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의 쓸모 - 귀하지만 쓸모없는, 쓸모없어도 중요한 유용하고 재미있고 위험한 금속의 세계사
표트르 발치트 지음, 빅토리야 스테블레바 그림, 기도현 옮김, 김경숙 감수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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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의 쓸모

 

역사 공부를 하면서 신구석기 시대와 청동기철기 시대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시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물질이 있는데바로 금속의 유무다.

금속즉 철을 가지고 시대를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 철이 없던 시대가 바로 구신석기인데이 책에서는 도입부에 재미난 가정을 제시하고 있다바로 철금속이 없으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가정이다.

 

금속이 없으면애시당초 우리 지구가 존재할 수가 없다. (10) 

왜냐하면?

철과 니켈이 주성분인 지구의 핵이 텅 빌테니까.

 

그뿐만이 아니다 

칼슘이 없어져 치아와 뼈는 부서져 가루가 되고철분이 없으면 혈액이 몸 전체에 산소를 운반할 수 없다. (10)

 

그러니까 금속이 없다는 생각은 가정일지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만큼 금속은 우리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그렇게 금속을 주제로 하는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장 금속이란 무엇일까?

2장 금속을 어떻게 찾아낼까?

3장 금속 산업은 어떻게 발전했을까?

4장 금속을 어떻게 얻을까?

5장 금속을 어떻게 활용할까?

6장 금속을 어떻게 보호할까?

7장 금속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책에서 인류 역사의 주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마다 금속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 저자는 금속과 관련아주 흥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놓았다그중 몇 가지만 적어본다.

 

헤파이스토스가 비소 중독(?)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다리를 저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이를 금속과 연관시켜 본다면? (49)

 

아마 비소중독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비소에 중독되면 신체 일부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비소는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비소가 녹은 물에 오래 노출되거나 비소 가스를 마신 대장장이는 비소 중독 증세를 흔히 겪는다.

 

이런 사실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리스 신화에서는 헤파이스토스가 절름발이가 된 것은 그를 낳은 헤라가 그의 생김새를 보고 땅으로 내던져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이렇게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추리를 해보니신화를 과학으로 해석할 수가 있겠다이런 논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트로이 전쟁에 대한 언급

 

후기 청동기 시대에 철기를 가진 민족이 다른 민족을 침략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히타이트 족이 바로 그런 민족인데그런 히타이트 민족도 다른 민족 -  이 책에서는 해양민족이라 나온다 - 에게 멸망한다. (62)

고대 국가중 이집트만이 바다의 침략자로부터 살아남았다이 당시 일어났던 전쟁중 하나가 아카이아인에 의해 트로이가 함락된 사건인데이 전쟁은 신화로 다뤄지기도 한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트로이 전쟁은 실제 있었던 것이라는 말이 된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 때문에 로마가 쇠퇴했다.(?)

 

고대 로마의 수도관은 여러 가지로 유명한데그 수도관이 문제가 되었다는 기록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된다.

 

로마 시대에 로마 시민의 목욕탕 문화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한 수도관그것은 또한 멀리서부터 물을 끌어오는데 아주 정교하게 설계 제작되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그게 문제?

 

어떤 사연인가 

고대 로마가 쇠퇴한 이유 중 하나가 납으로 만든 수도관 때문일 수 있다수돗물에 녹아 있던 소량의 납이 로마 시민에게 납 중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것다른 중금속과 마찬가지로 납 역시 유독성 물질이다. (79)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고대 로마에서는 식수를 얻기 위해 칼슘염이 풍부한 물즉 경수를 수도관으로 끌어왔다그리고 경수는 납으로 된 수도관에서는 경수가 생명의 은인이 된다. 흰색 침전물이 층층이 쌓여 파이프 내부 벽을 뒤덮음으로써 납 성분이 수도관의 물에 녹는 것을 막아줘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납으로 만든 식기류 때문에 로마인은 자연스레 독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림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이 것 역시 관심이 있던 사항이다그림의 색은 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일까?

예컨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색이 변색되어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왜 그련 일이 생기는 것일까?

내 생각으로는 물감과 금속은 관련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실상은 이렇다.

그림의 색이 어두워진 이유는? (177)

첫째그림을 덮고 있는 광택제가 산화되어 어두워진 것이다.

둘째물감 성분인 안료가 공기 중에서 황화 수소와 반응한 것이다.

이런 화학 반응은 급속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이 된다오래된 그림 중에 어두운 색을 띠는 그림이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복원을 할까?

과산화 수소를 이용해서 어둡게 변했던 색을 다시 흰색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 (178)

 

은으로 화산 폭발 예측할 수 있다.

 

화산은 분출되기 며칠 전부터 황화 수소나 기타 가스를 방출하기 시작하는데, 사람의 후각으로는 이 가스를 감지하기 어렵다은은 농도가 낮은 가스에도 무조건 반응한다그래서 화산 근처에 은 포크를 가져다 놓으면 화산 분출을 예측할 수 있다. (189)

 

다시이 책은?

 

위에 기록한 것처럼금속의 쓸모는 다양하다.

이 책에 언급된 금속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대인은 금속에 대한 지식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금속을 쓸모있고 이로운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여러분이 금속과 금속 화합물의 특성을 얼마나 아는지에 달려있다. (221쪽)

 

그렇다금속이 다양한 쓸모가 있지만그것을 알지 못하면 써먹지 못할 것 아닌가?

예컨대 위에 예를 든 화산 근처에 은수저가 아무리 많이 있어도 화산 분출시 은수저가 반응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그 은주저를 차라리 엿바꿔 먹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이처럼 금속의 쓸모를 알려주는 이 책참으로 쓸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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