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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연주 - 연주 불안을 겪는 음악가에게 전하는 마음의 지혜
케니 워너 지음, 이혜주 옮김 / 현익출판 / 2023년 8월
평점 :
완전한 연주
이 책은 <연주 불안을 겪는 음악가에게 전하는 마음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음악가들에게 연주할 때,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엘리자베스 퀸 콩쿠르에 참여한 연주자의 육성 증언을 들은 적이 있다.
다큐멘타리 영화 <파이널리스트>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한국인 3명이 파이널리스트에 올라간다.
임지영, 이지윤, 김봄소리.
여기에서 임지영이 우승하는데, 파이널리스트 12명에 들어간 사람들이 합숙하면서 대회를 준비하고, 결승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무대에 서서
그 중에 한 대목.
이지윤이 무대공포증을 고백하고 있는 장면이다.
드레스 때문에 가려서 그렇지
다리가 얼마나 떨리는데요.
그래서 전 무대에서 구두를 못 신어요.
다리가 너무 떨려서 균형을 잡을 수 없거든요.
그래도 그게 제 일이니, 견디면서 하는 거에요.
이 책은 그런 연주자들에게 아주 좋은 가르침을 전해주는 책이다.
음악을 대하는 자세부터, 연습할 때의 자세, 그리고 무대에 서서 연주할 때에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 아주 세밀하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음악가들의 에피소드를 만나게 된다.
호로비츠가 모스크바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157쪽)
호로비츠는 60년 만에 고국을 밟았다.
그가 모스크바에 도착해서 가진 연주회는 실황중계되었는데, 연주 시작 전에 호로비츠가 고국으로 돌아가는 역사적인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그의 연주회는 그다지 알리지도 않았는데, 일반 관객에게 배당된 400석이 금새 매진되었다. 바깥에서는 수백명이 빗속에서 우산을 쓰고 기다렸다. 그들은 그저 호로비츠의 에너지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어서 연주회 내내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러한 때, 호로비츠가 느꼈을 중압감은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연주회 무대에 올라서서 보여준 실력을 저자는 이렇게 소개한다.
호로비츠는 손이 연주하는 것을 그저 보고만 있었다. 그의 두손이 얼마나 절묘한 소리를, 얼마나 다채로운 소리를 냈던가! 호로비츠는 기보된 음악을 신들도 도취시킬만한 표현력으로 무심이 연주할 수 있는 경지를 소화해낸 것이다. (159쪽)
저자는 덧붙이기를, 그는 연주 클리닉에서 모든 사람이 명백히 드러난 숙달의 경지를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그 연주회 영상을 자주 활용한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에게는 아주 좋은 샘플이 되었을 것이다.
이런 음악을 만난다.
이 책에서 듣지 못한, 나에게는 새로운 음악가를 알게 된다.
바로 호로비츠가 연주한 곡의 작곡가이다. 스카를라티. (158, 159쪽)
스카를라티 E 장조 소나타 (158쪽)
Scarlatti, Sonate
스카를라티는 이탈리아 출생의 작곡가이자 하프시코드 연주자. 바로크에서 고전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특히 소나타 형식의 정립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스카를라티를 알게 된 것, 기쁜 일이다.
다행하게도 유튜브를 찾아보니, 스카를라티 곡이 많이 올라와 있어, 의미있는 연주들을 들을 수 있었다.
색소폰 (191쪽)
개인적으로 색소폰을 연주하는데, 이 책에서 별도로 색소폰을 언급하고 있어서 아주 좋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 들을 만하다.
먼저 색소폰 스트랩이 공기가 악기 속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위치에 있는가, 체크해 볼 것.
저자는 많은 연주자들의 스트랩이 자연스럽지 않은 위치에 있다며 주의를 하라고 권면한다.
그게 맞지 않으면 연주자는 타조처럼 목을 구부려야만 하고, 그러면 악기를 입에 대기도 전에 공기를 불어넣을 공간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항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다음 연주할 때 새겨야 할 것으로, 밑줄을 그었다.
다시, 이 책은?
나에게는 특히 이런 말이 와 닿았다.
연주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193쪽)
억지로 애를 써가면서 소리를 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불도록 하라는 가르침이다.
이 책은 연주자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실제 연주를 하는 사람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을 실감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저자가 주는 가르침에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