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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한 신화 수업 ㅣ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장재형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마흔에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스 신화는 읽으면 읽을수록 맛있는 국물이 우러난다.
단 누가 그 국물을 우러내는가가 문제이긴 한데, 저자는 그런 국물 우려낼 줄 안다.
첫째, 나이가 웬만큼 들어야 신화 이야기가 이해가 된다.
어린아이들이야 그저 이야기가 재미있어 읽는다지만, 나이가 좀 들면 단순히 이야기 재미만 가지고서는 읽지 않는 법이다. 그게 인생 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때, 읽기가 재미있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타겟을 ‘마흔에 읽는’이라고 잡은 게 신의 한수다.
인생 살아본 사람들은 저자가 신화를 어떻게 읽고, 거기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지를 금방 알아채리는 것이다.
둘째, 저자가 신화를 읽고 거기에 덧붙이는 철학의 소재는 니체에게서 빌려온다. 그것 또한 의미가 있다.
니체가 누구인가? 반란의 철학자 아닌가? 고분고분한 이야기를 하는 철학자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다 뼈를 때리는 말들이다. 한마디로 새겨들을 게 많다는 말이다. 그러니 농익은 신화 풀이에다 더하여 니체로 마무리를 하니, 더더욱 글이 좋은 것이다.
셋째, 저자가 인용하는 신화의 대부분은 그 출처를 밝히고 있다.
그리스 신화 하면 그 출전이 여러 갈래인데, 그래서 어떤 책들은 근본을 모르는, 알 수 없는 그리스 신화가 느닷없이 등장하는 사례도 있어, 안타까웠다,
그런데 저자는 인용하는 신화에 일일이 그 출처를 밝혀 놓아, 나중에라도 찾아볼 수 있으니 믿음직하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헤시오도스, 『일과 날』, 45, 46,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55, 65, 66, 67, 82, 98, 107, 115,125,152,185,188,203, 212,227,267,
플루타르코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134,
이디스 해밀턴,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246,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257, 262,
그럼 이 책에 등장하는 신, 영웅들은 누가 있으며, 그들은 우리에게 인생의 어떤 의미를 알려주려는 것일까? 저자가 파악한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1장 마흔, 무엇으로 방황을 멈출 것인가 / 신화라는 해독제
01 무의식 속 욕망을 보라 비너스의 탄생
02 새로운 삶을 선택하고 책임져라 _시시포스와 자유
03 절망 끝에서 시작하라 _판도라의 희망
04 진정 가치 있는 것으로 영혼을 춤추게 하라 _미다스와 마음의 눈
05 죽음을 생각하라 _아도니스의 죽음과 삶
06 앞에서 기회가 올 때 단번에 움켜쥐어라 _카이로스와 시간
2장 어떻게 인생을 바라볼 것인가 / 양면의 신화
01 고독의 뒤안길을 걸어 보라 _메두사의 고독
02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_벨레로폰의 굴곡
03 행복은 잠깐 들르는 손님이다 _파에톤과 행복
04 감사의 부메랑을 던져라 _케팔로스와 감사
05 조급하게 서두르지 마라 _오르페우스의 동반자
06 남을 사랑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사랑하라 _나르키소스의 자기애
3장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 관계의 신화
01 모든 가치 평가에서 벗어나라 _프로크루스테스의 고정 관념
02 나를 비우고 상대에게 스며들어라 _헤르메스의 화술
03 건강한 까칠함이 필요하다 _프로메테우스의 소신
04 고독이 고른 인연에 속지 마라 _페넬로페의 안목
05 다시 사랑을 선언하라 _파리스의 사랑-
06 그저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_프시케의 순정
07 결점까지 끌어안아라 _에코의 포용
4장 나를 어디로 이끌어야 하는가 / 성장의 신화
01 진정 원하는 것을 좇아라 _테세우스의 사명
02 바라는 마음으로 나아가라 _피그말리온의 갈망
03 맺고 싶은 인생의 열매를 찾아라 _아폴론의 자부심
04 달란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_헤파이스토스의 자질
05 꿈은 또 다른 꿈을 낳는다 _이카로스의 이상
06 정해진 조건에 굴복하지 마라 _오이디푸스의 대항
5장 어떻게 이 삶을 모험할 것인가 / 용기의 신화
01 내면의 빛을 마주하라 _제우스의 열정
02 도전하는 삶을 살아라 _오디세우스의 담대함
03 고통의 의미를 깨달아라 _세이렌과 역경
04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_페르세우스의 도전
05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나라 _이아손의 모험
다시, 이 책은?
그리스 신화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저 하나의 재미있는 스토리로 소비하고 만다. 그게 대부분 그리스 신화를 읽어내는 방법이다. 그런 아쉬움이 있는 그리스 신화인데 저자는 그런 아쉬움을 아는 듯, 그런 독법에서 벗어나 그리스 신화를 제대로 읽어낸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다시 그리스 신화를 읽어가면, 전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의 그리스 신화가 보일 것이다. 신화를 제대로 읽기 위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제대로 된 신화 독법을 위한 아주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