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터스위트 - 불안한 세상을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힘
수전 케인 지음, 정미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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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스위트

 

해마다 성탄절 무렵이 되면 사람들은 노래한다.

울면 안돼울면 안돼

 

우리말 가사만 그런가 해서 살펴보니원곡도 마찬가지다.

 

그런 노래가사가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왜 눈물을왜 슬픔을 싫어하는 것일까?

 

이 책은 그런 슬픔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과연 슬픔은 나쁜 것인가부정적인 감정인가?

그래서 사람들은 슬퍼도 눈물을 흘리면 안 되고슬픔을 애써 감춰야 하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이런 발언 들어보자.

 

선과 연민 그리고 연대와 협동 등 인간의 모든 긍정적 측면은더 원초적 기저의 감정인 슬픔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그래서 슬퍼할 줄 모르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들에게는 앞서 열거한 것이 불가능하다. (7)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말이다.

그처럼슬픔이 우리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인데그걸 도외시하고 있으니 슬픔은 이제 변방의 한구석으로 물러나 제대로 취급받지 못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슬픔을 우리 감정에 있어야 할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해서 저자는 우선 <인사이드 아웃>의 감독 피트 닥터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슬픔이가 영화의 주역으로 자리잡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그 영화에서 주인공인 슬픔이가 보여준 것처럼 힘이 있다는 것이다.

 

슬픔에는 힘이 있다.

 

우리 인간은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반응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우리의 신경계는 자신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을 거의 구별하지 않는다. (54)

 

우리는 슬픔을 겪으면 함께 고통을 나눈다. (58)

 

슬픔에는 우리에게 절박하도록 부족한 영혼들의 결함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59)

 

이 책의 구성 :

다음과 같이 3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PART 01 슬픔과 갈망

어떻게 하면 고통을 창의성초월사랑으로 바꿀 수 있을까?

 

PART 02 승자와 패자

어떻게 하면 긍정의 횡포’ 속에서 진정성 있는 삶과 일을 이어갈까?

 

PART 03 죽음과 애도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슬픔으로부터 슬픔의 구체적인 발현 모습인 죽음에 대한 애도까지살펴보고 있다.

그런 과정에 정리할 게 많다는 것을 적어둔다.

개인적으로는 물론이 사회의 경향까지 눈을 떠서 살펴볼 것이 많다는 의미다.

 

상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173쪽 이하)

 

상처받은 치유자’ 이야기가 여기 등장한다.

 

자신이 직접 겪어본 상처를 통해 다른 사람을 치유해주는 식으로 상실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학자 칼 융이 1951년에 만들어낸 용어인 상처받은 치유자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원형에 속한다.

 

그리스 신화의 키론:

켄타우로스 족인 키론은 독화살에 맞고 상처를 입어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지만 치유력도 얻게 되었다.

 

기독교에서는 구세주의 힘이 자신의 고통에서 나온다.

 

결국 사랑은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 (186쪽 이하)

 

카프카의 인형 우편 배달부 이야기.

 

카프카는 어느날 산책을 나갔다가 인형을 잃어버리고 울고 있는 한 소녀를 만난다.

그는 소녀를 도와 인형을 찾아보지만 찾지 못하자인형이 여행을 떠난 모양이라며 인형 우편배달부인 자신이 소녀의 말을 전해주겠다고 말한다.

그 다음날 카프카는 소녀에게 (자신이 쓴편지를 가져다 준다.

편지에서 인형은 이렇게 말한다.

 

난 세상을 구경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어여행 중에 겪는 모험 얘기를 편지로 알려줄게.”

그날 이후 카프카는 소녀에게 편지를 계속 보낸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이 책 187쪽 참조하시라.

 

이 책에서 가장 의미있는 부분은?

 

<PART 02 승자와 패자>이다.

 

이 PART는 <어떻게 하면 긍정의 횡포’ 속에서 진정성 있는 삶과 일을 이어갈까>라는 질문으로 독자들에게 도전한다.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된 PART 2

 

CHAPTER 05 뼈아픈 상처로 세워진 나라가 어떻게 긍정 문화로 변했는가?

CHAPTER 06 어떻게 하면 직장과 사회에서 긍정의 횡포를 넘을 수 있는가?

 

미국의 긍정문화가 종교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어떤 역사를 걸어왔고 현재는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짚어보고이 긍정문화가 다른 사회들과 비교해서 어떤지(195알아보고 있다.

 

저자는 오직 승자만 인정하는 미국의 사회 풍조에 메스를 들이대면서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긍정의 횡포는 미국의 역사를 정당하게 평가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을 찾고 있다. (203)

 

이 파트에서 몇 개의 흥미로운 저작을 소개하고 있는데참고로 소개한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은 찍는가

 

이 책은 나폴레옹 힐의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와 대척점에 서있다.

 

이밖에도 차분하게 읽어보면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자신의 상처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그런 진솔함이 이 책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저자가 펼치는 큰 줄기는 그래서 충분히 납득이 된다더하여서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사례들,일화들 중에서도 많은 글들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인터넷 서핑중에 만난 어떤 블로그의 한 포스팅제주에 있는 카페 이름이 사우다드였다.

그 이름을 듣고이 책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포르투갈어에는 사우다드(saudade) 라는 개념이 있다대체로 음악적 표현으로 쓰이며오래전에 사라지고 어쩌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아주 소중한 어떤 것에 대한달콤하게 가슴을 찔러오는 향수를 말한다. (93)

 

 

플라톤의 향연에서 언급된 아리스토파네스의 말을 믿어야 할까?

정말로 한때 인간 모두가 영혼이 결합되고 두 사람이 한몸을 이루면서 아주 황홀하고 힘도 세서 티탄족의 두려움을 일으켰고 결국 티탄족이 제우스에게 우리를 갈라놓게 만들었을까?

작가 진 휴스턴의 말처럼그래서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반쪽을 갈망하는 것에 일생을 바치는 것이 자연스러운 걸까? (77)

 

저자가 프린스턴 대학 재학 시절에 대하여 언급한 것 중 이런 게 있다.

 

예술사 수업에서 렘브란트와 카라바조를 구분할 수 있는 동급생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158)

 

해서 궁금해진다렘브란트와 카라바조그 두 화가의 구분은 그리 어려운 일이었나어떤 점이 등등.

 

이런 말도 새겨읽게 된다.

 

모든 종교에는 신비주의 교파가 있다어느 종교나 전통적 의식과 교리에서 벗어나 신과의 직접적이고 강렬한 교감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98)

 

다시이 책은?

 

이 책의 효용성에 대하여는그용도가 다양하다 말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슬픔이란 감정에 대하여 재정립하게 되는 점은 기본이고

슬픔을 제대로 대처하는 법 또한 유용하다.

마지막 PART 3의 마지막 CHAPTER 9에서는 이런 것도 새겨야 한다.

 

슬픔이 사라진 척 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과거의 상처를 현재에서 치유하는 법,

비슷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을 돕자.

우리 자신을 과거의 고통에서 해방시키자.

 

이런 글 읽으면서 자기 치유를 경험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독자의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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