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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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이야기

 

이 책은 유럽의 중세 역사를 다루고 있다.

물론 중세뿐만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를 다루고 있으니중세 역사에 한정된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르네상스 시대가 중세에 해당한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것을 분명하게 밝혀놓고 있다.

 

우리의 중세 유럽 여행은 교과서적 의미의 중세를 넘어 르네상스 시대까지 확장하기로 한다. (280)

 

이 책은 그렇게 중세 유럽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특이한 점 하나는 바로 그 시작을 바이킹으로부터 한다는 점이다다른 역사책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바이킹의 역사가 이렇게 다이나믹하게 존재하고 있을 줄이야. 그래서 이 책은 시작부터 흥미진진하게 진행이 된다.

 

바이킹은 어디 어디로 흘러갔는가?

 

오랜 기간 비교적 평화로운 교류를 하던 시기가 끝나고 8세기 중엽부터 스칸다나비아인들이 돌연 폭력적 성향을 띠고 해외로 나가는 바이킹의 시대가 시작된다. (19)

 

우리가 흔히 보는 바이킹의 용사들용감무쌍하고 잔인하게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전사의 모습으로 만나는 바이킹의 시대가 바야흐로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가까운 지역으로 배를 타고 가서 약탈하고 돌아오는 방식을 보이다가점차 현지에 정착하여 식민지를 건설하거나 극히 먼 지역까지 찾아가서 교역을 하는 식으로 발전했다.(19)

 

그래서 바이킹들이 영역을 넓혀갔는데이 책에서 거론하고 있는 지역은 다음과 같다.

 

프랑스 북서부 해안 지역에 정착하여 노르망디 공작령을 형성했다.

영국을 점령해서 노르만 왕조를 개창했다.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일부를 점령하여 새 왕조를 열었다.

러시아의 국가 건설 과정에도 깊이 간여했다. (23-75)

 

역사는 항상 새롭다.

 

그간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어오지 않았던 것이 아닌데이 책을 읽어보니 내가 가지고 있던 역사 지식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예컨대 이런 부분십자군에 관련된 기록이다.

 

교황의 의도는 그렇다고 해도 당시 사람들은 왜 그토록 열광했는가십자군운동에는 고향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군사 모험을 통해 한밑천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것이 기존 주장이었다. (131)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던 십자군 관련 지식이었다그런데 이런 글 읽어보자,

 

그렇지만 최근 실증 연구 결과는 정반대 사실을 말해준다. 십자군 전사들은 잃을 것이 아주 많은 부자들이었다사실 물질적 이익을 노리고 참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동방 원정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기 떄문에 재산을 팔거나 저당 잡혀서 돈을 구해야 했다. .........이 시절에 돈을 번 사람은 십자군 참전 기사들에게서 땅을 사들이거나 전쟁 물자를 판매한 상인들로서다시 말해 십자군운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131)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의 옛 해석만 사실인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그러니 역사는 항상 새롭게 읽어야 하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기를 다시 살펴보니

 

르네상스 시대를 공부하면서그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업적에 눈이 팔린 나머지 잊은 것이 있다다음 글 읽어보자.

 

르네상스 시대는 극단적인 대조를 보인다.

한편으로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 쟁탈전이나 광기 어린 전제 정치냉혹한 정치 공작을 통하여 근대국가가 형성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셰익스피어나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적인 예술가들이 지극히 아름다운 문학과 예술 작품들을 창조하여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280)

 

이처럼 끔찍한 정치적 현실 속에서 지극히 숭고하고 아름다운 예술이 어떻게 동시에 꽃 필 수 있는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책 이 부분을 읽다보니전에 읽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관련된 경우가 떠오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게 밀라노에서 <최후의 만찬>을 그리도록 한 밀라노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공작의 이야기다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밀라노로 초빙하여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한 공적이 있지만그 시대는 결코 평화로운 시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1494(42나폴리 왕국과 대립한 그는 합스부르크의 막시밀리안 1세와 프랑스 샤를 8세와

동맹을 맺는다.

1495년 (43)프랑스를 견제하려는 베네치아 주도의 대()프랑스 동맹에 가담해

포르노보 전투에서 승리하고 나폴리를 점령하고 프랑스를 몰아 낸다. 

[바로 이때, (1495~1498) 다빈치는 밀라노에서 <최후의 만찬>을 그린다.]

1499(47프랑스 루이 12세가 대군을 이끌고 롬바르디아를 침공한다.

신성로마제국스페인영국과 동맹을 맺고 프랑스에 대항하나

1500년 (48밀라노가 함락되고 프랑스군에 포로가 된 그는 프랑스 투렌의 로슈 섬에서

사망(1506)한다.

 

그러니이런 사례를 살펴보면 저자의 지적처럼 르네상스 시대의 명과 암이 극명하게

떠오르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것들

 

리처드 3세 관련 :

문학과 예술이 갖는 강력한 영향력을 이기기는 힘들다사람들의 뇌리에 또렷이 박힌 이미지는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것이다. (289)

리처드 3세에 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 것에 대한 언급인데심지어 영국에는 <리처드 3

세 우호협회>도 있다 한다. (289)

 

막장 드라마로 알려진 체사레와 루크레치아의 경우 :

이 두 남매는 많은 문학이나 영화에서 근친상간의 막장드라마로 알려지고 있는데그렇게 알

려진 내막이 여기 밝혀진다. (297)

 

다시이 책은?

 

이 책의 전제가 무엇일까?

저자는 서론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중세관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그동안 유럽 중세는 암흑시대(Dark Ages)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덧칠되어 있었다고대 그리스-로마의 찬란한 문화의 빛이 사그라든 후 칠흑 같은 어둠이 유럽을 휘감았다는 식이다대략 서기 500년부터 1500년에 이르는 1,000년의 시간 동안 봉건제라는 무질서 상태와 미신에 가까운 종교가 인간 정신과 사회를 옭아맨 몽매의 시대가 지속되다가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서야 문화의 빛이 되살아나고 근대 서구 문명이 개화했다는 주장이다. (5)

 

그것은 분명 잘못된 인식이다그런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진실인 양 받아들이고 있으나이와 같은 구닥다리 설명은 하루바삐 잊어먹는 게 좋다오늘날 역사가들은 전혀 다른 중세의 상을 제시한다. (6)

 

이 책으로 그간 잘못 알고 있었던 중세의 모습수정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채워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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