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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 같이 읽기 - 벨 훅스의 지적 여정을 소개하는 일곱 편의 독서 기록
김동진 외 지음, 페페연구소 기획 / 동녘 / 2024년 1월
평점 :
벨 훅스 같이 읽기
벨 훅스는 누구인가?
본명이 글로리아 진 왓킨스(Gloria Jean Watkins, 1952년 9월 25일~2021년 12월 15일)인데, 필명 벨 훅스(bell hooks)로 잘 알려진 미국의 작가, 사회운동가, 페미니스트이다.
30권 이상의 저서와 다수의 학술 논설이나 사회주류(mainstream)에 관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또한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출연하고 있으며, 많은 강연도 하였다. 흑인 여성의 관점을 기초로 하면서 교육, 예술, 역사, 섹슈얼리티, 대중매체, 여성주의 등의 인종, 사회적 계층, 성별 문제에 임하고 있다. (위키백과)
참고로 그녀의 필명 벨 훅스(bell hooks)는 어머니와 외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6쪽)
그녀는, 아니 그는, 이런 경우 요즘 남녀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그’라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라고 부른다.
그는 자기 자신보다 그 글의 내용에 집중해서 읽기를 바랐기에 그는 이름을 소문자로만 썼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런 견해를 남긴다.
사소해 보이는 실천이지만 권위주의적인 학계에 대한 도전장이기도 했으므로 이 실천을 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으리라 생각된다. (6쪽)
이 부분에 대하여,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영문자로 쓰여진 서양 사람 이름을 대문자 소문자 구분을 하지 않고 읽었었다. 그런데 이름을 소문자로 쓰면 그런 의미가 있는 줄을 몰랐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
그러면 그런 그의 생각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는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그것도 궁금해진다.
이 책의 내용, 그의 책을 소개한다.
이 책의 주인공 벨 훅스는 처음 만나는 인물이어서 여러 자료를 찾아가며 읽었다.
그녀의 저서가 많은데, 단 한 권도 읽지 못한 상황이라 과연 그를 제대로 알 수 있을까 우려가 되었는데, 다행하게도 이 책에서 그의 책들을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에, 그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각각 소개되는 책은 다음과 같다.
『난 여자가 아닙니까?』, 『벨 훅스, 경계 넘기를 가르치기』,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본 블랙』
이 책의 필자들은, 모여 같이 벨 훅스를 읽는다.
필자는 모두 7명이다.
필자들의 면면이 책의 앞날개와 뒷날개에 적혀있는데 이건 좀 불편하다.
책날개에 필자의 약력을 써놓긴 했지만 그것을 그 필자가 쓴 부분 앞에 가져다 놓았으면 좋았을 것인데, 그게 아쉽다.
책 한 권 예를 들어보자.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78-109쪽)
먼저 <책 소개>로 시작된다.
우리말 번역본도 있다.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페미니즘이 계급에 대해 말할 때 벨 훅스 저/이경아 역 | 문학동네 | 2023년 01월 30일 이 책은 2008년 국내에서 『벨 훅스, 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출간됐다. 문학동네에서 15년 만에 새롭게 펴내며 시대에 맞춘 번역으로 전면 개정했다. 또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의 해제를 새로 덧붙였다. 권김현영은 가난한 사람을 경멸하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며 세대론 이슈에만 지나치게 매몰된 한국 사회에서 왜 여전히 이 책의 메시지가 유효한지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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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에서 2000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벨 훅스는 이 책을 통하여 계급에 대하여 말해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계급에 대하여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 한다.
벨 훅스는 가난한 노동계급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거쳐 계급 이동을 하면서 세상의 편견을 온몸으로 겪는 가운데 경험해야 했던 외로움과 고통을 털어놓는다.
그 다음에 필자는 7명이 같이 모여 이 책을 주제로 한 대화 내용을 마치 서기가 회의록을 작성하는 것처럼 기록해 놓고 있다. 물론 그 기록은 다분히 주관적인 감상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균형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다른 참석자의 발언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록에서 발언을 남긴 저자는 레일라, 장재영, 조은, 김은지, 오혜민, 김미소, 그리고 편집자의 발언까지. 이 글의 필자는 그런 발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본인이 겪어가는 우리 사회에서의 계급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여기 이 부분을 특별히 주목한 것은 필자의 이런 발언 때문이다.
어릴 적 내 머릿속 단어장에서 계급과 가장 비슷한 단어는 ‘주제’였을 것이다. 엄마가 아껴 써야 한다, 사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통해 종종 ‘사람은 주제를 알아야 된다’고 했으니까. (88쪽)
계급이란 말 대신 주제라는 단어를 집어넣으니까 이야기가 잘 통하는 것 같다.
계급이란 말은 사회적 계층으로 나누고 신분을 구분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주제라고 하니 같은 무리 안에서 나뉘어지기는 하되 신분상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무엇인가 차이는 분명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그 뒤에 이어지는 대화 속으로 독자들도 끼어들어가 한마디 정도는 해도 좋을 듯한 분위기가 이루어진다.
다시, 이 책은?
책이 진지하다.
필자 7명이 특히 벨 훅스가 의미를 지닐만한 상황에서 일을 하는지라 저절로 벨 훅스의 발언이 심도있게 여겨질 만하다. 그래서 벨 훅스는 필자들에게 상황을 이끌어가는 선도자가 되기도 하고, 문제를 풀어주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이 시대는 분명 페미니즘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게 점점 많아지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실천하며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데, 이 책은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