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신 - 신이 없다면 우린 행복할까?
앤서니 T. 크론먼 지음, 이재학 옮김 / 돌밭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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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의 신

 

이 책의 서두도발적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부모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이런 말로 <서문>을 마무리한다.

 

신은 우리 집에 없었다물론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처럼 언제나 우리의 주위를 맴도는 위험이기는 했다부모님은 그로부터 나를 보호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들의 노력은 절반의 성공에도 미치지 못했다. (16)

 

그러니 신을 집에 들이지 않으려는 부모의 노력과 신의 위험성으로부터 저자를 지키려는 부모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고이 책은 그러한 부모의 신관에서 벗어난 저자의 사상 투쟁기이다.

 

제목이 말하는 바제 3의 신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이 책에 앞서 2016년 10월 다시 태어난 이교도의 고백(Confessions of a Born-Again Pagan)이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비록 아브라함의 종교가 가리키는 창조주 유일신은 아니지만 영원불멸의 존재인 세계 그 자체를 하나의 신으로 받아들이게 된 자신만의 신학을 기술한 내용이었다. (인터넷 책 소개에서)

 

그러나 아브라함의 종교가 가르키는 창조주가 첫 번째 신이라면 그가 생각하는 신은 창조주 신이 아닌 영원불멸의 존재인 세계 그 자체가 신이며그게 제 3의 신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신에 대한 자세는 이것이다.

 

믿지는 않는다 해도 신은 있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이해하려면 신의 올바른 개념이 필요하다우리는 오직 이성으로만 그 올바른 개념으로 가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 (34)

 

우리가 우리로 존재하는 일이 가능해지려면 세상이 반드시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알고 싶어한다. (156)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그 하나

 

저자의 글은 어렵다결코 쉽지 않다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다보이지 않는 신을 논증해야 하는 까닭이 첫째고신이 아니더라도 시간과 영원이라는 주제가 들어있기에 그 논의는 불가피하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하여 이런 요소도 이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 여겨진다.

 

글 속에 보이는 수많은 전제와 가정을 포함한 논리가 글의 이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예컨대 다음과 같은 글이다.

 

더 실험하고 조사할수록 세상이 계속해서 더 이해 가능해져 간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면 우리가 세상에 관해 이해하지 못할 건 아무 것도 없다고 가정해야 한다. (161)

 

세상의 경험을 설명하려면 우리는 저 두 개의 가정이 모두 필요하다. 곧 이 세상의 질서는 우리의 지식을 일정한 한계 안에 두도록 명하는 신의 작정으로 제한되지 않지만우리와 같이 유한한 존재가 완전히 알기도 불가능하다고 말이다.

이 경험의 가능성을 설명하려면 한 가지 가정이 더 필요하다다른 두 가정에 따라 오는 내용이다. (......) 그러나 나는 그것이 그 중에 가장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세상 전체와 그 안의 전부는 영원하고 신성하다는 가정이다. (172- 173)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이 세상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걸 알게 되는 인간의 경험을 신의 경험에 비유한다지식은 인간을 신성하게 만든다사고의 대상에 관해 생각하는 한 인간은 그 대상처럼 영원해진다.

그러나 인간은 영원히 사고하지 못한다우선 그는 필멸의 존재다. (..........) (145)

 

세상은 덮여 있는 책이 아니다그렇다고 활짝 펼쳐져 있는 책도 아니다압력을 가해야 조금씩 파편적으로 그 비밀을 드러낸다. (160)

 

종교는 신이 그 핵심이다적어도 서양에서는 그것이 종교를 정의하는 방법이다. (186)

 

이런 논의 해볼만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일은 필수적이다하루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그런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그 필연성을 이 책에서 찾았다.

 

우리가 삶에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전부가 영원과 연결되어 있었으면 하는 우리의 소망이 달성되는 순간 그 가치를 잃게 된다.

그 무엇도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우리가 형성하는 덧없는 애착들에 의미와 통절함을 준다그것들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의미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26)

 

곧 우리는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인생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우리가 영원을 살 수 있다면 그 논의는 다른 차원의 것이 되겠지만 언젠가는 죽을 운명을 지닌 존재이기에 그 유한한 삶속에서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이 책에서 어떤 결론을 따라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각도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저자가 신이란 개념을 찾아내기 위해 나선 철학적 여정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어머니에 관한 추억으로부터 화두를 꺼내 자신의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그 여정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도 저자를 교사 삼고 거울 삼아서 신을 찾는 여정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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