트 4
곽재식 지음, 김듀오 그림 / 파랑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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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페이스 실록


『슈퍼 스페이스 실록』

이 책의 부제는 <너의 뇌에 별을 넣어줄게> 이다.


마치 하늘에서 별을 따다 주겠다는, 어린 시절에 많이 불렀던 노래가 떠오르는 타이틀이다.

그런 부제 덕분인가, 책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물론 이건 작가의 글솜씨가 뒷받침을 해주니까 그런 것이리라.


하늘에 있는 별들을 마치 손바닥에 놓고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잘 읽힌다.

그러니 책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조금 더 조금더.....


또한 읽다보니, 저자의 이런 생각이 옳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우주 천체에 대하여 읽어온 대부분의 책이 서양에서 온 것이라는 것, 그래서 천문과학은 마치 유럽에서 시작되고 발전되어 우리에게 전달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우주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전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저자는 이 책에 우리 한국의 이야기들을 우주 과학 지식과 결부시켜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정도 이야기, 그정도 지식은 벌써 있었던 것이라니까, 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목성은 서양에서는 가장 큰 행성이기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장 큰 우두머리 신인 제우스 (쥬피터)의 이름을 따서 부른다.


저자는 조선왕조 실록의 한 부분을 전하고 있는데,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영조 34년 (1758년) 음력 5월 4일의 기록을 찾아보았다.


임금이 말하기를,

"종묘(宗廟) 앞에 놓아 둔 돌은 바로 일영대(日影臺)인데, 경 등은 이를 아는가?"

하니, 모두 말하기를,

"알지 못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열성조(列聖朝)에서 미행(微行)할 때에 한 늙은 할멈을 만났는데, 그가 남편에게 이르기를, ‘세성(歲星)이 적성(賊星)에게 쫓긴 바가 되어 유성(柳星) 아래로 들어갔다.’고 하는 것을 보고는, 그때에 바로 그 할멈을 운관(雲觀)에 예속하게 하였는데, 일영대는 이 할멈을 위해 설치한 것이다.“

하였다.


전설 속의 할머니가 말한 세성(歲星), 임금님을 나타내는 별은 바로 목성의 옛말이다.

(...........)

오히려 목성이 임금님을 나타낸다고 생각한 조선의 전설이 단순하지만 잘 맞아 떨어진다. 목성은 보통 별이 아니라 행성이지만, 그래도 깊은 밤에 별처럼 보이는 물체 중에서는 가장 밝고 굵게 빛나기 때문이다. (147쪽)


또한 여기서 밤중에 목성을 찾아본 일이 없던 나에게는 천금같은 정보가 적혀있다.


한밤중에는 금성이 없다. 깊은 밤, 수많은 별들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되었을 때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물체는 보통 목성이다. (147쪽)


목성을 한밤중에 찿아볼 수 있다니, 아, 그래서 갈릴레오가 배율이 형편없던 그런 망원경으로도 목성의 위성을 발견할 수 있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맞춰진다.


그다음에는 목성에 관한 일반 정보가 제공된다.


목성이 이렇게나 밝은 이유는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목성의 무게는 지구의 300배보다도 더 무겁다. 목성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행성들의 무개를 모두 다 합쳐도 목성보다 적다. (147쪽)


이런 내용은 정말 몰랐다, 서양의 천문학 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8개의 행성 중에서 목성이 가장 크다는 것은 알았는데, 그 무게가 나머지 7개 행성을 합친 무게보다 더 무겁다니. 정말 ‘이건 몰랐지?’다.


이 책의 제목을 다시 음미해본다.


『슈퍼 스페이스 실록

실록(實錄)이란 말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은 기록’이란 뜻을 비롯하여 다른 몇 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그 중에 하나가 조선 왕조 실록 등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조선왕조 실록에서 많은 자료를 찾아내 전해주고 있으니, 이 책은 우리 왕조실록에서 찾아낸 슈퍼 스페이스라 할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해야?


저자의 단상을 잠깐 인용해본다.

양자 이론을 응용하는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한다.


양자 이론을 이용해서 더 성능이 뛰어난 OLED 물질의 조건을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한 긴 계산 방법이 소개되고 있었는데, 그때 저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공부를 하면 저런 걸 다 이해할 수 있을까? 라면서 한참 공상에 빠져있었던 기억이 난다, (325쪽)


바로 그런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다.


그런만큼 이 책은 우리의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고, 깊게 해준다.

지금껏 보아오던, 생각해오던 하늘이 점점 다르게 보이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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