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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3월
평점 :
카뮈와 함께 프란츠 파농 읽기
파농은 모른다.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카뮈는? 겨우 『이방인』과 『페스트』 정도 읽어보았다.
해서 이 책은 그 두 사람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야말로 저자가 의도한 이 책의 저술목적에 딱 들어맞는 독자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목적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카뮈와 함께 파농을 읽자고 권하는 책이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카뮈를 읽는 사람은 많지만, 파농을 읽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또 식민지 해방 문제를 각각 연대와 독립이라는 차원에서 두 사람을 함께 읽고 생각할 이유가 많다.
그리고 한국의 카뮈나 파농에 대한 책에 알제리나 마르티니크의 역사를 비롯하여 두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상식에 대한 소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14-15쪽)
그러면 무엇무엇을 알아야 할까? 목차를 살펴보면, 저자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보인다.
1장 왜 카뮈와 파농인가_이 책을 쓰는 이유
2장 카뮈와 파농의 고향_알제리와 마르티니크
3장 카뮈와 파농의 성장_노동자의 아들들
4장 1940년대의 카뮈와 파농_부조리와 차별
5장 카뮈와 파농의 1950년대_반항과 반란
6장 알제리 전쟁_절망하지 않기 위해
7장 카뮈와 파농의 비전_새로운 인간
해서, 먼저 알제리 나라와 도시 이름 확실히 알아두자.
알제리의 수도는 알제다.
알제는 알제리 인구 최대의 도시이자 수도이며, 알제리의 북쪽 끝에 위치하여 있다.
‘알제’라는 이름을 듣고 맨처음에 오자인 줄 알았다. 알제리를 급하게 쓰다가 ‘알제’라고 한 줄 알았다. 이제 확실히 알게 된다. 알제리와 알제의 차이를.

그리고 ‘오랑’이란 도시도 실제 알제리에 있는 도시라는 것도 확실하게 알게 된다.
하기야 『페스트』를 읽으면서는 오랑이 가공의 도시인줄 알았으니, 이제 많이 알게 된 셈이다.
특히 ‘오랑’은 카뮈의 처가가 있는 도시다.
실직한 카뮈는 오랑으로 갔다. (151쪽)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문사가 경영난에 처하는 바람에 카뮈는 다시 실직했고, 처가가 있는 알제리 오랑으로 간다.(153쪽)
그리고 알제리의 위치와 나라 현황도 알아두자.
국명 : 알제리 민주 인민 공화국
면적 : 238만 제곱킬로미터 (한반도의 20배가 넘는다, 남한보다는 40배가 넘는다.)
인구 : 2천만명 조금 넘는다. (75쪽)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주권 국가이다. 알제리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넓은 국가이자,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국가이다.
이제 파농에 대하여
파농에 대하여는 전혀 아는 바 없어,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그의 삶에 대한 정보가 아주 자세하게 나와 있어, 그의 삶과 사상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교과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파농은, ‘식민지가 인간성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으로 기억이 시작한다.
파농의 고향 마르티니크는 제주도 반정도 크기. (83쪽)
파농과 관련있는 나라와 도시는 알제리도 있지만 그 옆의 나라인 튀니지도 있다.
그는 알제리에서 추방된 후에 그 옆의 나라인 튀니지에서 알제리 민족 해방전선에 가담하여 알제리를 위해 투쟁했다.
튀니지(Tunisia)는 나라 이름인데, 그 나라 수도는 튀니스(Tunis)다.
그들의 작품 독해 가이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그들의 작품 소개한 부분이다.
카뮈의 작품 :
『이방인』 154쪽
『시지프 신화』 165쪽
『페스트』 173쪽,
『반항인』 199쪽
『전락』 262쪽
『적지와 왕국』 270쪽
『최초의 인간』 185쪽
『이방인』은 카뮈를 거세 콤플렉스의 희생자로 보는 정신분석학적 견해로부터 카뮈를 식민주의의 지지자로 보는 견해까지 다양한 평가를 받아왔다. (160쪽)
『페스트』의 주제는 연대의식이다. (175쪽)
카뮈는 『반항인』에서 혁명이 아닌 반항을 통해 부조리를 극복하고자 했다. (201쪽)
파농의 저작 :
『검은 피부, 하얀 가면』 214쪽
『알제리 혁명 5년』 319쪽
『대지의 저주받은 사람들』 331쪽
『검은 피부, 하얀 가면』에서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생각거리들이 있다.
예컨대, ‘흑인의 자기 이해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문제의식인데, 이 부분이 파농을 1960년대 이후에 흑인들로부터 환영받았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는 이런 말 기억해 두고 싶다.
사람은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참조하지 않으면서 자기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 인간이 자기를 해석하는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21쪽)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두 사람의 작품 대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
저작의 동기부터 시작하여 작품의 개요, 그리고 그 작품에 대한 평자들의 비평과 저자의 날카로운 비평 또한 들을 수 있으니, 카뮈와 파농을 이해하는 데 최상의 교재라 할 수 있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나의 육체여, 나로 하여금 항상 물음을 던지는 인간이 되게 하소서. 파농 (195쪽)
인간이 인간을, 말하자면 자아가 타자를 노예화하는 일을 그만두기를. 파농. (245쪽)
카뮈는 이렇게 죽었다.
1960년 1월 3일의 일이다. 파리로 가는 길에 그가 탄 자동차가 도로를 벗어나 플라타너스 나무를 들이받았다.
조수석에 탔던 카뮈는 그렇게 죽었다. 의사에 의하면 카뮈는 이미 양쪽 폐가 심하게 감염되어 있어 자동차 사고가 아니었더라도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라 한다. (287 -288쪽)
무덤은 그가 살던 루르마랭의 공동묘지였다.
파농은 이렇게 죽었다.
1960년 12월, 파농은 백혈병에 걸렸음이 판명되었다.
1961년 1월, 파농은 치료차 모스크바로 갔으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그후 마지막 치료차 미국을 방문했으나 CIA의 방해로 입원이 8일간이나 지체되었고, 결국 1961년 12월 6일에 사망하였다. (329쪽)
그의 시신은 튀니스로 옮겨져 그의 소원대로 알제리에 묻혔다.
이 책은? - 카뮈와 파농, 그 두 사람을.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았고, 알제리와 관련이 깊다.
알제리라는 나라를 매개체로 하여 두 사람은 만나게 된다. 물론 생전에 서로 만났다는 기록은 없지만, 저자에 의해 이 책에서 서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두 사람을 만난다.
이 책으로 카뮈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하게 되고, 파농에 대하여도 이제 서서히 알아가며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