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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평점 :
정세현의 통찰
이런 기사를 읽는다.
남북관계 악화일로, 언론은 ‘왜’라는 질문을 해야.
지난해 70여 차례에 달하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주목받는 가운데 한미 두 나라는 “북한 핵사용 하면 김정은 정권 종말”이라고 공언하게 됐다. 그뿐 아니다. 한국에서 미국의 핵 확장 억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핵무기를 자체 생산 보유해야 한다는 말까지 보도됐다. 북한도 남한에 대해 전술핵 사용을 공식 언급하면서, 한반도는 자칫 핵무기로 남북한이 공멸할 위기를 맞게 됐다. 단군 이래 최악의 민족 간 대치 상황이다.
출처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글쓴이는 언론이 질문하지 않으니 답답해서 언론은 ‘왜’라는 질문을 해야한다고 설파한다.
묻지 않으니 답변하는 사람도 없다. 그러니 이런 기사 속에서 그 행간을 읽어 저간의 사정을 짐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눈을 감고, 그저 잘 되어가는가 생각할 수밖에.
과연 그럴까?
나라 안팍이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때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이 현재 돌아가는 국제질서에서 답을 찾아, 알려주는 아주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부 국제정치의 세계
1장 국제정치란 무엇인가?
2장 ‘국제’를 떼고 ‘정치’라는 건 무엇인가?
2부 서구 세력의 등장과 팽창하는 일본
1장 팍스 시니카란 무엇인가?
2장 19세기 일본은 어떻게 강대국이 되었나?
3장 한국, 일본, 중국은 가까워질 수 있을까?
3부 미소 냉전 시기의 국제정치
1장 미국은 어떻게 국제질서를 만들었나?
2장 20세기 한국의 국제관계는 어떠했나?
4부 미국 일방주의시대, G2로 올라선 중국과 선진국이 된 한국
1장 미국의 세력권은 어디까지일까?
2장 중국은 어떻게 힘을 키웠나?
3장 미국 일방주의시대의 한국
5부 21세기 G2시대, 다시 격동하는 국제질서
1장 21세기 G2시대 한국 외교는 어떤가?
2장 우리는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3장 문재인정부: 짧았던 한반도의 봄,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4장 우크라이나 사태, 북핵 문제와 우리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책을 읽으면 보이는 것들
이 책을 읽으면, 첫째 우리나라 역사가 보인다.
우리나라 역사 -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 - 의 진면목을 잘 알 수 있다.
신라 시대를 말하자면, 우리는 역사책을 읽으며 신라 역사를 배워, 알고 있다.
그런데 신라 자체의 역사는 그래도 알겠는데, 신라가 바깥의 국가와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가에 대하여는 별 의미있는 공부를 하지 못했었다.
중국과의 관계 말이다. 신라가 당나라와 싸워 ... 어쩌고 하는 것 말고, 그 안을 들여다 보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공부가 부족했었다.
또, 우리나라가 일본 강점기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한 이후,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그러한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와 바깥 나라와의 관계는 어땠을까?
이 책 정세현의 『통찰』은 그런 면을 잘 짚어주고 있다.
우리는 현재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받아들여 그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중심은 늘 움직였다. 앞으로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어떤 국제질서 속에서 살았는지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성찰해야 한다. (39쪽)
중심은 늘 움직였다. 그 중심이 되는 국가가 중국이고, 이제는 미국이다.
중심인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문제가 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2부와 3부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실이 있다.
광해군의 균형 외교 (204- 207쪽)
고종 시대의 난맥상 (207- 209쪽)
이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런 것이다.
국제정치를 국내 정치의 수단으로 삼다 보면 권력을 가진 당사자뿐만 아니라 국가까지 비극을 겪을 수밖에 없다. (209쪽)
또한 이 책을 읽으면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가 보인다.
한국 외교가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 속에서 순종하면 살 수 있었던, 대미 편향 외교를 지향하는 시대는 끝나간다. (192쪽)
중국과 미국, 어느 편에 설 것인가?
이런 난제에 대하여는 김대중 대통령의 이런 말, 새겨두자.
“물이 졸졸졸 흐르는 좁은 도랑에 들어간 소가 오른쪽 둑의 풀을 뜯어먹고 왼쪽 둑의 풀도 뜯어 먹으면서 유유히 자기 길을 가듯이 미국과의 관계도 잘 관리하고 중국과의 관계도 잘 관리해야 한다.”(194쪽)
우리 국민 모두가 읽고, 새겨두어야 할 부분,
바로 5장의 내용이다.
5부 21세기 G2시대, 다시 격동하는 국제질서
1장 21세기 G2시대 한국 외교는 어떤가?
2장 우리는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3장 문재인정부: 짧았던 한반도의 봄,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
4장 우크라이나 사태, 북핵 문제와 우리 외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제 중국은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연변...어쩌구 하면서 되놈, 뙤놈 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미국이 지금 한창 중국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시대가 되었으니 저자는 G2 시대에 우리 외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이고, 그래서 안보면에서 북핵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그리고 또하나 강건너 불이 아닌 우크라이나 사태를 냉철하게 짚어보면서 우리 외교를 점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항들은 비단 정책 담당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알아야 할 사항이라 생각되어,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다시, 이 책은? - 저자의 고언 새겨두자.
한국도 이만큼 성장했으니 우리 국민이 정서나 의식 면에서 미국을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213쪽)
미국한테 너무 가까이 다가서서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하면 미국은 틀림없이 한일관계부터 복원하라고 할 거다 (283쪽)
그 뒤에 벌어질 일은? 283쪽 이하를 읽어보시라.
어차피 국제정치 질서에서는 최종보스가 있고 그 다음 보스, 졸개가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어떤 질서에서건 또다시 일본 밑에 깔리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 (1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