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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ㅣ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평점 :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
이 책은?
이 책 제목이 그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간 드러나지 않은 역사의 이면, 그 속에 숨어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 다 드러나고 있다.
해서 이 말이 이 책의 성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는 곳에는 항상 그림자가 있듯이 미국인의 프런티어 정신에는 뼈아픈 역사가 숨어 있습니다. (49쪽)
미국의 역사를 설명하는 글 중 한 문장을 발췌한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미국이 독립 후 영토 확장을 하는 과정에서 죽어간 수많은 인디언의 이야기다.
<벌거벗은 미국 서부 개척사> (48쪽 이하)
미국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게 아니다.
원래 거기에는 먼저 정착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름하여 원주민, 그리고 생뚱맞게 인디언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모진 수모를 겪어야했던 사람들이다.
말이 좋아 서부 개척이지 그들 인디언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정말 그렇게 뼈아픈 역사가 숨어있다.
그런 일만 있는 게 아니다.
다이아몬드, 그게 뭐라고 사람 손을 마구 자르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있었다.
그런 역사를 이제야 알게 된다.
<벌거벗은 블러드 다이야몬드> 편이다. (88쪽 이하)
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시에라리온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다.
시에라리온은 그 나라 역사 자체가 기구하다.
영국에 살던 흑인들을 아프리카로 보내 만든 나라다. 그런데 그 나라가 불행으로 빠져들게 된 것은 그 나라에서 다이야몬드 광산이 발견되고부터다.
그런 해괴한 역사를 이제 접하고 읽게 된다. 물론 전에도 그런 것 조금 알긴했지만, 그 자세한 내막을 벌거벗겨놓고 읽어보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에는 그런 비참한 역사가 모두 10편이 실려있다.
1. 벌거벗은 마녀사냥 …… 유럽을 휩쓴 집단 광기의 진실
2. 벌거벗은 미국 서부 개척사 …… 미국의 영토 확장과 인디언의 눈물
3. 벌거벗은 블러드 다이아몬드 …… 탐욕이 불러온 대살육
4. 벌거벗은 유대인 홀로코스트 …… 독일의 나치 청산 역사
5. 벌거벗은 킬링필드 …… 대륙을 피로 물들인 폴 포트의 진실
6. 벌거벗은 인수 공통 감염병 …… 인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치명적 바이러스
7. 벌거벗은 이란 히잡 혁명 …… 히잡을 둘러싼 의문사
8. 벌거벗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 전쟁보다 더 무서운 이야기
9. 벌거벗은 위기의 지구 …… 인류 멸망의 시그널
10. 벌거벗은 미국 총기 사건 …… 미국은 어떻게 총기 지옥이 되었을까?
각장의 제목에서 추려본 낱말들, 인간들의 잔인함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말들이 보인다.
광기. 눈물, 탐욕, 대살육, 치명적, 의문사, 전쟁보다 더 무서운.
멸망의 시그널, 지옥.
아니, 이런 말들은 여기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이런 단어들이 우리 인류 역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다 땅 빼앗기요, 그걸 위해 벌이는 전쟁으로 채워진 것이니까.
이 책의 결론은 무엇일까?
<벌거벗은 킬링필드 …… 대륙을 피로 물들인 폴 포트의 진실> (170쪽 이하)
세상에 이런 황당한 나라가 있을까?
한 나라를 킬링필드로 만들어버린 캄보디아의 폴 포트, 그는 정말 미친 사람이 분명하다.
어떻게 꿈꾸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순수한 농민 이외에는 모조리 죽이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최우선으로 학살 대상으로 삼은 사람이 지식인이었는데 지식인 감별을 어떻게 했냐면?
안경을 쓴 사람,
손이 하얀 사람,
피부색이 밝은 사람,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사람,
그걸 판별한다고 연필을 쥐어주고 글자를 쓰게 했는데. 연필을 제대로 쥐기만 해도 지식인으로 분류되어 죽음을 .....
그런 나라가 있었다.
저자는 이런 역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최악의 지도자 한 명이 불과 4년도 안 되는 기간에 한 나라를 수십 년이나 후퇴시킨 것입니다.
이토록 캄보디아에 크나큰 상처로 남은 킬링필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프고 괴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참혹안 역사에서 눈을 돌리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계속해서 함께 이야기해야 하죠.
국가를 비극으로 몰아간 최악의 지도자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비극을 함께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5쪽)
다시, 이 책은?
역사를 읽는다면서도 설렁설렁 건너뛰면서 읽은 게 어디 한 둘인가?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책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몰랐던 것, 아니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 구멍이 여기저기 드러난다.
해서 말 그대로 역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제라도 역사를 허투루 대하지는 말자, 는 각오를 한다.
위에 적은 글, 다시 새겨본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 그걸 분명히 해두자.
국가를 비극으로 몰아간 최악의 지도자는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비극을 함께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0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