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원더랜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과학으로 읽다
안세실 다가에프.아가타 리에뱅바쟁 지음, 김자연 옮김 / 애플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이언스 원더랜드 

 

이 책 사이언스 원더랜드는 동물행동학자인 저자 두 사람이 앨리스의 나라에 숨겨진 과학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는 책이다 

앨리스가 맨 처음 만나는 흰토끼의 비밀그리고 앨리스의 몸이 변하는 것을 통해 변신과 변태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등장하는 다른 동물과 곤충들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루이스 캐럴이 쓴 두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루이스 캐럴의 두 작품 이외에 영화도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는 것참고로 하기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애니메이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

 

먼저변태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변태변태(變態)가 아니라 변태(變態).

나쁜 의미의 변태가 아니라 몸의 형태가 변하는 변태라는 말이다.

생물 과목을 학창시절에만 배우고 만 탓에동물과 곤충의 세계에 변태가 이리 많을 줄 생각하지 못했다.

 

개구리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못한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개구리는 올챙이 적 달고 다니던 꼬리를 개구리가 되면 떼어버린다이런 경우를 무미류(無尾類)라 한다고 한다꼬리가 없는 무미(無尾)이에 비하여 도롱뇽은 성장한 후에도 꼬리가 남아 유미류(有尾類)라 한다.(28)

 

올챙이는 자라나면서 놀라운 변화를 보인다다리와 혀가 생기고초식에서 육식으로 변하는 탓에 장의 모양도 바뀌고 아가미가 사라진다이런 변화가 단 두세달 만에 나타난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29)

 

곤충에서는 완전변태와 불완전변태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앨리스의 변태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 속에서 앨리스는 몸의 크기가 줄었다가 늘었다가 하는데그런 변태가 과연 가능한 것일까가능하다물론 사람 얘기가 아니라동물들곤충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어떤 동물들은 적이나 잠재적 천적을 위축시키려고 몸을 크게 만들 수 있다스핑크스 나방의 경우가 그렇다애벌레가 위협을 느끼는 순간머리와 발을 집어넣고 가슴을 부풀린 다음 몸의 앞 부분을 뒤집어서 완벽하게 뱀머리 모양을 만들어낸다. (36) 

이런 식으로 이 책은 앨리스가 만나는 동물들곤충들에 대한 학문적 해설을 하고 있다그래서 작품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것이다그런 거였어이 말이 그렇다는 말이구나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체셔 고양이와 만나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여기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 아닐까?

그림으로또 웃음과 관련해서 유명해진 체셔 고양이. 그 고양이는 몇 번의 등장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가 되었다. 

체셔 고양이는 엘리스에게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드디어 미소만 남기고 몸통은 다 사라지더니 이윽고 그 미소마져 사라져우리들에게 존재감을 오히려 나타내고 있다. 

고양이도 사람처럼 입술을 움직이고 웃는 표정을 만드는 데 여러 근육이 관여한다. ‘대관골근이라는 특수한 근육의 움직임으로 입술 가장자리를 귀까지 들어올리는 것은 ‘AU12’라는 기호로 표시한다그런데 사실 고양이의 입술 가장자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게다가 고양이는 돌출악이라서 사람보다 턱이 상당히 두드러진 데다가 털이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가린다결국 고양이도 웃을 수 있지만그 웃음을 보기는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고양이의 근육 움직임이 사람의 근육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해도과연 그 표현이 사람과 고양이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지닌 것일까? (47) 

이 책에서는 그렇게 체셔 고양이의 미소에 얽힌 사연을 풀어내고 있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앨리스 나라의 분석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Part 1.기상천외한 환상 동물 

1. 변태와 변화

2. 현실의 존재와 어색한 미소

3. 환상의 존재 모음

4. 거울 나라의 곤충들

5. 해변 산책

6. 앨리스와 동물들 

Part 2.이상한 나라의 다과회 

1. 정신 나간 손님들

2. 목을 쳐야 하는 것들

3. 끝이 없는 차 마시기

4. 말하는 꽃

5. 제자리에 있기 위한 경주

 

몇 가지 더 기록으로 남긴다.

 

길에 대하여 생각하다.

 

인생의 길, 가야할 길에 대한 이런 대화, 대단한 아포리즘이 아닐까.

 

내가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 건지에 달렸어. (이상한 나라, 91)

 

아무리 어린 꼬마라도

자기가 가는 길은 똑바로 알고 있어야지. (거울 나라, 64)

 

그리고 <붉은 여왕 가설>이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같은 자리에 있고 싶으면 아까처럼 빨리 달려야 한단다

만약 저만치 멀리 가고 싶다면 아까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해. (거울 나라, 55) 

Now, here, you see, it takes all the running you can do, to keep in the same place. If you want to get somewhere else, you must run at least twice as fast as that!

 

이것을 진화생물학에서 가져다가 유용하게 사용한다그리고 경영학에서 가져다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밖에 기록해두고 싶은 것

 

모차르텔라베토베니 (Mozartellabeethoveni) (102) 

새로 발견된 식물의 이름을 정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데그중 유명인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로 위의 이름이 등장한다.

책에서는 그게 어떤 식물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고또한 인터넷에서도 다른 자료가 보이지 않아이름만 소개할 수밖에 없다.

 

동물에게도 문화가 존재한다. (104) 

일본의 마카크 원숭이를 관찰한 결과젊은 암컷 원숭이 이모(Imo)가 해변의 해안가에서 고구마를 씻어 먹은 후 무리의 다른 암컷 원숭이들이 이 행동을 따라했다는 것인데인간을 제외한 다른 생물종에서도 문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로서 밝혀졌다.

 

다시이 책은?

 

지금껏 읽어온 책중 변신을 다룬 책들이 몇 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헤아려 보니 다음과 같은 책들이 보인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카프카의 변신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겠다.

 

그렇게 변신을 다룬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름 다양한 시각을 접해왔는데이 책으로 다시 한번 변신에 대한 총체적인 생각을 가다듬어 볼 수 있었다. 

더하여 루이스 캐럴의 작품 두 권을 과학적으로 체계를 갖춰가면서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말해두고 싶다어린이용 동화 차원이 아니라그간 우리가 보이지 않던 것에는 무심했던 그 시각을 고쳐야 한다는 것그래야 세상을 바로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역시 배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