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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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먼저 이런 글 읽어보고 저자가 학문에 대한 입장을 어땋게 취하고 있는지 헤아려 보자.

철학의 난해함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다. 들어보자.

 

사람들은 심원함과 난해함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무언가 알 듯 모를듯한 이야기를 하는 철학자를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우러러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전문 철학계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하다. (21) 

철학의 모든 물음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귀착되지만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이해를 우리는 이미 갖고 있다인간이 무엇인지 이미 이해하고 있기에저 사람은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라느니비인간적이라느니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중략)

나는 이 점에서 나는 철학적인 글은 결코 어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21- 22 )

 

그러니 저자에게 학문은철학을 비롯하여 고담준론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해서 학문은 그걸 논하는 학자들은 하늘에 올라 있기에 서로 통하는 바가 있어 좋을지 몰라도 그걸 곤혹스러워 하며 듣고 해석하느라 갖은 애를 쓰는 독자들을 전혀 배려치 않는 학자들의 놀이터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런 저자가 에리히 프롬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인데, 프롬이야말로 심원한 사상을 명료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개진한 대표적인 사상가라는 것이다.

 

그런 에리히 프롬의 저서를 살펴보고에리히 프롬의 생각을 배우는 게 이 책이다.

 

그러니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목차 중요 부분만 소개한다.

 

1부 사랑만이 우리를 불안과 절망에서 구원한다

혼돈의 세계에서 탄생한 사랑의 철학자

2부 우리는 고독하고 무력하게 낯선 세계에 던져져 있다

우리는 정말 자유를 원하는가

3부 인간에게는 자유로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가

4부 어떻게 내 안의 힘을 깨울 것인가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찾는 방법

 

네 개의 부로 이루어진 이 책각부마다 가장 대표적인 질문 하나씩만 소개했다.

 

에리히 프롬에 의하면

 

인간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따뜻한 인간관계다.(55)

 

유토피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회구조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며일종의 종교적인 회심에 비교될 수 있는 인간 성격의 근본적인 변화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60)

 

오늘날에는 신에 대한 사랑이 붕괴되었다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만 신에게 기도를 할 뿐이고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물질적 부를 쌓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에만 몰두한다이런 점에서 현대인들은 세 살 난 어린아이의 상태와 유사하다세 살 정도의 어린아이는 부모가 필요할 때는 부모를 찾으며 울지만부모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면 자신의 놀이에 빠져있다. (73)

 

어떤 사람이 주는 행위로서의 사랑을 할 수 있느냐 여부는 그 사람이 얼마나 인격적으로 성숙해 있느냐에 달려있다. (201)

 

사람들은 자기 내부에 존재하는 사람의 능력을 성숙시킴으로써 고독감과 불안을 극복할 수 있다. (227)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 구현해야 할 덕은?

사랑책임감과 관심이다. (239)

 

프롬은 사랑과 책임감과 관심을 통해서 외부와 친밀하게 결합하려는 태도를 초월이라고 부른다. (239)

 

에리히 프롬은 관심과 호기심을 구별하고 있다. (234) 

관심은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마음을 열면서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려는 능동적인 자세이다.

호기심은 사람들과 사물들의 피상적인 사태에만 관심이 있을뿐이고 그것들에 진정한 관심과 애정을 갖지 않는다호기심은 사실 자신의 내적인 공허와 불만을 그것들에 대한 잡담을 통해서 메우고 싶어할 뿐이다.

 

프롬이 말하는 참된 자아와 자유를 구현하기 위해 가져야 할 삶의 자세 (240-241)

 

첫째소유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셋째과거에 대한 회한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완전히 존재한다.

넷째자기 이외의 어떠한 인간이나 사물도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독립적인 인간이 된다.

다섯째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으면서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속지 않는다천진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단순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인간이 된다.

여섯째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수양을 한다.

 

인간은 왜 자유로부터 도피하는가?

 

3부에서는 <인간에게는 자유로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이 있다>라는 타이틀로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다루기 위해저자는 먼저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바 자유란 무엇인가부터 살펴본다자유의 정의가 먼저 정립되지 않으면거기에서 도피한다는 의미가 애매모호하게 되기에 그렇다.

 

프롬이 말하는 자유란인간이 자신의 실존적 욕망들을 건강하게다시 말해 이성적인 방식으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본다즉 자유란 사랑과 연대 그리고 지혜와 같은 미덕을 실현하는 것이다. (153)

 

이런 개념을 토대로 하여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살펴보고 있는데프롬은 그 도피를 나치즘의 대두와 지배를 실마리로 하여 고찰한다.

 

더하여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이러한 도피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왔는지를 중세 말기부터 추적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많이 갖고 있는 자가 부자가 아니라 많이 주는 자가 부자다.

조금이라도 잃을까 걱정하는 자는 아무리 많이 갖고 있더라도 가난한 사람이다.(200)

 

인간은 물질뿐 아니라 자신의 기쁨관심이해지식유머를 줄 수 있다이렇게 자신을 줌으로써 타인을 풍요롭게 만들고 자신의 생동감을 고양시키면서 타인의 생동감도 고양시킨다이 경우 사람들은 받기 위해서 주는 것이 아니고주는 것 자체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따라서 준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나에게 기쁨을 주는 자로 만들고두 사람 모두 보다 큰 생명력을 얻는 기쁨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성실하고 진정한 관계 속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서로 주고 받는다. (201)

 

다시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면서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의 사상 전반을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해서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입문서를 겸한 그의 사상 총정리편이라 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에리히 프롬의 눈을 통하여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철학역사 등을 나름 정리할 수 있다는 것또한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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