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_에밀 졸라와 폴 세잔

 

책 제목에 브로맨스라는 말이 들어있다.

 

브로맨스(영어: bromance)는 미국에서 시작된 단어로써 형제를 뜻하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조합한 신조어이다남자와 남자 간의 애정을 뜻하는 단어로 우정에 가까운 사랑을 의미한다단순히 진한 우정에서부터 깊게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미되기도 하지만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나무 위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검색했더니위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냥 단순하게 남자와 남자 사이의 진한 우정을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약간 묘한 분위기가 있는 단어다.

 

이 책은 폴 세잔과 에밀 졸라 간의 우정을 다루었는데저자는 과연 그런 의미까지 생각하면서 이 말을 제목으로 썼을 것 같지는 않다단순히 두 사람간의 우정그 중에서도 조금 더 가까운 죽마고우막역지우 정도?

 

폴 세잔은 화가에밀 졸라는 작가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 우정은 어떻게 싹이 트게 되었을까?

 

세잔과 졸라는 각각 12, 13 세때 처음 만나 서로 격려하면서 각각 현대 미술의 아버지와 현대 문학의 아버지로 대성하는 브로맨스 죽마고우로 자랐다. (15)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을까?

 

우정까지 사로잡은 젊음의 열정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식어가다가 오십 대 이후드레퓌스 사건을 둘러싸고 날카롭게 대립했고그 뒤로는 죽을 때까지 서로 만나지 않으면서 각자의 길을 갔다. (17)

 

이상이 두 사람 브로맨스의 기본 얼개다어릴 때 만나 우정을 쌓고 각자 자기의 분야에서 성공했는데그 사이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나자 서로의 입장차가 달라 우정까지도 식었다는 것이다이런 것을 기본으로 하여저자는 둘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면서 그들이 걸었던 반항과 창조의 여정을 살펴보고 있다.

 

그렇다면 그 둘 사이를 갈라놓은 사건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저자 역시 그 사건을 기점으로하여 그 전과 후의 두 사람 사이를 구별하여 살펴보고 있다.

 

1장 청춘의 브로맨스(1839-1866)

2장 졸라와 세잔의 초기 창조(1867-1872)

3장 인상파전세잔졸라(1872-1877)

4장 졸라의 노동소설과 세잔의 구조주의

5장 작품의 세잔과 졸라

6장 작품』 이후의 세잔과 졸라

7장 드레퓌스 사건과 졸라

8장 만년의 졸라

9장 만년의 세잔-서정주의

 

드레퓌스 사건이 보인다.

 

저자는 드레퓌스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안타까워한다.

 

드레퓌스 사건은 세잔과 졸라의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그 사건 자체가 한국에서는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 책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다비단 드레퓌스 사건뿐만이 아니다. 1789년의 프랑스 데혁명이 단순한 정치혁명이 아니라 경제혁명이자 사회 혁명이자 문화 혁명이었다는 점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45)

 

그러니 드레퓌스 사건에 대하여 제대로 알기 위해서 이 책 제 7장 <드레퓌스 사건과 졸라편을 잘 읽어볼 필요가 있다피상적으로만 알던 그 사건이 책을 통하여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관심을 두고 있던 사람과 사건들이 보인다.

 

빅토르 위고의 <왕은 즐긴다>

베르디의 <리골레트>의 원작이 되는 작품인데이런 기록이 보인다.

 

1832년의 연극 <왕은 즐긴다>의 상연은 다시 <에르나니>와 같은 소동을 낳았다그래서 다음날 정부는 공공질서와 도덕성을 위배한다는 이유로 공연을 금지했다. (80)

 

세잔의 그림 <음탕한 양치기>

 

그리스 신화 <파리스의 심판>을 주제로 한 그림인데이 책에서 작품 이름을 처음 듣는다.

지금은 유실된 작품이라니 안타깝다. (379)

그림 내용은 저자가 전하고 있는데이렇다.

 

파리스가 아프로디테에게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사과를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고세 여인의 모습도 서로 경쟁한다기보다는 다정하고그림 오른쪽에는 제 4의 여인도 그려져 있어서 신화나 루벤스 그림과는 다르다.

 

검색하다 보니세잔의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그림이 보인다.


 

설명에 따르면표정이 없는 얼굴은 인물에 대한 개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벌거벗은 몸에서 에로틱한 분위기는 별로 풍기지 않는다세잔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구도와 색채뿐이었다. (https://esrim21.tistory.com/346)

 

몇 가지 정리해 놓을 것이 있다.

 

엑상프로방스와 엑스 :

 

이 책에서 프로방스의 도시 하나가 등장한다엑상프로방스다.

 

세잔은 시골 엑상프로방스 출신으로 22세에 처음으로 파리에 갔지만평생 반반씩 머물다가 마지막 10년 정도는 아예 고향 시골에서 살았다. (25)

 

그런데 저자는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 이름에 이렇게 설명을 붙여 놓았다.

 

엑상프로방스 (마을 자체의 이름은 엑스이므로 이하 엑스로 약칭함) (25)

 

저자가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를 엑스로 약칭한다기에 그 두 개의 이름 관련성을 알아보았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는 프랑스 남동부 프로방스 지역에 자리한 지방 도시로마을 자체 이름은 엑스(Aix)이다. Aix는 라틴어로 물을 뜻하며, Aix-en-Provence는 프로방스 지역의 물이 많이 나오는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나무 위키)

 

그러니 엑상프로방스라는 도시 이름을 엑스라 하는데약칭이라기 보다는 실제 이름이 그렇다는 것이다.

 

숨어있는 글 꼭지 찾기

 

이 책에는 <다양하게 읽기라는 타이틀 아래 몇가지 글을 싣고 있다.

장과 장 사이에 있는 것으로 목차에 적어놓았지만뜻밖에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어찾기 어려웠다그런 글들이 흥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잊지 말라는 차원에서 여기 쪽수를 밝혀둔다.

 

<다양하게 읽기>

세잔과 졸라의 전기 영화 졸라 소설의 영화화 (49)

반 고흐가 가장 사랑한 작가 졸라 (229)

20세기 한국의 드레퓌스 사건’ (355)

한국의 세잔 수용 세잔과 철학 (390)

 

이런 사항더 찾아볼 생각이다.

 

세잔도 2년을 보낸 오베르의 반 고흐 하숙집이나 아를의 아틀리에를 본 사람이면 세잔 아틀리에의 규모에 놀란다. (61)

 

문장의 의미가 애매하다세잔이 2년을 보낸 곳이 오베르라는 말이겠지오베르에 있는 고흐의 하숙집이 아니고.

 

다시이 책은?

 

폴 세잔과 에밀 졸라도 알고그리고 드레퓌스 사건도 알고 있었는데그 두 사람과 그 사건을 이런 식으로 연결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다.

 

더하여 저자의 날카로운 안광에 의해 포착된 많은 작가들화가들의 이야기를 덤으로 전해 듣게 되는 것도 이 책을 읽는 기쁨 중의 하나다.

 

이런 것들 말이다.

발자크 :

소설이 철학적인 가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 월터 스콧의 소설을 읽음으로써 발자크는 많은 역사가들에게 잊힌 역사와 그 사회에 관하여 서술하고 민중의 실제 모습과 소설을 겨루며 서로 다른 사회 계층과 그 사회를 이루는 개개인을 탐구하고자 했다. (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