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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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메멘토 모리란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꼭 한번씩 거쳐가야 할 관문이 있는데그건 빈부 귀천남녀 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다가오는 죽음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기에게 다가올 죽음에 대하여는 무관심하다.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도 이건 마찬가지다자기와는 죽음이 상관없다고 여기는 것이다해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라메멘토 모리.

 

이에 대하여 저자인 이어령 선생의 언급추가된 게 있다.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지우리는 낭만적인 메멘토 모리술 먹고 인생을 논하는 메멘토 모리쯤으로 죽음을 생각했잖아요.

이모털(immortal, 죽지 않는)한 존재는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거지하나님 이외의 존재는 다 죽어그게 원죄야이게 모털(mortal,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인 거지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어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메멘토 모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겁니다.” (200)

 

이 책은 그런 제목으로 죽음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그럼 죽음을 어떻게 생각한다는 말인가?

 

바로 삼성을 창업한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가졌다는 인생에 대한 궁금증 24가지를 키워드로 해서 죽음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

(고 이병철 회장이 죽음에 직면했을 때천주교 신부에게 종교와 신에 대하여 물었다는 질문 24가지.)

 

http://blog.yes24.com/document/15937911

 

먼저 고 이병철 회장이 했다는 질문 24가지읽어보고 시작하자.

그 내용은 비단 고 이병철 회장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이 질문은 원래 천주교의 정의채 신부에게 전해져정의채 몬시뇰은 20년이 넘게 이 질문지를 간직하였다그러다가 제자인 차동엽 신부에게 질문지가 들어갔다차동엽 신부는 답변 내용을 내 가슴을 다시 뛰게 할 잊혀진 질문으로 출판하였다그 질문을 이번에는 이어령 선생에게 던진 것이다.

 

이어령 선생질문에 답하다.

 

먼저 선생은 이런 말로 질문의 가치를 논한다.

질문은 의문이다그러나 물음표에 느낌표가 따르지 않으면 빈 깡통이 된다그리스인들은 그 느낌표를 얻기 위해 철학을 했다. (.........) 물음표는 지성이고 느낌표는 감성이다나는 물음표와 느낌표그 문지방 사이를 아직도 헤매고 다닌다.” (16)

 

이런 말에서 선생의 치열한 탐구정신과 겸손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질문 앞에서 선생은 겸손하게 지성과 감성을 동원하여답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이어령 선생이 답을 한 것은 그전에 차동엽 신부가 한 대답과는 시기적으로 차이가 있다지금은 바야흐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것이다. 

그러자매 이 질문에 대한 바탕이 되는 현세적인 삶의 의미에 대하여 팬데믹과 관련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선생은 그 의미를 세 가지로 언급한다.

첫째로인간의 능력으로 쌓아올린 문명과 문화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둘째는우리는 생존의 수단 때문에 생명의 귀중함을 모르고 있었다.

셋째로기독교에 위기를 맞고 있다.

 

그리고 나서 24가지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는데선생은 종교인이 아니라 학자이기에 답을 하는데비유스토리텔링상상력추리력을 바탕으로 전개하고 있다. (21)

 

해서 간략한 답변은 21쪽에서 63쪽까지 한 다음에이어서 99쪽 이하에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답변을 펼치고 있다.

 

답변 중 기억해두고 싶은 말들

 

질문 2, <신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라는데 무엇으로 증명(證明)할 수 있는가?>

 

(우리 인간은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이 안 되면 분명히 현실에 있는데도 없는 것으로 치는거야그런데 그 증명이라는 것이 우리의 지능 범위 내에서 가능한 거야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존재 밖에 있는데 어떻게 우리 지능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123)

 

7번째 질문은, <예수는 우리의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해 죽었다는데우리의 죄란 무엇인가왜 우리로 하여금 죄를 짓게 내버려 두었는가?>

 

인간인 호모 사피엔스가 선악과를 먹고 호모 데우스가 된 것이에요호모는 사람 속()을 말하는 것이고데우스는 라틴어에서 온 말로 신이라는 뜻이니호모 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이란 뜻이죠그런데 인간은 신은커녕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어요아이 낳는데 산파가 있어요없어요산파 없이 아이를 낳아? (.....)

산모 옆에서 산파가 애를 받아주지 않으면 태어나지 못해인간은 ......(109)

 

이런 질문이 그 답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욕망에 가득찬 불완전한 인간이 지식만으로 조물주처럼 된다고?” (112)

 

인간이 신이 되겠다고 나선 게 바로 죄라는 것이다.

 

다시이 책은?

 

고 이병철 회장은 죽음을 앞두고 그런 질문을 했다는데, 우리는 코로나 덕분에 죽음을 앞두고가 아니고서도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을 접하게 되었으니무척 다행이다.

시의적절한 책이다.

 

코로나 이후에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자못 기대가 되는데그중에 하나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해서 이 책은 그렇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데 가장 필요한 질문에 대하여숙고해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니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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