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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어들 - 전설 신화 속 신비한 인어를 찾아서 ㅣ 고래동화마을 11
차율이 지음, 가지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2년 4월
평점 :
한국의 인어들
인어 이야기, 모두 10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런데 인이 이야기가 채록된 곳이 다양하다, 는 게 흥미롭다.
저자가 밝힌 참고문헌 및 출처를 참고하여 정리를 해보았다.
1. 『어우야담』 | 김빙령과 인어 - 강원도 고성
2. 거문도 | 신지께가 된 은갈치 - 거문도
3. 도초도 | 인어를 구한 명씨 ? 도초도
4. 부산 | 동백섬 인어 공주 황옥 ? 부산 동백섬
5. 『해동역사』 | 고구려 여인 인어 - 고구려
6. 울산 | 춘도의 인어 공주 ? 방도리
7. 제주 | 굼둘애기물의 인어 - 제주도
8. 인천 | 장봉도 어부와 인어 ? 인천 장봉도
9. 평양 | 비구니 낭간 ? 평양
10. 『자산어보』 | 인어도감 ? 흑산도
그러니 시대는 고구려부터 조선 시대까지, 지역은 평양, 고성으로부터 제주도까지 아주 다양한 곳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출처 또한 근거가 아주 허황된 것은 아닌데, 밑줄로 표기한 것 이외에는 지역의 향토문화 기록이거나, 구비문학으로 전해오는 것들이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에서 『자산어보』에 인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의외의 사건으로,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인어 이야기가 의미있는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겠다. .
여러 기록으로 본 인어 이야기
먼저 공식적인 기록에 의한 인어 이야기 간추려본다.
먼저 첫 번째 인어이야기, <김빙령과 인어> 편에서는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 이런 후일담을 남긴다.
<김빙령과 인어> 편은 드라마 때문에 ‘김담령’으로 알려졌지만 원문의 이름은 ‘김빙령’이에요.
이건 『어우야담』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야기다.
인어(人魚) 의 특징은 이렇다.
상반신은 사람의 몸, 하반신은 물고기인 상상의 존재이다.
그런데 인어는 대부분이 여성이다.
중국의 『산해경』에 등장하는 인어는 남성인데, 보통 알고 있는 인어는 여성이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어는 모두 여성이다.
.이 책에서도 『산해경』을 언급하고 있다. (64쪽)
책에서도 가장인 남자 인어가 베를 짜고 육지로 와서 그 옷감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어. 혹시 이 여인은 여자 가장이 아닐까? 그렇다면 기다리는 가족의 품으로 얼른 보내줘야 했지. (65쪽)
열 번 째 이야기인 <『자산어보』 인어도감>에서는 정약전이 흑산도에 귀양가서 기록한 책인 <『자산어보』에 인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약전의 책 『자산어보』에 인어 이야기가 실려 있다니, 신기하다.
정약전은 그 책에 비늘이 있는 어류와 비늘이 없는 어류를 구분하여 적어놓았는데, ‘린’과 ‘무린’류다.
‘무린’류에 인어 항목을 두었다.
인어는 속명이 옥붕어이고 모양이 사람을 닮았다. (127쪽)
이를 둘러싼 정약전과 창대의 이야기가 기록해둘만 하다.
“인어는 어르신께서 직접 보고 듣지 않았는데도 책에 써도 될까요?”
“암, 감히 미천한 인간이 넓디넓은 바다의 깊은 속을 어찌 훤히 다 알 수 있겠느냐? 당장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닌 게야.” (130쪽)
전설로 남아 있는 인어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인 <부산 | 동백섬 인어 공주 황옥>에서는 황옥 공주가 인어로 등장한다.
다른 정보를 찾아보니, 황옥공주는 이미 동백섬과 관련하여 전설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더하여, 황옥공주의 인어 동상도 있다는 것, 역시 이제 알게 된다.
동백섬 해안가의 갯바위에는 황옥공주 인어상이 자리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인어 이야기는 안데르센으로부터 들었고, 또한 그것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디즈니 영화로 본 적이 있으며, 또한 예전에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다.
물론 드라마에서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로만 들었지,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없다.
전지현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과거 조선 시대에 있었다는 인어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게 첫 번째 이야기에서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나의 기억을 보충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 우리나라에 인어, 많이 있었다는 게 이 책의 내용이다.
인어, 그저 저자가 주장하는 게 아니라, 문헌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정약전의 말이 그럴 듯 하지 않은가?
“암, 감히 미천한 인간이 넓디넓은 바다의 깊은 속을 어찌 훤히 다 알 수 있겠느냐? 당장 내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닌 게야.” (130쪽)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가 어찌 넓고 깊은 바다 속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진짜 인어가 저 바다 아래 헤엄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 그런 상상력도 건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