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당 김어준 - 그 빛과 그림자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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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당 김어준 그 빛과 그림자

 

김어준이 TBS를 떠났다김어준이 담당하던 <뉴스 공장>은 2022년 12월 31일자로 끝이 났다그런 사실사건이 일어나자생각이 들었다강준만 교수가 뭐라고 한 마디 할법도 한데....

그런 나의 예측이 맞았다이런 책이 나왔으니 말이다.

 

정치 무당 김어준이란 책이 나온 것은 2023년 2월 10일에 초판이 발행되었으니 그 원고는 벌써부터 준비하고 써왔을 것이다.

그렇게 준비하다가 김어준이 TBS를 떠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이 책을 펴낸 것이 아닐까하는 억측아닌 억측을 해보게 되는데그건 이런 말로 이 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결국 김어준이 TBS(교통방송)를 떠났다.” (5머리말 첫 문장)

 

마치 이 첫 문장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몇 몇 소설의 유명한 첫 문장처럼 뭔가를 암시하는 듯한 느낌마저 풍기고 있다.

 

결국 김어준이 TBS(교통방송)를 떠났다.”

 

이 첫 문장의 첫 마디 결국은 어떤 의미일까?

그럴 줄 알았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고또한 그러기를 바라는 것 같은 뉘앙스도 품고 있어아쉽다 

 

그렇게 시작한 이 책정치 무당 김어준은 그 부제인 <그 빛과 그림자>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림자만 가득한 책이 되어버렸다저자인 강준만 교수가 인정하는 김어준의 빛은 그가 <딴지일보>를 운영하면서 보낸 초창기 활동 시기뿐이다그 시기도 빛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그 빛을 가리기 위한 여러 의견을 옮기고 있다빛 반 그림자 반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빛 조금더 짙은 그림자>

 

나는 과거 김어준즉 딴지 일보 시절 김어준의 독보적인 가치에 찬사를 보냈던 사람이다그가 정치에 뛰어들려고 했을 때 제발 그러지 말라고 공개적으로간접적으로 말렸다. (9)

 

나는 김어준이 교주형 멘토로서 명랑 사회구현의 선구자로 복귀하면 좋겠다는 쪽이다. (56)

 

기울어진 운동장 이론에 대하여

 

이 책을 중간쯤 읽으면서 저절로 떠올리게 되는 말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

과연 우리나라 언론의 균형추는 제대로 작동하는 것일까?

요즘 우리나라의 언론 상황이 어떤가를 생각하면 자연 그 말이 떠오르는데저자는 이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드디어 그 대목이 등장한다.

129쪽이다.

누군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

 

이른바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 타령에 논점 흐리기 수법이 가미된 궤변이었다,

기울어진 운동장’ 타령은 지난 30면 넘게 귀가 닳도록 들어온 말이지만근거를 잃은 지 오래였다. (129)

 

저자는 기울어진 운동장 타령(?)이 근거를 잃었다고 하는데근거를 잃었다는 그 말의 근거는 무엇일까다음에 바로 이런 말을 한다.

 

1990년대 이후 민주당 세력은 그런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에도 선거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었으니 말이다. 6명의 대통령 가운데 3명을 배출했고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또는 그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129)

 

단지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이 어떻게 그 근거가 되는가?

선거에서 이겼다 해도여전히 운동장은 기울어진 채로 있다.

 

또 이런 말오연호 오마이뉴스의 대표가 언론 권력이 교체됐다고 한 말그게 근거가 되는가오마이뉴스는 인터넷에 기반을 둔 매체인데?

또한 디지털 혁명이 진전되면서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가 힘을 쓰는 세상이 전개되었다는 게 그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언론학자의 눈으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으나실제 상황은 여전하다, 그의 눈에는 언론 지형이 기울어진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기울어지고왜곡되고 뒤틀린 상태인 언론 지형그건 기울어진 운동장 이상이다.

 

이런 사람의 말인용하는 것 싫다.

 

저자는 김어준을 비판하기 위해김어준을 비판하는 여러 사람의 발언을 옮겨 놓고 있다.

국민의 힘 관련자로부터 정치평론가또 소속이 불분명한 여러 사람의 발언을 옮겨놓고 있는데이런 사람의 말도 인용해 놓은 것과연 합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서민 교수와 전여옥 전 의원.

 

그런 사람의 발언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메시지는메신저는?

그나마 그런 사람의 발언을 각 1회씩만 인용해주어 고맙다.

 

다 읽고 이런 말에 맥이 풀렸다.

 

한국은 이미 편 가르기가 고착화된 사회가 아닌가한국 사회가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쓰긴 했지만이 책에 대한 반응도 이미 각자 소속된 편에 따라 정해진 답대로 나올 게 뻔하다그럼에도 이런 세상을 그대로 긍정할 수 없으니 뭐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계속 외쳐보련다. (255)

 

그런 바람을 말하면서 저자는 김어준을 까고 깐다이 책은 김어준 까기다모두 까기다.

이렇게 책 한권 분량으로 보여준 김어준 까기가 편 가르기를 고쳐보겠다는 저자의 생각 어느 지점에 좌표를 찍고 있는지 의문이다김어준을 까면 편 가르기가 고쳐질 수 있는가?

 

다시이 책은?

 

지난 번 같은 저자의 책 퇴마정치를 읽고 리뷰를 쓰면서 이런 말로 맺은 바 있다.

 

[저자는 이런 말로 이 책이 중간보고서라고 한다.

 

추락하는 윤석열이 바보일지언정 악마는 아니라는 게 확인되었건만. ‘퇴마 정치 시즌 2’의 재미가 쏠쏠한 모양이다그 결말이 궁금해진다. (8)

 

그런 말로 보아아마 얼마 후에 퇴마 정치 2』 나올 법도 한데우리나라에는 민주당만 있는 게 아니라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도 있으니지금 강준만 교수의 메모함에 어떤 내용들이 쌓이고 있을지그래서 그 메모들이 다시 책의 형태로 나타날 때과연 어떤 제목을 달고 있을까그게 자못 궁금해진다.]

 

그런 나의 바람은 너무 순진했다저자의 관심은 국민의 힘에 있지 않은 것 같다여전히 민주당에 있다.

그것도 어두운 그림자만 보여주기로 한 듯?

해서 나의 순진한 바람은 조금 더 연기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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